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있을적에...(믿거나 말거나지만 제가 유일하게 겪은 실화입니다)

roden 작성일 06.07.31 16: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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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있을때 겪었던 일을 하나 적어 볼까 합니다.

(스크롤의 압박이 있으므로 "마우스 휠 돌리기 전나...전전전나 짱나~! "하시는 분들이나 휠도 안달린 마우스쓰시는 분들은 지체없이 "Back~!"하여 주세요~!)

94년 여름에 춘천102보충대에서 6주 훈련을 받고 포병으로 자대배치를 받았습니다.

지역은 뭐...인제가면 원재오나 원통해서 못살겠네...라면 아는사람은 다 압니다.

하여튼 더운 여름에 고된 6주 훈련을 마치고 자대배치를 받을즈음에는

입소할때보다 제 몸무게가 무려 14키로나 빠져있었습니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많이 고달프던 그시절에 자대라고 턱 가보니 사람이 없는겁니다...
왜이리 썰렁한건지 누구한테 물어보지도 못하고 각잡고 앉아 있는데

저녁즘에 잔류하고 있던 말년들이
"어? 신뻬이네?이쒜끼덜 진짜 땡잡았네.... 니들 쫌만 일찍 왔음 유격장에서 거품물고 자빠져 있을텐데..."하더군요 ...
(참고로 저는 군번이 좋아서인지 군에가서 유격을 1번도 안받았습니다...다음해에는 "추진포"라구 해서 GOP로 올라가게 되면서 유격을 안받게되고, 그다음해에는 말년이라...자대에서 보초서다가 제대했습죠 ^^;)

모두 유격훈련가고 부대에는 8명이 교대로 초병근무만 서고 있었습니다.

근데 말년들 분위기가 이상하고 침울하길래 왜그런가 했더니만

유격행군할때 사망사고가 났다고....
당시 부대 분위기 정말 엉망이었습니다.사망한 사람은 저보다 2달 빠른 고참이었는데...

사고가 생긴 이유는
유격행군을 늦게 출발하는 바람에 서둘러 가게 되었고, 점심식사후에 휴식 없이 바로 출발한것이 화근이 되었습니다.

잠시 쉬지도 못하고 바로 행군을 하는 바람에 점심에 먹은 짜장밥이 소화되지 않고 역류? 하게 되어 호흡곤란을 일으키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그고참이 몸이 좀 부실해서 평상시에도 많이 힘들어 하였고 어찌보면 고문관 취급을 받았는데

또 힘들다고 못가겠다고 하자 인솔하던 선임하사가 군화발로 조인트를 날리면서 "낙오는 없다"...이G랄을 했다고 하더라구요.

억지로 참고 행군을 하다가
바로 뒤에 엠블런스가 따라 오고 있었지만 아무 조취도 못취해보고 결국 호흡곤란으로 호송중에 사망했습니다.

부검을 해보니 폐에 역류한 음식물이 2/3나 차있었다고 하더군요.

그 고참... 외아들에 서울대는 아니지만 나름 이름있는 대학의 법학도였었는데....
참 군대라는게...

그 부모님이 오열할때는 정말....온부대가 눈물바다가 되어 버렸습니다.

암튼 각설하고 고참들이 유격을 마치고 자대로 온지 얼마 되지 않아 추계 진지 공사(가을되면 늘쌍 하죠..)를 하게 되었습니다.

훈련소에서 뺑이치고 자대로 온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하루종일 하는 삽질에 잠깐 눈붙이고 야간엔 탄약고 보초까지 서니까 정말 환장하게 힘들더군요.

사수로 같이간 고참은 "멀리서 후레쉬 왔다갔다 하면 깨워라" 하고 코를 골며 자고 있었고...

저는 쏟아지는 잠을 이겨보려 안간힘을 쓰며 보초를 서고 있었습니다.

당시 초소는 탄약고에서 15미터 정도 떨어진 위치에 있었고, 탄약고 철망 옆에는 버드나무가 하나 있었는데
가지가 축 늘어진게 으시시한 분위기가 느껴지곤 했습니다.

서서 총을 든 상태에서도 너무 피곤하니까 눈이 자꾸 감겨서...
졸다가 잠을 이겨보려 눈을 부릅떠 보기도 하고...순찰도는 길을 주시하기도 하다가...비몽사몽 하고 있는데

잠결에 그곳을 우연히 보니 ...........나무밑에 누가 서있는겁니다

....그것도 개구리 복을 입고.......저를 쳐다 보고 있었습니다.

그당시에 개구리 복은 신병과 하사관,장교만 입었지 5월군번 이상고참들은 모두 민무니 군복이었습니다.

깜짝 놀라서 암구어(암호)를 대니....아무 대답이 없는겁니다...

못들었나 싶어서 몇번을 더 물어도 답이 없어서....급기야 후레쉬로 그곳을 비춰보았습니다.

근데 희안한게 후레쉬를 비추니까 모습이 스르르 사라지는 겁니다...ㅡ.,ㅡ;

그러다 다시 후레쉬를 끄면 그모습이 나타 나고....이게 뭔.....

나무가지 그림자인가 생각되기도 했지만 나무기둥에 등을 기대고 창모자를 쓴 그 형태가 너무 또렷하게 보여서...

몇번이고 후레쉬를 비쳐보고 암구어를 대보기도 하였습니다...

아무런 대답도 없고 또 후레쉬를 비추면 사라지고....

별의 별 생각이 다들더군요....내가 요사이 힘들어서 기가 약해졌나보다...

그래서 헛것이 보이나 보다...하기도 하고...그러다

그 고참 생각이 문득 나더군요...
두달 고참이니까 저와 같은 개구리 무늬 군복에....작고 마른 체구....아 ㅆㅂ~:

갑자기 밀려드는 공포감에 자는 고참을 디립다 깨우고....
고참도 저와 같은 장면을 보고는 겁에 질려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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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약고를 제쳐두고 내무반 쪽으로 전나게 뛰었습니다.

정말 쎄가빠지게 뛰었습니다.

근무교대는 40분이나 남았지만...

결국 내무반 막사뒤에 짱박혀 있다가ㅡ.,ㅡ; 근무교대 신고를 하였습니다.

다음날 그 고참을 통해서 전부대원들이 알게되었고....

원래 탄약고가 순찰을 잘 안돌아서 초소안에서 잠자기는 딱이라...고참들이 엄청 선호했었는데...

고참들은 서로 탄약고를 안가려고 근무를 바꾸고 난리 부르스를 치고.....
(어떤쉐끼는 부적그린다구 삽질하던 넘두 있었음, 닝기리 강시영화보고 큰 세대라 그런가...암튼 별쥐랄을 다....)

저를 포함한 밥안되는 애들은 탄약고 걸리면 ㅆㅂ조때따..하면서 버드나무쪽을 등지고 보초를 섰다는...

제대한지 10년이 넘었는데도 아직 그때일이 잊혀지지 않는걸 보면 당시엔 정말 엄청 충격이었던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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