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귀신보다 무서웠던 변태..

숲속인어 작성일 06.09.18 07: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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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태, 바바리맨...
저도 여고 나왔지만 이런 사람 한 번도 본 적 없었고,
실제로 정말 저럴까 했드랬죠.
사실 저런 거 안보고 사는 게 행복한건데 --;

얼마 전에 있었던 일입니다.
집에서 컴퓨터를 하고 있는데,
등 뒤에서 '두두둑'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나더라구요,
그래서 뒤돌아보니 비가 오는 것도 아니고
별 일 없길래 다시 컴터로 눈을 돌렸는데!
아니 뭔가 이상하다 싶어 일어나 창문가로 갔습니다.
더워서 창문을 열어놨었는데,
방충망에 손가락 두 개 크기의 부분만 젖어있는 겁니다.
'이상하네.. 비는 안오는 거 같은데..'
하고 방충망 가까이 얼굴을 내밀고 밖을 봤죠. (저희집은 반지하입니다..흑)
아무리 봐도 비는 안옵니다.
'이상하네.. 저기만 젖어있다니 희한하네. 뭐지? 뭐지?'
하며 방충망 앞의 탁자위로 시선을 돌렸습니다.
제 노트 위로 역시 빗방울 같은 게 떨어져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어어?' 하며 냄새를 한 번 맡아봤습니다.
소주냄새 같은 게 납니다.
'이 씨.. 어떤 미친XX가 남의 집에 소주를 뿌려!'
하고 있는데 눈 앞에서 물이 또 떨어지는 거에요.
'이게 뭐야!' 하고 고개를 드는데 인기척이 났습니다.

옆 벽에서 갑자기 남자가 나타나더니,
물건을 꺼내들고 나를 향해 서 있는겁니다.
갑작스런 상황에 머리가 멍해져서 잠시 몇 초간 서 있다가,
"꺄악~~~~~~~~~~~~"
하고 소리를 지르고 얼른 문을 닫았습니다.
남자는 제 소리에 놀라 급하게 도망가더군요.
세상에..
어떻게 남의 집 안에 오줌을 쌀 생각을 합니까..
너무 기가 막혀서 앉아있는데, 한쪽 어깨가 심하게 저려왔습니다.
놀란 상태로 갑자기 창문닫느라 근육이 손상됐는지 팔을 등 뒤로 뻗기가 힘들어요.

제가 정말 기분나쁜 건..
그 미친놈이 숨어서 계속 날 내려다보고 있었고,
저는 불빛 환히 비치는 방 안에 서서 냄새 맡아보고(-_-) 쇼를 하고 있었다는 거.
그리고.. 길 가다 잘못 걸려서 당한 게 아니라,
안전해야 할 집 안에서 당했다는 거!

너무 비참합니다.
빨리 돈 벌어서 반지하 탈출해야겠어요.
이제는 건넛집에서 무슨 소리만 나도, 변태가 오는 소린 줄 알고 긴장해요.
한동안은 잠도 제대로 잘 못잤구요,
그 순간이 자꾸자꾸 떠올라 괴롭습니다.

평생 잊지 못 할 것 같습니다.
눈 앞에 있던 변태XX의 물총구멍..
정말 기분나쁜 기억이에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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