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라는 것은 현실 세계의 또 다른 반영이라고 합니다. 즉 현실에서 자신이 겪은 경험이나 기억할만한 생각 등이 잠이라는 과정을 거쳐 꿈으로 나타난다는 이야깁니다. 흔히들 우리는 우연히 길(난생 처음 걸어본 길)을 걷다가도 왠지 낯설지 않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이럴 때 우리는 보통 '여긴 꿈에서 본 기억이 있다'라고 단정짓곤 하는데 프로이트는 그것 역시 현실의 반영이라고 말했죠. 서두가 좀 길었는데요 위의 사실과는 좀 다른 경험을 했기에 몇자 적어보렵니다....
저의 친할머니는 제가 15살때 돌아가셨습니다.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저희 집에서 계셨으니..
중2때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고 어느덧 전 17살이 되었죠...제겐 친형이 있는데 그당시 형은 고3이었습니다(저랑 두살차이)
지금은 잘모르겠지만 당시만 해도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야자를 했고 고3은 12시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저희 형은 그것도 모자라서 보통 2시-3시까지 학교에서 공부를 하다 왔죠(형님 자랑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저희 집은 형의 학교에서 무척 멀리 떨어진 곳이었고 봉고 또한 저희 동네로 오지 않아 저희 형은 저희 아버지 차로 데려와야 하는 형편이었습니다.
매일은 아니었지만 보통 저도 아버지와 함께 형을 데리러 가곤 했습니다. 밤중에 차타는 게 어린 마음에는 은근히 기분이 좋았고 또 아버지께서 늦게 공부하고 오는 형을 위해 치킨집에 가서 사주시는 우동이 너무나 맛있었습니다. 제기억으로는 당시 1200원인가 했던걸로^^...그날도 역시 그러했듯이 저랑 아버지는 형을 기다리면서 밤을 보내고 있었죠..
그러던 중 밤 12시가 조금 넘어서 일찍 잠이 드셨던 어머니가 우시면서 일어나셨습니다. 당연히 저와 아버지는 놀랐죠. 도중에 일어나신것도, 더군다나 우시면서 일어났다는 사실에..
어머니는 꿈에 몇해전 돌아가신 할머니를 보셨다고 합니다. 꿈내용이 어떤 것이냐면.... "나는 우리가 결혼해서 막 살게 되었던 곳에서 개울가에 앉아 빨래를 하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갑자기 동네 할머니들이 오셔서 자기 발을 씻겨 달라는 거에요. 그래서 할머니들의 발을 한 분씩 개울물로 씻겨주었죠. 그리고 마지막 할머니만 남았어요. 하지만 그 할머니의 발을 보니 몹시 더러웠어요. 발에 온통 진흙이 묻어있었죠. 그래서 도데체 어느 할머니인가 하고 봤더니 그게 바로 돌아가신 어머니셨어요"
대충 요약하면 위와 같구요. 꿈 내용이 너무 생생했다는 것, 죽은 사람이 꿈에 나오면 별로 좋지 않다라는 루머 등등으로 인해서 저희 어머니는 우셨다는 것이었죠. 물론 그 이야기를 들은 저와 저희 아버지, 그리고 형 또한 다소 걱정이 된게 사실이었습니다.
결국 주말에 우리 가족은 할머니 산소에 가보기로 했죠. 별일이야 있겠느냐라는 아버지의 기대(?)는 산을 오르며 조금씩 모습을 보이는 할머니의 산소를 보고 싹 사라졌습니다. 그 때가 장마가 지난 가을이었지만 그 해 여름에는 큰 비 피해는 없었죠. 하지만 할머니의 산소는 물에 의해 반이나 깎이고 유실된 상태였습니다. 정말이지 저희 가족 모두는 그 모습을 보고 할말을 잃었습니다...
이것이 제 이야기의 전부이고요. 저 또한 몇해전 친구들과 지리산에 가서 녀석들에게 이 이야기를 해주었더니 다들 밤에 볼일 보러도 못가더군요..ㅎㅎ 어머니의 꿈에서 등장한 할머니의 발에 묻은 진흙들과 개울물, 또한 할머니 산소의 유실...나름대로 어떤 연관성이 있지 않을까요?
물론 저도 지금 이생각을 하면 종종 쭈뼛쭈뼛 해집니다... 미신을 절대로 믿지 않는, 나름대로 철저한 과학 신봉주의자인 저에게도 이 경험만은 정말 신비롭기 그지 없습니다...
그냥 글로 써보니 별로 무서울 것 같지는 않군요. 하지만 나름대로 제일 무서웠던 경험이기에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