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남자 --- 

언제 내가 그런 이야기 했었자나 사랑이 파인애플 통조림 같다는 말 
찬장속에 넣어두고 한참후에 꺼내봤었지 
그랬더니 겉엔 먼지는 뽀얗게 쌓였는데 
통조림안에 파인애플은 여전히 달콤하고 말랑말랑했었어 

사랑이란거 시간이 지나도 참 그대로구나 
그땐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근데 오늘은 문득 그런 생각도 든다 
어쩌면 사랑도 변하는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예전엔 그런거 신경 안써서 몰랐는데 
통조림에두 유통기한이 있더라 너 그거 알구 있었어? 
그렇게 꼭꼭 막아놨는데 거기두 나쁜 세균이 들어갈 틈이 있나봐 
변하지 말라구 그렇게 애써서 막아놓은 통조림두 변하는데 
일부러 변하라구 일부러 잊으라고 노력하는 사랑이 무슨 재주로 안 변했겠니

 
사랑도 변하는거 같아... 요즘엔 니 얼굴이 잘 기억이 안나 

--- 그여자 --- 

너하구 나하구 많이 친해지기 전이었을꺼야 
오늘같은 날씨 꼭 비때문에 그런건 아닌데 
괜히 마음에 있는 말 다 하고 싶어지는 날 
우리 둘이서 자주 술 마셨자나 김치전이랑 소주랑

 
그때 우리가 지겹게 한 이야기 생각나 
세상엔 진짜 사랑이 있을까 그 사랑이 영원할까 
넌 사랑이 있다고 했었고 그게 영원할 수 도 있다고 했었어 
난 말두 안된다고 했었구 한때는 그러니까 너랑 헤어지고 나서 얼마동안 
날마다 니가 너무 보구싶었을 땐 잠깐 그런 생각도 들었어

사랑이 정말 영원하면 어떻하지? 사랑이 시간을 이기면 어떻하지? 
그런데 결국은 시간이 이기더라 점점 희미해지구 괜찮아지구 
근데 글쎄 당연히 아닌데 어떤 부분은 영원하기도 한가봐 
이런 날씨는 더 선명해지는게 있거든 

오늘은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들이 참 다 슬프다 

- 이소라의 FM음악도시 '그남자 그여자' 中

연인이라 불리는 또는 연인이라 불리웠던 두 사람

같은 시간, 같은 상황 밑에서 그남자와 그여자는 서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남녀의 심리에 관한 짧은 이야기.. [그남자... 그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