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중학교 2학년 이었을 때 수학시간에 경험한 일이다.
수학선생님은 수업도 재미있게 하고 얼굴도 미남이라
인기가 많았다. 다음주에 결혼하게 되었다.
그날도 재미있게 수업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윤성이가 비명을 질렀다.
"꺄악!"
열심히 수업을 하고있던 선생님과 우리는 모두 놀라서
윤성이를 쳐다보았다.
"왜 그러니? 무슨 일이야? 얼굴이 하얗게 변했네. 어디 아프니?"
선생님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윤성이에게 다가가셨다.
윤정이는 식은땀을 흘리며 빤히 선생님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교실 문을 박차고 나갔다.
교실을 뛰쳐나간 윤성이를 따라 선생님도 달려가셨다.
도망가던 윤성이는 결국 선생님에게 붙잡혔다.
윤성이는 선생님을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부들부들 떨더니
그만 정신을 잃어 양호실로 옮겨졌다.
수학선생님은 윤성이가 걱정되셨는지 양호실에 같이
남아 윤성이가 깨어나기를 기다렸다.
한 시간 후에 겨우 깨어난 윤성이는 수학선생님을 보더니
또 얼굴이 새파래졌다. 그리고 이불을 뒤집어 쓰더니 벌벌 떨기 시작했다.
"선,선생님이 무서워요. 수학선생님이."
양호선생님은 수학선생님을 밖으로 내보내시고 윤성이를 달랬다.
"자, 이젠 나하고 너밖에 없어. 왜 수학선생님이 무섭지?"
"수학선생님 뒤에 여자가 있어요. 하얀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피를 흘리면서 서있었어요.
피를 아주 많이 흘리면서."
그리고 며칠이 지났다. 윤성이는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예전처럼 명랑해졌다.
드디어 선생님의 결혼식 날이 되었다.
그러나 그 날 오후 우리는 정말 놀라운 소식을 듣게 되었다.
수학선생님의 신부가 웨딩드레스를 입고 예식장으로 가는 도중에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것이다.
사고를 당한 신부는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결국 죽고 말았다.
그때 윤성이가 본 것은 수학선생님의 미래 모습이었던 것이다.
독수리거시기의 최근 게시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