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일곱 살 된 아들이 끙끙거리며 앓는 소리를 냈다.
다급한 마음에 업고 병원으로 달려가니 세균성 뇌수막염이 의심된다며 큰 병원으로 가라고 했다.
아이를 구급차에 태워 서울에 있는 병원으로 급히 이송해야 했다.
집에 들러 필요한 물건을 챙겨와야 하는데 그동안 아이 병상을 지켜줄 사람이 없었다.
“아들! 구급차 혼자 타고 갈 수 있어?”
“아빠랑 같이 가면 안돼요?”
아들에게 사정을 설명하자 마지못해 허락해 주었다.
“무서운데 그렇게 할게요. 저도 이제 일곱 살이니까요! 대신 빨리 와야 해요!”
구급차가 출발하자마자 나는 차를 몰고 집에 가서 필요한 물건을 챙겼다.
서울로 가는 동안 혼자 아파할 아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
응급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입구에 아들이 누워 있었다.
“아들! 구급차 안에서 무슨 생각했어?”
“조금 무서웠지만 아빠가 뒤따라오실 거라 생각하니 안심이 됐어요! 아빠, 죄송해요! 제가 크느라 그러나 봐요. 작년에 맹장 수술하고 올해 또…….”
아픈 아들이 오히려 나를 걱정하니 울컥 눈물이 흘러나왔다.
한편 훌쩍 자란 아들이 대견스러웠다.
“아들아, 그땐 정말 미안하고 고마웠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