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랑 놀러가서 겪은 이야기,,

묵딩크 작성일 07.03.15 16:09:51
댓글 0조회 1,422추천 4

고등학교 때였어요,, 아시는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제가 사는곳은 여수인데 여수에는 해수욕장이 꽤 여러곳

 

있거든요,, 그날도 여름이라 친구놈 2명이랑 저까지 3명이서 만성리해수욕장이라는 곳을 간다고 나섰습니다

 

여수 시내에서 만성리라는 해수욕장을 갈려면 꼭 거쳐야 하는 곳이 있는데 거기가 예전 일제시대에 우리 조상님들이

 

직접 손이랑 곡괭이로 파서 만들었다는 꽤 긴 터널이 나옵니다,, 물론 손으로 파서 무지 투박하고 좁아서 차 한대

 

겨우 지나갈 정도구요 만약 맞은편에서 차 오면 옆에 살짝 파놓은 고랑에 들어가 있던지 아니면 저 밖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차 지나갈때까지요

 

배경설명은 이쯤하고 저희 3명은 한참 혈기왕성할 고등학교 시기라 수영도하고 또 주 목적인 여자친구도 어떻게 한번

 

사귀어 볼려는 목적으로 만성리 해수욕장에 갔습니다.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도 많았지만 저희보다 조금 나이많은 대학생 누나들이 마침 자기들도 남자없이 왔다면서 저희랑

 

같이 놀자고 하는데 저희야 이게 왠 떡이냐며 좋아서 같이 놀았죠,,

 

컵라면하나 달랑 싸온 저희랑은 달리 그 누나들은 고기에 야채에 정말 푸짐하게 잘 얻어먹고

 

이제 최종 목표인 2차를 할 생각에 자리를 옮기자고 하니 갑자기 태도가 돌변하며 잘 놀았다며 자기들은

 

이제 자러 간다는 겁니다

 

저희 3명도 성격도 내성적이고 그다지 활발하지 못한 성격에 거기서 끝까지 이런게 어딨냐고 막 주장도 못하고

 

그냥 누나들 보내드리고

 

남은 저희들은 이제 뭐하지 라는 고민만 하다가 결국 그냥 집에 돌아가자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시간은 이미 새벽 3시가 넘어서 버스는 끊겼고 택시는 왜이리도 안오는지 하긴 3시에 택시를 기다리는것도 무리였습니다

 

어짜피 밖에서 하루자고 갈 작정이었던지라 그냥 셋이 걸어서 시내까지만 나가서 거기서 택시타고 찜질방 가자고

 

결정하고 타박타박 걸어가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터널앞에 서 계시더라구요

 

저희셋이 걸어오니깐 반가워하시면서 혼자 터널 지나가기가 무지 무서워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데

 

저희가 와서 다행이라시면서 같이좀 가자고 하시더라구요

 

저흰 마침 후레시도 있고 해서 (그당시 터널은 안에 조명시설도 없었습니다) 같이 가자고 하고 저희 네명이서 터널을

 

들어섰습니다.. 가운데 서 있던 제 친구놈이 후레쉬로 발아래를 비추며 그렇게 넷이 걸어가고 있는데 아주머니께서

 

내일이 자기남편 제사라서 새벽시장에 나가 남편이 살아생전에 좋아했던 문어랑 굴비를 사러 가신다고 하는데

 

그때까진 하도 피곤하고 정신도 없고 해서 3명다 아무 생각없이 그런가 보다 했습니다

 

근데 아주머니께서 갑자기 울먹이는 목소리로 남편없이 아이들 보살피는게 너무 힘들다시면서 아이들이 불쌍하다고

 

막 흐느끼시는 겁니다,, 너무 피곤한데 갑자기 분위기가 슬픈쪽으로 흘러서 저희3명은 위로해드린다고 좀 분위기를

 

뛰어드리자,, 아주머니는 좀 진정된듯 하시더니 택시운전을 하시던 남편분이 3년전 이시간쯤에 승객을 태우고 가다가

 

이 터널에서 맞은편에 졸음운전 하던 트럭이 그대로 밀고 들어와 어떻게 피하지도 못하고 승객이랑 자기 남편 두분이

 

그대로 돌아가셨다고 하면서 터널을 넓히던지 하지 막 이러시는 겁니다,,근데 이상하게 저희 3명중에 한명인 제 친구

 

큰아버지도 3년전에 이 터널에서 택시를 모시다가 돌아가셨는데 그게 기억이 나서 제 친구가 그 아주머니께

 

"아주머니 저희 큰아버지도 3년전에 여기서 택시 운전하시다가 사고로 돌아가셨어요"하고 후레쉬를 아주머니한테 비췄는데

 

아주머니가 안보이는 거예요,, 제 친구 말로는 그때 그 승객이 큰아버지하고 큰어머니였다고 하더라구요

 

자초지종이 어떻게 된거냐면 3년전 이시간쯤에 갑자기 복통을 호소하던 큰어머니가 택시운전하시던 큰아버지께 전화를

 

하셔서 큰아버지는 만성리부근에 사시던 큰어머니를 태우고 시내에 있는 병원으로 달려가던중에 그만 트럭에 치여서

 

두분다 돌아가신 거였데요,, 아마 저희 생각엔 큰어머니께서 만성리에 할머니랑 같이 살고 있는 자기 자식들이 보고 싶어서

 

이렇게 와보신게 아닐까 하더라구요,, 이상 저의 허접한 글이 생각나 몇자 끄젹어 봅니다

 

반응 좋으면 제 외할아버지 얘기도 다음번에 들려드릴께요,, 좋은하루 되세요^^

무서운글터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