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2학년때니까 10년 가까이 되가는군요.
제가 다니던 고등학교는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않은 이상 100%기숙사 생활을 해야하는 곳이었
어요.
4층 건물에 ㄷ자도 아닌 거의 ㅁ자에서 한쪽으로 길이 뚫려있는 구조인데.
방마다 2층 침대가 3개씩에 책상이 6개인 6인실로 이루어진 곳이죠.
1년넘게 생활하다보니 익숙해질만큼 익숙해진 생활이었죠.
한참 여름인 1학기 기말고사가 다가오고 있어 모두들 벼락치기중이었는데
어느날 새벽2시쯤인가에 기숙사에서 생난리가 났어요.
전 공부랑은 거리가 멀던터라 그냥 자고 있다가 놀래서 일어났죠.
창가에 달라붙어서는 비명지르는 넘들도 있고 연신 우와~~를 남발하는 애들도 있고
이유는 ㅁ자구조에 가까운 기숙사건물 한가운데에 도깨비불 출현~!!
크기는 사람손바닥만한게 푸르스름한 불빛을 내뿜더군요.
그때도 이미 도깨비불이라는게 묘지에 있던 사람의 뼈에서 베어져나온
'인'의 성분에 발화가 되서 그렇다는걸 이미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얼마나 섬뜩하던지.
도깨비불은 그렇게 10분정도인가를 허공에 둥둥떠있다가 슥~ 사라졌습니다.
그렇게 신기한 경험을 하고 나서 그다음날 수업들어오는 선생님들한테마다 전날에
사건을 얘기했더랬죠.
제가 다니던 고등학교는 사립이라 선생님들이 거의 바뀌지 않습니다.
학교가 세워진이래로 원년멤버인 선생님도 계시고 하여튼 선생님들 평균나이가 50에 가까운
학교였으니까요.
그중 원년멤버인 선생님중한분이 말씀해주시더군요.
안그런학교 드물겠지만 우리학교역시 공동묘지였다고. 이유는 공동묘지 부지가 땅값이
싸기 때문에 그렇다고 하더군요.
저도 어렴풋이 예상하고 있었던게 기숙사 건물뒤편의 산을 보면 쓰러진 비석같은것이
보이곤했거든요.
하지만 중요한건 이게 아닙니다. 지금부터가 본론!!!
어쨋든 그렇게 며칠이지나고 나서 기말고사 마지막날이었습니다.
시험마지막날이 방학하는 날이었죠.
모두들 시험도 끝났겠다 신이나서는 고향으로 돌아갈 준비를하며 난리를 피워댔습니다.
하지만 전 집이 멀었습니다. 버스로 6시간 거리였죠. 그래서 방학때면 항상그랬듯이
그다음날 출발하기 위해 그냥 기숙사에 남았습니다. 시험이 끝나고나면 시간이 너무
늦었거든요.
기숙사에 돌아와서는 바로 씻고 옷갈아입고 애들이 출발하는거 잘갔다오라는인사좀하고
침대에 누웠죠.
기숙사가 너무 조~~용했습니다.
나중에 들었는데 그날 그시간에 기숙사에 딱 3명있었더군요.
저와 아파서 집에 가지못한 누워있던 1학년 후배 한명과 숙직을 서야하는 선생님 한분.
시험이 정오가 조금 지나서 끝나고 대충 오후 3시쯤이어서 밖은 아직도 훤했습니다.
방위치가 빛이 잘들어오지는 않는 구조였지만 그래도 잠자기에는 뭔가 불편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잠이 잘안오더군요. 눈은 잠이채서는 따가워죽겠고 몸도 늘어져죽겠는데도
이상할정도로 잠이 안오는겁니다.
그래도 피곤한터라 억지로 잠을 청하다가 이렇게 자고 나면 한참을 잘거고
또 밤에 잠이안오면 그다음날 늦잠자고 하다보면 또 집에갈시간이 늦어질것 같아
그냥 참고 밤에 자기로 했습니다.
휴게실에 있는 tv를 보거나 책을 읽으면서 겨우겨우 버텨서는 10시쯤에 다시 잠자리에 누웠죠.
그렇게 10분정도가 흘렀을까...
그런데 그때!!
갑자기 방문이 쾅!!!! 하고 열리더니 발소리가 (신발은 신지 않은 맨발로 바닥을 걷는 특유의소리)
저벅저벅 들리더군요.
전 문을 세게 여는 소리에 짜증이 났지만 일어나지는 않았습니다.
누구지??? 누가 뭘 놔두고 나가서 다시 돌아온건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일어나면 귀찮게 굴까봐 그냥 자는척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그 발자국소리는 저한테로 계속 다가오는 것이었습니다.
뭘가지러 왔다가 절보고는 장난삼아 깨우려는건가? 그런데 발자국소리는 왜저렇지??
그렇게 발자국소리는 제 침대옆에서 멈췄고 잠시 조용하더군요.
10초? 20초? 그정도 지났는데 갑자기 제귀에 대고
후~~ 후~~~ 후~~~~ 후~~~ 하는 거친 숨소리가 들리는겁니다.
이건 또 뭐야??? 하는 생각에 일어나려는데 갑자기 문득 섬뜩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 얘기했듯이 방에 있는 침대들은 모두 2층침대죠. 그리고 제 자리 역시 2층이었습니다.
2층에 올라가려면 침대옆에 붙어있는 사다리를 이용해야 하는데 그 사다리를 오르면 침대가
살짝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약간 기울게 됩니다.
문제는 제 귀에 대고 숨소리를내는 존재가 올라오는 느낌이 전혀 없었다는겁니다.
침대가 삐걱거리는 소리도 기우는 느낌도 전혀 없었죠.
침대의 높이는 대략 180cm인데 옆으로 누어있는 제 귀에 대고 숨소리를 내려면
최소 2미터 이상......
심장이 쾅쾅 뛰더군요. 이게 뭐지??? 설마 이시간부터 귀신이라도 나오는건가???
제 귀에는 계속 이상한 거친 숨소리가 들려오고 방에는 아무도 없고 불은 꺼져있고...
거기다 며칠전에 도깨비불을 봤던 생각에다 공동묘지였다는 사실들...
미칠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1분? 2분?
그러다가 사람이든 귀신이든 이렇게 있다간 미칠것 같아서 소리를 와악~~!!! 지르면서
팔을 휘저으면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니 방문은 열려있고 방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방금전까지 제 귀에대고 거친 숨소리를 내뿜던 존재는 커녕 아무것도 없었죠.
전 침대에서 뛰어내려서는 미친듯이 선생님이 계신 당직실로 달렸습니다.
벌벌떨면서 선생님한테 사정을 얘기했는데 기숙사로 들어온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겁니다.
제 얘기를 들으신 선생님도 뭔가 섬뜩하신지 전 선생님과 같이 숙직실에서 뜬눈으로 밤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후다닥 짐을 싸서 고향으로 갔죠.
이상이 제가 겪었던 이야기입니다. 모두 100% 사실입니다.
좀 길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