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다지 무서운 얘기는 아닙니다...그리고....
지금 생각해봐도 귀신인지 사람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제가 있던 부대의 거점은 산꼭대기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1개 소대씩 약 2달동안 돌아가면서 거점위에서 근무를 서는데..
산꼭대기 조그마한 막사가 있고..거기서 소대원 약 30명정도가 2달 동안 생활하는 것이지요..
2달동안 하는일은 별로 없습니다...그저 돌아가면서 근무서는일뿐....
근무지는 3군데로 대공초소 , 탄약고 , 그리고 산꼭대기 거점입구에 있는 위병소...
우리소대는 1월초부터 2월말까지 있었는데...
사건은 1월 말쯤에 있었습니다....
안그래도 군부대 주변은 추운데...산꼭대기는 더더욱 춥죠...
그날 저는 막사 상황실에서 근무중이었는데..
새벽 2시쯤(자세히 기억 안납니다만...)
위병소 쪽에서 딸딸이(군용 전화기를 우리는 이렇게 불렀습니다)가 왔습니다...
위병소 앞에있는 헬기장 쪽에서 울음소리가 난다고....
그때 위병소 근무자 사수가 저보다 짬이 높았던 사람이라...처음엔 장난인줄알고..
그냥 가서 달래주라는 식으로 저도 장난으로 받아 넘겼는데...
소대장 깨워서 와보라는둥.... 너무 진지하게 얘기 하는겁니다....
그래서 결국 소대장님과 몇몇 소대원들 깨워서....위병소 쪽으로 보냈지요...
저는 근무중이라 갈수 없었고....
지금부턴 저도 들은 얘깁니다...
소대장님과 소대원들이 후레쉬 들고 위병소로 갔을때....
처음엔 아무소리도 안들리다가..... 갑자기 여자 울음소리가 들리더랍니다...
너무 놀라서 헬기장 쪽으로 가볼까 말까 하다 결국 근무자들은 위병소에 남겨두고...
나머지 사람들은 후레쉬들고 혹시모를 비상사태에 대비해서 가져갔던 삽자루 하나씩
들고 갔는데....정말 놀랍게도...헬기장 중앙에...어떤 할머니가
혼자 쭈그리고 앉아서 울고 계시더랍니다...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때 당시 그자리 있었던 모든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한것 같다고...'저게 사람일까 귀신일까...' , '가서 확인해야하나?'
이런 생각을 대부분 한것 같다고 말하더군요...
아무튼 가까이 가서 말을 걸었더랍니다....
그랬더니 그 할머니.... 계속 우시면서 '나 억울해서 못살겠다고...'
그래서 맘놓고 울려고 여기 왔다고...그렇게 말씀하시더랍니다...
그래도 거긴 군사 지역이고 민간인 출입 금지 구역이기 때문에..
일단 잘 달래서 보냈다고 하는데....
그래도 뭔가 찜찜한게....
그 추운 겨울날 자기자신 몸하나 추스릴 힘도 없어 보이는 할머니가
어떻게 그 높은곳까지 그시간에 올라오셨는지....
산밑에 주위에는 민가도 없었습니다....
그리고...헬기장으로 들어가는 길은 분명히 위병소를 거쳐서 가는길 하나뿐인데...
계속해서 근무자가 있었는데도...어떻게 헬기장으로 들어갔는지....
지금 생각해도 그때 그분이 사람인지... 아니면...뭔가 억울한 일을 당해서
돌아가신분이....그렇게 오셨던 건지는 참 애매합니다...ㅎㅎ
쓰다보니 무지하게 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