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의 지혜

하드트럭짱 작성일 12.04.22 12:3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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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11월 13일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 




새벽 3시에 소방단의 신고센터에 전화벨이 울렸다. 

야간근무를 하고 있던 젊은 소방대원 에릭이 수화기를 들었다. 

"소방단입니다...." 

그러나 거친 숨소리만 들릴 뿐,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잠시 후에 여인의 흥분된 목소리가 들렸다. 

"사람 살려요! 도와주세요! 몸을 움직일 수가 없어요. 피를 너무 많이 흘렸어요." 

"진정하세요. 곧 가겠습니다. 위치가 어딥니까?" 







"모르겠어요." 

"집에 계십니까?" 

"네, 그런 것 같아요." 

"어딥니까? 집번지를 말씀해주세요." 

"모르겠어요. 어지러워요. 출혈이 심해요." 

"그렇다면 이름만이라도 대세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아요. 머리를 심하게 부닥친 것 같아요." 

"전화 수화기를 놓지 마세요." 

에릭은 다른 전화기를 통해 교환수를 찾았다. 남자 목소리가 들렸다. 







"지금 소방단과 통화하고 있는 사람의 전화번호를 알려주십시오." 

"저는 경비원이기 때문에 기술적인 것들은 모릅니다. 그리고 오늘은 토요일이기 때문에 책임자들은 이미 퇴근했어요." 

에릭은 전화를 끊었다. 마침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는 전화 속의 여인에게 물었다. 

"이 소방단의 전화번호를 어떻게 찾으셨습니까?" 

"전화기에 붙어 있었어요. 넘어지면서 전화기를 끌어안았나 봅니다." 

"그쪽 전화번호도 혹시 붙어 있지 않나 찾아보세요." 

"아무 것도 없네요. 빨리 와주세요." 

목소리는 점점 희미해져 갔다. 







"말씀해보세요. 당신이 있는 곳에서 무엇이 보입니까?" 

"저... 유리창이 보이고, 밖으로 길가의 가로등이 보여요." 

에릭은 생각을 정리해보았다. 

그녀의 집은 길가에 있으며, 가로등이 창문으로 보이니까 3층 이하의 건물이 틀림 없었다. 

"어떻게 생긴 창문입니까?" 

그는 다시 물어보았다. 

"사각형입니까?" 

"아니에요. 긴 창이에요." 

에릭은 그녀가 분명 시내 쪽에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방에 불이 켜져 있습니까?" 

"네, 불이 켜져 있어요." 

에릭은 더 물어보고 싶었지만 더 이상 응답이 없었다. 시간은 계속 흐르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궁리했다. 

그는 근처 소방서로 가서 소방서 서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서장의 의견은 이러했다. 

"방법이 없네. 그 여인을 찾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네. 

그리고 그 여인의 전화와 계속 연결해놓고 있으면 다른 신고를 받지 못하지 않나? 

다른 곳에 화재가 나면 어쩌려고 그러나?" 







그러나, 에릭은 포기하지 않았다. 

과거 훈련받던 시절, 그는 소방대원의 첫 임무가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일이라고 배웠다. 

갑자기 그에게 엉뚱한 생각이 떠올라 그것을 소방서장에게 알렸다. 

그러나 서장은 그 생각에 반대했다. 

"그건 미,친 짓이야! 사람들은 아마 원자폭탄이라도 있는 줄 오해할걸. 수백만 명이 사는 도시에서 한밤중에 그럴 순 없지!" 

에릭은 애걸했다. 







"더 늦기 전에 신속하게 행동해야 합니다." 

서장은 잠시 침묵을 지켰다. 잠시 후 에릭은 서장의 답변을 들었다. 

"좋아, 해보자! 나도 곧 그곳으로 가겠다." 

15분 후 스무 대의 소형 소방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그 도시의 가장 오래 된 구역으로 출동했다. 

각 차량마다 특정한 구역을 순찰하도록 배당했다. 

그 여인은 더 이상 아무 말도 없었지만, 에릭은 수화기를 통해 그녀의 숨소리를 계속해서 듣고 있었다. 

10분 후 에릭이 서장에게 보고했다. 







"수화기에서 사이렌 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서장은 곧바로 무전기를 통해 지시했다. 

"1번 차량, 사이렌을 끄시오." 

그는 에릭에게 다시 연결했다. 

"아직 사이렌 소리가 들립니다." 

에릭이 말했다. 

"2번 차량, 사이렌을 끄시오." 

12번 차량에 이르자, 에릭은 탄성을 질렀다. 

"사이렌 소리가 이제 들리지 않습니다." 

서장은 무전기를 통해 명령을 내렸다. 

"12번 차량, 다시 사이렌을 켜시오." 

에릭이 말했다. 







"다시 사이렌 소리가 들립니다. 그러나 아까보다는 멀리 들립니다." 

"12번 차량, 오던 길로 돌아가시오." 

서장이 명령했다. 잠시 후 에릭이 보고했다. 

"점점 소리가 커집니다. 그 거리에 있는 것이 분명해요." 

"12번 차량, 불빛이 비치는 창문을 찾으시오." 

불평 섞인 목소리가 무전기로 흘러나왔다. 

"수백 개의 집에 불이 다 켜져 있습니다. 모두들 창문에서 밖을 내다 보며 구경하고 있어요." 

"확성.기를 이용하라." 

서장이 명령했다. 에릭은 수화기를 통해 확성.기의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시민 여러분, 우리는 생명이 위독한 한 여인을 찾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불을 모두 꺼주십시오." 

불이 모두 꺼졌고, 단 한 집의 창문에서만 불빛이 새어나왔다. 

잠시 후 에릭은 수화기를 통해 문이 부서지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고는 소방대원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녀는 의식이 없지만 맥박은 아직 뛰고 있다. 곧바로 병원으로 후송하겠다. 그녀는 무사할 것 같다." 

엘렌 손달(그녀의 이름)은 잘 견뎌내서 의식을 되찾았다. 그리고 보름 후에는 그녀의 기억도 다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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