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초소에서 겪었던 이상한 경험

혜리미남푠 작성일 07.03.13 16:4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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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다른 분들도 다들 말씀하셨지만 저 역시 티끌하나 없이 진실임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전 2000년도부터 2002년까지 양구에 있는 21사단 (백두산 부대)에서 근무를 하였습니다.

때는 2001년 겨울의 어느날이었습니다.

새벽 한시께 근무가 있어 12시쯤 일어나 (짬이 안되던 터라..) 사수의 스키파카를 준비하고

기다리다 근무를 나가게 되었습니다.

부대 출입구는 정문 후문 두군데로 전 후문 근무를 나갔죠.

그 부대는 예전엔 공군부대 지역이어서 항공대였습니다. 때문에 매우 긴 활주로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항공대 시절 착륙을 시도하던 한 중령이 착륙실패를 하면서 사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추모비가 후문에 있었고 한간 소문에는 그 곳에 유골도 있다고 하던데

조문객이 단 한번도 없었던 걸로 미루어 그런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새벽에 근무를 나가면 껄끄러운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수가 없더군요.

아무튼 그날도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사수 부사수 각자의 초소로 들어가 근무를

섰습니다.

근무 시간이 어중간한 시간이라 잠을 많이 못잤던 터라 꾸벅꾸벅 졸았습니다.

한 30분정도 지났을 무렵 왠지 모를 기분에 화들짝 놀라며 눈을 떴습니다.

주위는 조용했고 옆 사수도 자고 있는지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습니다.

일단 잠 좀 깰겸 기지개를 한번 펴고 눈을 비비며 초소 밖으로 나가려던 순간

한 10미터 거리에 단독 군장을 한 그림자가 보였습니다.

누군가 살펴봤지만 너무 어둡고 막 눈을 비비고 난 터라 희끄무리하게만 보였습니다.

전 그냥 사수가 잠이 와서 밖에 잠시 나가 있구나 하고 당시에는 별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사수와 별로 사이가 좋지 않았던 터라 전 한마디 던지지도 않았죠.

초소를 나가려다 다시 들어와 두리번 거리며 누가 있나 없나 살펴본 후 다시 그 자리를

봤는데 한번의 움직임도 없이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는것이었습니다.

순간 의아해진 전 사수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진병장님...?"

아무 대답이 없었습니다.

다시 한번 불렀습니다.

"진병장님...?"

그 다음 순간 전 까무라쳤습니다.

분명히 서있는 그 그림자를 보며 불렀는데 대답은 사수의 초소에서 흘러나왔습니다.

"왜 임마."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손가락 하나 가딱할 수도 없었고 멍하니 사수의 초소를 바라보고만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그 자리를 봤을땐 아무것도 없더군요..

너무나 무서웠던 전 사수와 지통실에 아프다는 핑계로 그 자리를 피했습니다.

그리고 내무실로 들어와 자리에 누웠는데 도무지 그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10여분을 뒤척거리다 도무지 잠이 안와 내무실 밖으로 나가 담배 한대를 꺼내 물었습니다.

그리고 반 정도 피웠을까..

부대 담벼락 뒤 멀리서 한 여자의 웃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굉장히 멀리서 들려오는 목소리 있죠..?

감이 멀다고 해야하나...

그런데 그 웃음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습니다.

점점 깔깔대는 소리가 커지면서 보이진 않지만 부대 담벼락 바로 뒤까지 왔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정말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아무리 사람의 속도가 빨라도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그 소리는 아주 먼곳에서부터

바로 앞까지 왔었습니다...

얼었다고 밖에 표현을 못하겠네요.. 움직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계속 들려오던 웃음소리는 어느 순간인가 부대 담벼락을 따라 또다시 점점 멀어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나도 모르게 소리가 사라지는 쪽으로 점차 고개를 돌려 본 곳은 아주 멀리 보이는 산...

그리고 또 한번 당황케 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산 꼭대기 위에 한개의 불빛이 아른 거리는것이 보였습니다.

몸이 얼어있던 터라 계속 그것을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머리속에는 온통 여자의 웃음

소리가 가득차 있었죠..

그런데 갑자기 그 놈의 불빛이...움직이지 않고 있던.. 산 위의 공방대일거라 생각했던

그 불빛이...

굉장히 먼 산 위에 있던 그 불빛이 불과 2~3초 사이에 옆산 그리고 또 옆산을 지나면서

눈앞에서 사라졌습니다..굉장히 빠른 속도였습니다..비행기라고 착각조차 할수 없는..

아무튼 그 후로 굉장한 고열에 시달렸고 의무대에 입원까지 하면서 고생고생 했습니다..

그리고 5일정도 후에 다시 부대로 돌아와 겪었던 일을 부대원들에게 조심스레 얘기했지만

전혀 믿지 않더군요 ^^;

그 후로 가끔 술마시면서 친구들과 얘기하는 일이지만 아직도 다시 생각하면 머리속이 저려

옵니다..

제가 쓴 글을 봐도 거짓말 같은 얘기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정말 충격이었던 실화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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