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오는걸 기다리고 계시는게 보였다. (내가 늦으면 항상 그러신다.) 나는 두려움에 집으로 뛰어들어갔고,
할머니께 인사를 하고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곤 오는길에 있었던 일을 상세하게 말했다.
그때 난 처음으로 우리 마을 수로에 얽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사진을 보면, 우리 마을까지 오는 길엔 다리가 몇개 있다.
할머니의 이야기는 이랬다.
"우리 마을 앞 다리와 수로는 일제시대에 만들어 진 것이거든?.. 다리를 세우기 전에 그곳에 빠져죽은 사람도 몇몇 있었어.. 수로를 세운담부터.. (수로에 의해 물고임 현상으로 가끔수로를 닫아 물을 가둬둔날 수로부터 마을까지 도로옆이 논 전부 물안개가 낌) 물만 가두면 물안개가 껴... 그때부터 물안개가 끼는 날이면, 그 길을 지나는 행인이 있으면... 그사람에겐 가장 익숙한 목소리로 이름을 부른다는거야! 그때 절대로 돌아보면 안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