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그날은 늘 놀던 친구네 집에서 뒤늦게야 집에 돌아가는 날이었을 거에요.
뒤늦게 올라온 엘리베이터를 타고 밑층으로 내려가는 도중에 양 싸이드에 붙어 있는 거울에서
자꾸 뭔가가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죠.
저도 모르게 한 쪽 거울을 응시하면서 거울 안에 안에 안쪽의 거울로 눈이 가는 거에요.
그리고 그 거울 안쪽의 몇겹의 안쪽 거울에서 저이외의 얼굴이 서서히 고개를 내밀며
저릴 잡아 먹을 듯한 포즈로 손을 올려 오는 걸 목격 했습니다.
순간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문이 열렸죠.
멈춘 층은 7층 친구네 집은 12층 이었습니다.
내릴까 말까. 한참 굳은 몸을 벌벌 떨면서 갈등하고 있는데. 7층 중앙 전등이 딱 하면서
들어오는 거에요. 당연히 거기에는 아무도 없었죠.
거의 오줌을 찌릴 정도로 겁을 먹고 벌벌떨고있는데. 문이 조용히 다시 스르륵 닫히면서
내려가더군요.
그렇게 다시 옆쪽 거울을 봤는데. 이번에는 머리뿐만 아니라. 몸까지 쭈욱 내밀고
옆쪽에서 저를 바라보는 모습으로 거울 안쪽의 안쪽에 서 있는 겁니다.
1층에 문이 열리고 바로 뛰쳐나오긴 했는데.
그때 일만 생각하면 아직도 다리가 굳어버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