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온거여^^

풍경속 작성일 06.07.10 19: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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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회사의 공용차 운전기사 분의 이야기를 나름대로 편집해 본 것입니다.

그 기사 분이 우리 회사에 입사하기 전에 택시 운전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되던 젊은 시절에
실제 겪었던 일이라는 데......

냄새가 좀 나지만...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들어 주시길....


(그의 이야기)

어느 날 새벽 1시경.
부평에서 손님을 태우고 인천 구월동에 내려 준 후, 빈 택시로 다시 부평으로 되돌아오려고 지
름길인 공동묘지 길을 운전해서 가고 있는데

대략 40대 초반의 부부로 보이는 왠 남녀 한 쌍이 인적이 끊긴 내리막 길가쯤에서 택시를
세우려고 손을 흔들더라구요..

남자는 말끔한 검은 정장을 했구, 여자는 새하얀 박스형 원피스를 입은 얌전한 모습이 가정주부 같았어요..

“이 야밤에 이런 곳에 왠 남녀가...또 복장은 왜 저래!” 약간 의아해 했지만 일단은 손님인
지라 차를 세웠지요.

두 사람이 택시를 타고난 후 알았는데 남자는 약간 술에 취해 있더라고요.

백미러로 뒤 쪽를 쳐다보며
“어디로 모실까요?” 당연히 여자를 쳐다보며 행선지를 묻자.

“부평역으로 갑시다” 남자가 취중에도 행선지를 말하지 여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더라구요.

백미러로 슬쩍 여자를 쳐다보니 그 여자는 새까만 머릿결로 이마를 반쯤 가린 아주 창백하
리만치 하얀 얼굴을 가진.. 상당히 보기 드문 미인 형인데 그 남자 옆에 꼭 붙어서는 빙그
레 웃기만 하더라고요.

그런데 갑자기 남자가 무슨 연유인지...흑~흑~ 대며 울기 시작하더라구요..울음소리가 아주 구
슬프다 느낄 정도로 말이죠

(“무슨 일이 있었나 보다”) 하고는 그냥 말았는데..그 남자가 울음을 그치고 정적이 흐르자

차안이 너무 조용하고 분위기도 약간 어색하길래 분위기 좀 띄운다고 여자에게 말을 걸었지요.

“오늘 무슨 슬픈 일이 계셨나 봐요. 아저씨가 저리 우시는 걸 보면..”
(공동묘지 쪽에서 차를 탔으니 연관하여...사랑하는 누군가 죽어 슬플 것이다 짐작하고는..)

“네...그만한 일이 좀 있었습니다..괜한 소란 피워 죄송합니다” 하는데 이번에도 여자가 아닌
남자가 대답을 하는 거예요

???? (순간 ....아~ 여자 분이 말을 못하는 구나..생각하고는...)

이 번에는 남자에게 직접 말을 걸었지요

“세상 살다 보면 이런 일 저런 일 다 겪게 되더라구요..그럴 땐 그것이 순리로구나 하면서
맘 편히 하는 게 장땡이더라구요”
“그러니 힘내세요...“저 같은 사람도 그냥 그냥 사는 데요 모..”.

“더구나 아저씨는 그 옆에 앉아 있는 아름다운 부인이 계신 데 무슨 걱정이신가요”
“사모님 정말 미인이십니다” 백미러를 통해 그들을 번갈아 보며 인사치례까지 하는데

근데 남자가 깜짝 놀라며
"네? 내 옆에 앉아 있는 부인이라뇨.. 도데체 무슨 말씀을..." 하더라구요.

(“헉~ 부인이 아닌가 보다” 하고는......) ....그만 실수를 만회해 보려고

“에휴~ 전 두 분이 부부지간이신 줄 알고......아니셨군요........제가 그만 실수를 했네요”

“도데체 제 옆에 누가 있다고 그러시는 겁니까”

(이 사람이 술이 덜 깼나....)

“바로 옆에 앉아 계신 그 여자 분 말입니다” 괜히 무안해 하며 다시 말해주자

"무슨 말씀을 하는거요.. 이 택시는 저 혼자만 탔는데요" 하고는 좌우를 두리번 거리더라구요.

“헉~ 혼자라뇨? ...그럼 그 옆에 계신 여자 분은 도데체 누구세요?” 물음과 동시에 소름이
쫘악 끼치고 등골이 오싹해 지더라구요..

("그럼 내가 보고 있는 저 여자는 누구지!!!")

혹시나 미심쩍어 길가에 잠시 차를 세우고 다시 백미러를 통해 그녀를 다시 쳐다보는데........

분명한 것은
그녀가 나를 의식하며 보고 있다는 것과 갑자기 눈과 입가에 어둡고 싸늘한 미소
를 짓고 있다는 것이었어요.....

헉~ ....그 순간 목이 졸리고 숨이 막히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러더니 동시에

긴 머릿칼을 공중으로 세우며 드러난 고운 얼굴은 살이 터지고 피가 낭자한 모습으로
오버랩 되듯 변신하더니 순식간에 내 눈 앞에 있는 백미러 속으로 사라져 버리는 거예여.

