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밤이었습니다.
빗소리를 음미하면서 컴퓨터를 하고 있는데, 새벽 세시가 넘은 시간에 전화가 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아니 한밤중에 왠 개념이 오링나신 분이시지?] 하고 전화를 받았는데, 굉장히 기계적이고 높낮이가 없으나 고음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거기는 어디인가. 거기는 어디인가. 거기는 어디인가.
알수 없는 말에 전 당황했습니다만,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인간이 이런 목소리를 낼수가 없는게... 어떻게 이런 고음의 목소리가 높낮이가 없을리가 있겠는가.
그래서 그때부터 슬슬 무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누구시냐고 물었습니다만...
여기는 물밑. 여기는 물밑. 여기는 물밑...
만 또 반복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전 [물밑이 어딥니까] 라고 물었습니다.
터미널. 터미널. 터미널. 터미널... 물밑... 물밑..
하더니, 갑자기 한층 커진 목소리로 윽박지르듯, [거기는 어디인가!]를 연발하길래 무서워서 끊고 한참 잠을 설치다 잠이 들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뭔가 꺼림칙한 마음을 감출수가 없어서, 혹시나 싶은 마음에 버스 터미널엘 가봤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공중전화 부스중에 하나가 비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일단 나중에 찾기로 해보고 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는데,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이게 이런데 왜있냐...]식으로 말입니다.
그래서 [설마...] 하면서 가보니까. 왠 공중전화 기계가 하나가 통째로 화장실 대변실안에서 뒹굴고 있었는데, 전화선과 수화기가... 좌변기 그것도 배설물이 정화조로 빠지는 깊은 구멍물밑에 빠져있었습니다.
그럼 여긴 물밑이라며 전화를 건 것은...
요즘에 엑스파일을 시즌1부터 다시보고 있는데 막 살인기계 에피소드 보고난뒤 2시쯤에 읽은 글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는 너무나 무서웠다는,
혹시나 잠밤기 궁금해하시는 분이 계실까봐 주소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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