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라는 전쟁터에 뛰어든 학생들에게
오늘의 칼럼은 우리나라에서 가질 수 있는 가장 잔혹한 타이틀 중 하나인 ‘수험생’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살아갈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얼마 전 나는 송파구청에서 학부모님 400명을 대상으로 강연회를 진행했다. 행사의 진행을 맡아주신 교육국장님께서는 나를 소개하며 “언수외 전영역에서 5등급에서 1등급으로 점수를 올린, 인생 역전의 주인공’ 이라고 소개하셨다. 다른 타이틀도 좀 있었는데 그 타이틀이 가장 눈에 들어오셨나 보다. 내가어떤 삶을 살아오고 있는지, 지금은 어떤 단계를 거치고 있는지, 지금의삶은 내가 세운 목표에 어느 정도 부합하는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시겠지만, 일단 어른들이 생각하시기에 수능 5등급의 삶과 1등급의 삶은 ‘역전’이라는 말을 붙일 정도로 큰 격차가 있다고 생각하시는 듯 하다.
나는 그 말을 비판하고 싶지도, 부정하고 싶지도 않다. 내가 5등급을 받던 성적을 그대로 유지했다 하더라도 불행한 삶을살고 있을 거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다른 재능을 발견하여 그것을 살리기 위해 더 열심히 살았을지도모르고 그 속에서 행복을 찾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것 하나 만큼은 확실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 내가 5등급에서 1등급으로성적이 오르면서 찾아 온 것 중 가장 큰 것은 ‘기회’라는것이다. 사람들은 ‘고려대’라는이름 하나 만으로 나에게 기대를 했고 기회를 주었다. 나에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주었고, 내 의견이 더 많이 반영되었다. 이것이 대학을 진학한 후 가장 크게변한 것이었다.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드는가? 나도 그렇게 공평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게 틀렸다고 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 세상은 정말 불공평하다. 애초부터 공평하다는 말 자체는 있을 수 없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불공평하다.강남의 어떤 집 학생은 부모를 잘 만나 어려서부터 최고의 사교육을 받고 시시각각 변하는 입시제도에 충실히 적응하여 좋은 대학에 가는데유리한 고지에 선다. 반면에 어떤 집 학생은 장학금이 아니면 대학 진학 자체를 꿈도 꾸지 못하며 끝내는재능을 살리지 못하고 모든걸 포기한다. 수능 한 번 무너져도 최고의 과외선생님을 만나 부족한 과목을보충하고 좋은
학원도 다닐 수 있지만, 다른 누군가는 학원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밥먹는 돈을 아껴가며 문제집을 사서 공부한다.
어쩌면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도 기득권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스터디라는싸이트를 어떠한 경로든지 알게 되었고, 이 싸이트를 알지 못하는 누군가 보다 공부법이나 동기유발에 있어서 압도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되었다. 얼마나 활용할 수 있을지, 여기서얻은 가르침을 적용할 수 있을지는 차치하더라도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여기서 이글을 읽는 당신들은 이 싸이트를 알지 못하는 다른 불쌍한 학생들을 위해 좋은 칼럼을 프린트해서 전해주고 강의를들은 내용을 요약해서 알려 줄 것인가?
분명 이렇게 생각 할 것이다. “자기들이 부지런하지 못해 모르는 걸굳이 내가 알려줘야 하나?”
이 불공평한 세상에서 ‘기득권’이라는이름을 가지고 출발 선 보다 수십 미터 앞에서 달리기 시작한 그들도 똑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자신들이노력해서 이룬 것을 바탕으로 혜택을 보겠다는데 그보다 노력을 덜 했던(사실 여부를 떠나서) 다른 이들이 불만만 많은걸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아까 언급했던 내용을 다시 한 번 상기해보자. 구청에 모인 사람들은왜 나를 ‘인생역전’의 주인공이라고 생각 했을까? 어른들은 잘 알고 있다. 대학 이름이라는 것이, 성인으로서의 삶을 시작하는 우리나라의 대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얼마나큰 차이를 만들어 주는지를 말이다. 소위 SKY라 불리는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이 동일한 경쟁에서 얼마나 앞선 출발점에서 시작하는지를 말이다. 어른들은 나를 ‘기득권 층’ 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여러분들은 여기까지 글을 읽으며 어떤 생각을 했는가?
‘아, 역시 우리나라는이래서 안 돼. 학벌사회 짜증난다.’
이런 생각의 드는가, 아니면‘나도 그런 기득권을 가지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는가?
물론 두 생각 모두에게 해당하지 않는 학생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어떠한 생각도 틀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것을 알고서도움직이지 않는다면 그건 틀린 것이다. 잘못된 것이다. 학교에서선생님이 공부 잘 하는 애들만 좋아하는 걸 알면서도, 부모님이 공부 잘 해야 한다고 그렇게 강조하는걸알면서도, 자신이 좋은 대학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전교 1등만 보면 재수없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그 친구가 서울대에 가면 부러워 할 자신을 알면서도 이런 저런 핑계로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그건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이다. 말로는 항상 ‘서울대만인정해주는 더러운 세상, 그런 더러운 세상에 타협하고 싶지 않다.’ 라고하면서 정작 평소에는 잠이나 자고 아무 것도 안 하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런 학생들이 너무나 많다.
생각을 달리해보길 바란다. SKY대학에 가는 것 만으로, 그에 준하는 명문대에 가는 것 만으로 기회가 더 주어지고 사람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을 수 있다면 이것만큼좋은 기회가 어디 있는가? 앞으로 이런 기회가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지금까지 어떤 삶을 살았을지 몰라도 그야말로 인생역전을 하기 위한 절호의 찬스가 눈 앞에 다가 온 것이다. 이런 좋은 기회를 눈 앞에 두고도 잡지 못한다면 그것만큼 멍청한 일은 없다.최소한 기회를 잡기 위해 몸부림 쳐야 하는 것이다. 오로지 명문대 입학만이 살 길이고, 명문대가 아니면 이미 게임은 끝났다고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이번에 눈 앞의 기회에 충실하지 못하다면 다음 기회에서도 똑같을 거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지금 고3이라는 과정을 거치며 목숨을 걸고 공부하지 못한다면 그어떤 도전에서도 목숨을 걸고 도전할 수 없을 것이다. 한 번 피하기 시작하면 영원히 피할 수 밖에 없다.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보자. 그리고 지금 자신이 품은 가능성 안에서, 죽도록 노력해서 최고의 대학을 가라. 그 학교가 인서울이건 지방이건그건 중요하지 않다. 내가 후회 없이 노력하고 도전해서 합격한 학교인지 아닌지가 중요할 뿐이다.
그토록 기다리던 어른으로서의 삶이 시작하는 그 때, 치열한 노력과인내로 얻어낸 결과인지가 중요할 뿐이다. 인생에서 가장 찬란하다는 20살의삶이 시작되는 그 때, 그 시작점을 만들어 준 것이 스스로의 선택이어야 할지, 아무 의식 없이 끌려 다니던 시간이어야 할지는 본인이 더 잘 알 것이라 생각한다.
이제 알았다면 제발 멍하니 당하지 말아라.
진정 모든걸 걸어 볼만한 싸움이 이제 시작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