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년전이었나.....내가 재수를 할때였다.
공부는 안하고 친구와함께 리니지에 미쳐서 하루에도 10시간씩 리니지를하고
새벽에나 집에가던 생활이 이어지고, 그날은 이러면 안돼겠다싶어서
친구에게 [야 오늘은 좀 일찍집에가자.....졸립다] 그러자
친구도 게임이 잘 안풀렸는지 그러마 하고 집에갈려고일어섯다.
그때가 새벽 두시쯤..........친구와 우리집은 10분정도 차이였는데,
사거리에서 위로 5분가면 친구집 아래로 5분가면 내집이었다. 그래서
친구와 헤어질때는 항상 사거리에서 담배한대피고 이런저런 이야기를하다가
헤어지곤했다. 그날도 어김없이 쪼그려앉아서 담배한대를 물고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있느데
초등학교...1-2학년쯤 됐을까 꼬마하나가 앞에서 우릴 쳐다보구있는거였다.
새벽두시에 꼬마애가 돌아다니다니....이기 뭐꼬?이러고있는데 꼬마가 와서 말을걸었다.
옆에서 인형뽑기 크레인게임을 하는 친구에게 [나도 그거 잘하는데]
하는것이었다. 과연 꼬마에게는 주머니여기저기 인형들이 가득했다.
[이거 니가가 뽑은거야? 훔친거지? 하나줘바바]
이런 저런 동네 양아치 형처럼보이는 말을 하는데........ 꼬마가 대답했다
[어 이거내가 다 뽑은거야 ....나 오락 디게잘해~~~ ]
꼬마랑 이런저런 쓸데없는 농담따먹기를 하다가, 문득 걱정이 됐다 새벽에 이늠은 뭐하는걸까 여기서
친구가 물었다 [ 야 넌 집이 어디냐 ]
[어 쌍문동] 여기는 장위동이었다. [쌍문동 조낸 멀자나... 너 집에는 어떻게가냐]
[걸어서 가지] 쌍문동까지 어른도 걸어가기 힘든데 어린애가 걸어간다니..............
[여기서 근데 뭐하는데], [우리집에 요기 밑에서 오락실하거든]
그때는 게임방에밀려서 오락실이 없어지는 때였기 때문에 그동네에 오락실은 하나였다. 우리집가는길에 있는
명진오락실......................그래도 형이라고 꼴에 꼬마를걱정해서
[야 형이랑 내려가다 보면 경찰서 있으니까 거기로가자]하고 말했다. 꼬마는
[아니야 아니야 걸어갈수있어~~~] [야 지금이 새벽 2시가넘었는데 거까지 걸어가면 날밝겠다 임마]
하고 친구는 집으로가고 나는 꼬마와 함께 내려가고 있었다. 그 꼬마는 정말로 집에 걸어갈생각인것 같아 보엿다
꼬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내려가다가 우리집으로 들어가는 골목을 이미 한번 놓쳤지만
다음골목에서 꺽으면 됐기에 꺽기전 골목앞에서 꼬마에게 말했다.
[야 절루 좀만 내려가면 경찰서니까 거기가서 집에 데려다달라고 하던지 말던지 임마 밤에 돌아댕기지마]
하고 골목으로 들어갔다............ 그래도 나도 인간인지라 쬐금 걱정이 돼긴했지만 뭐 내 알바아니니...
골목쪽으로 들어가다가 뭔가 으시시한 기분이 들어서 뒤를 돌아봤더니 그 꼬마가
가던길은 안가고 나와 헤어졌던 교차로에서 멈춰서 나를 꼬나보구있는것이 아닌가......
속으로 저런 쑤붕새가 집에 안쳐가고 꼬라보냐....가서 한대 줘박을까 생각했지만 귀찮아서
그냥 집으로 갔다......그 교차로에 꼬마는 내가 보이지 않을때까지 계속 거기 서있었지만
내 알바 아니라는 심정으로 집에가서 자고난 다음날 친구랑 학원을 가기 위해서
어제 그꼬마랑 헤어진 교차로를 지나가는데.........뺑소니 교통사고 현수막이 걸려있는것이었다
[얼래...어제는 못봤는데 저거 뭐냐....] 하고 슬쩍 봤는데
내용은 대충 이랬다.... 사고 날짜는 이삼일 전 새벽 2시30분이었고 10세정도의 남자아이 무슨무슨색 상의 무슨무슨바지..
어쩌고저쩌고 특징 인형을 많이 가지고 있었음......이런 현수막이었는데
인형을 많이가지고있다라....인형을 많이 가지고있다........어제 그꼬마랑 비슷허구만 허허허~~ 이러고 있는데
평소 기억력도 별로 좋지않은내가.....슬적본것만으로 현수막 밑에 전화번호가 외워질줄이야.....
900-9000 .011-011-0111 [히히~~~저런거 신고 하면 사례금 얼마나 받냐~~ 많이 줄라나]
이런 개가튼 생각을 하면서 친구와 만나러 올라가던중 울동네 하나밖에없는 명진오락실을 지나가는데
간판밑에 적혀있는 전화번호 900-9000.................순간 어제만난 꼬마가 했던 소리
자신의 집이 오락실을 한다는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그렇다면 뭐지?
뭔가 섬짓한 기분이 온몸을 지나가면서......꼬마와 헤어졌던 교차로가 사고장소인데
왜 꼬마는 거기서 앞으로 가지않고 멈춰서 나는 지켜보았을까? 혹시 사고장소기에
그곳을 벗어나지못하고 왔다갔다 떠도는것이까? 등등의 생각을 하고 친구에게
이야기했지만 친구는 개풀뜯어먹는소리 하지말라면서 나를 구박했다.........
지금도 겁이없고 그때는 또 한창 겁없이 돌아댕길때엿지만........그당시 나는 한동안
새벽에 밖에 나가지를 못했다...........예전에 겪은 실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