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는 하늘만 올려다보고 하늘은 호수만 내려다보는, 어디에도 길은 없고 길이 모두 막혀버리고 물어볼 만한 사람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는, 그래서 아무도 접근할 수 없는, 단지 비 오는 날 한낮에 소방울의 무딘 소리를 따라, 소 가는 길을 따라, 소 가는 길을 밟아 호수까지 가는 방법밖에 없는 외로운 호수, 정든 호수, 나의 고향 같은 것.
-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의《섹덴 호수》중에서 -
* 솔제니친에게 섹덴 호수가 있듯 누구에게나 저마다 '마음의 고향'이 있습니다. 눈 감으면 금세 다가오는 유년시절의 추억, 길은 없었으나 온 땅이 다 길이었고, 이제는 돌이켜 그리움이 되어 노래가 되고 시가 되고 꿈이 되는 곳.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먼 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