“끼아아아아아악~~~으악~~~” 나는 그만 외마디 비명과 함께 의식을 잃었나 봐요.

무의식 속에서 한참을 있었나 본데 누군가 흔들어 대는 것 같아 기겁하여 깨어나 보니
그 남자가 걱정스런 듯한 표정으로 나를 지켜보고 있다가는

“도데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냐고” 다시 묻더라구요

나 역시 깨어나서도 겁에 질려 한참을 덜~덜~ 떨고는 주위를 두리번 거렸는데 그 남자 외에는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고 나서야 체험했던 그 순간을 떠올리며 내가 보고 느낀 상황 설명을 자세히 했지요

“분명히 이렇게 저렇게 생긴 여자 분이 손님과 같이 차를 탔지 않았느냐..그 여자가 이 거울 속
으로 들어갔다.
등 등” 을 말해 주자

남자가 처음에는 매우 놀라는 눈치더니... 잠시 후 눈물을 뚝뚝 흘리며 흑흑~ 울더라구요...

(속으로 분명 무슨 기막힌 사연이 있구나 생각하는데... )

잠시 후, 그렇게 구슬피 울던 남자가 울음을 그치고는 말을 꺼내기를

오늘이 전 처의 기일이라서 부평공동묘지 산소에 갔다가 오는 길이라 하더라는 군요.

“전 처에게 죄 지은 게 많아서 그동안 기일 때마다 묘 앞에서 참회를 해 왔는데......”

그런데 사실은 오늘 그녀의 묘 앞에서

”다시는 못 올 것이며 당신을 잊어야 할 것이라며 마지막을 고하는 인사를 하러 왔다고 했
어요” .
“지금의 아내와 자식들에게 양심상 미안함이 앞서...이제는 더 이상 당신을 찾아 올 수 없을
것 같다며...이해해 달라“ 며 예기했어요

“그리고는 괴로움을 잊으려 오늘은 딴 때보다 술을 좀 많이 마셨는데...그만 묘 옆에서 깊은
잠이 들었나 봅니다.” 하길래

"아하~ 그래서 그 시간에 거기에 계셨던 거군요"
"사실 제가 처음 봤을 때 의아해서 약간 놀랐거든요"
"게다가 틀림없이 제 차에는 두 분이 타셨구요"
"아저씨 말씀을 들어 보니 제가 헛 것을 본 것은 아닌가 본데...그럼 진짜로..돌아 가신 사모님이..."

“그래요 아마도 나 때문에 그녀의 영혼이 나타났던 걸꺼예요....“ 이제는 잊겠다는 내 말에 무척 섭섭했고
그래서 서러웠나 봐요...아마 그랬을 꺼예요...그런데 왜 나한테는 안보이고...기사님께는 보였는지..“

"매정한 사람... 불쌍한 사람...차라리 내게 보이지.. 나를 만나고 갔어야지.."
"결국 다 내 잘못이예요.. 내가 죽일놈이예요” 하더니 갑자기

“엉~엉~엉.............................여보.....미안해”

그렇게 한참을 서럽게 목 놓아 곡을 하는데...덩달아 얼마나 가슴이 아프던지.......

잠시 후 어느 정도 진정이 됐는지 마음을 추스린 그가 죽은 아내 이야기를 해주더라구요

(그 남자의 이야기)

죽은 아내와는 젊어서 만나 굉장히 사랑을 해서 결혼을 했는데 얼마 후에 아내가 몹쓸 병에
걸려 시름시름 앓다가 8년 전에 죽었어요

그런데 내가 종손인 관계로 부모님과 종친들의 성화에 못 이겨 얼마 후 선을 보고 지금의
아내와 재혼을 했는데.

문제는 부모님과 새 아내가 내가 전 처의 기일 챙겨주는 걸 못 마땅히 여기고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겁니다.

그 때문에 한동안은 지금의 아내와도 불화가 끊이질 않았지요.

그래서 내심 꾀를 쓴 것이....
겉으로는 가정의 행복을 위해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단단히 약속하고는..........실제로는

언제부터인가 기일이 돌아오면 아무도 모르게 죽은 아내 묘에 찾아 가서는 제사도 지내주고
온종일 같이 있다가 오곤 했지요

그 것 때문에 죽은 아내에게도 지금의 아내에게도 늘~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는데....

아마도 죽은 아내가 오늘 제사 밥 먹으러 왔다가 남편이란 작자의 이별 고함이 너무 서글픈
나머지 영(靈)의 존재 확인 차 나타났던 것 같네요...

“여보~~~ 정말 미안해.....내가 잘못했어 용서해조.....엉~엉~엉~”



예기를 마치고 나서 남자가 어찌나 서럽게 울던지 보고 있던 나까지 콧잔등이 시큰해지더라
구요.

그 예기는 여기까지구요...

그 사건이 있은 후로부터 자기는 영(靈)의 존재를 실체하였기 때문에 사후세계를 믿게 되었
으며 살아 있는 동안만큼은 산자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한다..

믿거나 말거나............................................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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