저는 예비 아기엄마였습니다.
성실한 남편, 사랑스런 아이와 함께
알콩달콩 사는 것이 꿈인 평범한 주부였지요.
결혼 후 제가 자궁이 약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좋은 걸 먹고 노력해서
어렵게 아기를 가질 수 있었지요.
그때의 기쁨이란..
주변 사람들도 크게 기뻐해주셨습니다.
시댁에서도, 남편에서도...
하지만 결국
저의 허약한 몸 때문에
아이를 잃고 말았습니다.
자주 가던 문화센터의 캐비닛 위에
제가 사놓았던 아기옷 가방이 있었습니다.
아기와 마주 볼 날을 기다리면서
즐겁게 사두었던 옷..
아이를 잃고 나니 도저히
찾으러 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그 옷들을 가져가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어떻게 할까..'
그 옷을 필요로 하는 곳에
기증하기로 했습니다.
태어나지 못하고 천국으로 가야했던 아가도
기뻐하겠죠?...
우리 아가의 그 예쁜 옷을 입고
무럭무럭 크길 바라며...
- 오순의 (새벽편지 가족) -
찬란한 사건들...
한곳에만 있는 것이 아니네요.
- 사랑은 열무 싹과 같아서 슬픔이 지나가면 기쁨이 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