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와 조공

미연시다운족 작성일 07.01.17 15:4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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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퍼와서 모아두었던 자료임..

.. 조공. ***
종주국을 향해 제후국이 공물을 바치고 그 댓가로 책봉과 하사품을 받는 것을 의미하며, 그 기원은 주나라의 봉건체제에서 기원한다.
그것이 훗날 동아시아세계로 확대되어 중원의 패자는 조공을 받고 주변국은 책봉을 받는 조공-책봉 체제가 이루어지는데 그것이 과거 동아시아 국제질서의 일반형태였다.

*** 위에 내가 쓴 글은 일반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조공의 정의일 것입니다.
그런데 나는 묻습니다. 과연 조공을 받는 나라에서도 스스로를 제후국이라고 생각했을까요.
그래서 나온 것이 내번과 외번입니다.
내번이란 종주국으로 부터 직접 책봉을 받아서 제후국왕으로 임명된 나라이며, 주나라 시절에 연,노,제,한,위,진,초 등을 의미합니다.
이들은 천자의 곁에 자신의 자식 또는 부하를 보내는 숙위의 의미가 있었고, 때로는 천자의 부름에 응해서 수도로 가서 인사를 해야 합니다.
외번이란 국제질서에서 책봉을 받지만, 제후국의 일에 천자가 직접 간여하지 않는 나라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명과 조선의 관계가 이에 해당될 것입니다.
그럼 고구려는 무엇일까요. 2번 외번일까요. 아니요. 절대 그렇지가 않습니다.
사료해설방에도 내가 자료를 올려 두었지만, 연개소문 시절에 당나라 사신은 고구려 조정에 와서 엎드려 기어가서 절을 하는 포복배복의 예를 올립니다.
고구려가 당나라를 천자국이요 종주국으로 여겼다면 말도 안되는 엄청난 비례를 저지른 것이겠지요. 하지만 고구려가 당나라와 1대 1의 적국이라면 당연한 일이지요.
그럼 간덩이가 부은 연개소문 시절만 그랬냐고요. 아니요. 문자명왕 시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북위의 사신이 오자 문자명왕은 만나주지도 않습니다.
북위가 고구려보다 상위의 국가라면 이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반대로 북위는 고구려 사실을 어떻게 대우할까요. 당연히 외국 사신 가운데 최고의 대접을 해줍니다.
남제국이 왜 고구려를 남제와 똑같이 대접하냐고 따지지만, 북위는 말하기를 고구려가 힘이 세서 그렇다고 말해줍니다.
장수왕과 문자명왕이 죽을 때 북위에서 사당을 짓고 슬퍼해주고 하는 일은 이미 널리 알려진 일이지요.
북위는 만리장성 이동 지역의 패권이 고구려에게 있음을 인정하고 있었고, 고구려는 자신들이 어쩌지 못하는 나라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수 문제도 이점을 이야기합니다. 명분상으로 고구려를 번병이라고 칭하는 것이 실제와 다르니 고집하지 말자고 하지요.
그런데 신하들이 반대합니다. 현실이야 어떠하든 중화인의 명분구조에서는 중원의 패자가 천자이고, 변방은 제후이니 그 명분론을 폐기할 수는 없다. 즉 수나라는 태양이고, 고구려는 태양 주위의 행성이니, 그 질서를 깨뜨릴 수는 없다면서 수문제를 설득합니다.
수문제는 현실적으로 고구려에게 패전한 마당에 굳이 글로서 수나라의 우위를 내세우는 것이 한낮 붓장난임을 알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붓장난이 오늘날 중국학자들에 의해 또다시 왜곡되고 있고, 이땅에 어느 멍청한 집단들에 의해서 고구려가 중원의 국가들에게 진짜 조공을 바친 것으로 오해하게끔 설명이 되곤 합니다.
고구려가 힘이 있는 만큼 위에서 말한 조공과 책봉 체제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사서에 기록된 것이 다 사실은 아니고, 그 기록된 것이 일방의 입장만이 반영된 것이라서 고구려의 입장에서 보는 눈이 결여되어 있다면 오해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이제는 고구려의 눈으로 역사를 봐야 합니다.
중원의 거대한 한제국, 또 서위와 북위 등은 흉노와 돌궐 등에게 조공을 바치기도 했습니다.
나는 북위가 고구려에 혹시 조공을 바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갖고 있습니다.
북위가 왜 고구려에 조공을 주는가? 예끼 이 사람아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것은 북위가 급한 상황 때문에 고구려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때 북위는 실리적인 입장에서 고구려에 대한 우대를 하는 것이지요. 물론 이 경우 엄밀한 의미의 조공과는 물론 다릅니다.
하지만 분명히 알아 두어야 할 것은 고구려 역시 조공을 실제로 하기도 했습니다.
즉 전연이 342년 고구려를 공격하여 미천왕의 시신과 주태후를 빼앗아 갔기 때문에, 고국원왕이 이를 돌려받고자 막대한 세금을 바친 것은 분명 조공입니다.
하지만 이 조공은 목적을 위한 전략적 조공이지요.
마음속에서 우러나와서 상하의 질서가 분명하니 약소국이 강대국에게 조공을 바쳐야 한다는 조선시대 조공과는 분명히 다릅니다.
고구려는 주태후를 돌려받은 이후에는 전연에 조공하지 않고, 전진이 전연을 총공격할 때는 역시 군사를 내어 전연을 멸망시키는데 힘을 씁니다.
그리고 전연에서 도망쳐온 자들을 잡아서 전진에 보내기도 하지요.
국제관계의 기본은 힘입니다.
고구려는 자신의 힘을 믿었고, 힘이 강해지자 스스로 천하의 중심임을 자부했습니다.
그런만큼 조공이란 문제에 있어서 조선과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조선은 두려웠습니다. 강대국인 밍칭(명청)에게 당할까봐 알아서 조공을 바쳤습니다.
하지만 고구려는 그런 일은 없었고, 당당하게 그들과 싸워 승리를 했습니다.
고구려를 너무 과장하는 것도 잘못이지만, 고구려를 중국인들의 시각에 의해 쓰여진 사서에 나타난 아무 생각없는 나라로 보는 것은 더욱 더 잘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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