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어느 병사의 일기

노세준 작성일 07.08.23 18:5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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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일기는 월남전 당시 한 부사관의 일기이다.



1966.7.21 베트남 937고지 07:12

찌는듯한 더위에 열대우림속에서 더운 열기가 빠져나가지 않아 모두 지쳐가고 있다.
기후부터 식수까지 우리에게 맞는 것이 하나 없다.
5일간 지속되었던 지구전에서 모두 진이 빠진 상태이다. 평소라면 시덥지 않은 농담따먹기 하면서 놀고 있을 텐데 오늘은 소대원 모두가 침묵이다.

어제의 베트남 소수부대가 야간에 급습으로 많은 사상자를 낳았다.
소대 최선임 병사였다. 김흥주 병장도 전사하여 소대분위기가 저하되어있었다.
2분대 분대장인 내가 할 수있는 거라고는 그저 조용히 탈진한 분대원을 챙겨주는 것 뿐이다.






1966.7.21 베트남 937고지 13:32

전투가 계속지속된 탓인지 물자 조달이 차질이 일어나고 있다.
오늘 오전에 도착해야할 물자역시 매복해있던 베트남군에 의해 소거되어 사기가 떨어졌다.
당장의 식량보다 개인탄 지급이 우선되어야 할텐데....





1966.7.21 베트남 937고지 18:09

부소대장과 소대장이 의견 마찰로 또다시 마찰을 빚었다.
부소대장은 아무것도 모르는 초임소위가 상부명령만 따라서 소대원을 다 죽일 생각이라며 힐난하고
소대장은 군인이라면 목숨보다도 명령이라며 언성을 높였다.






1966.7.22 베트남 937고지 남쪽부근 04:55

고립된지 이틀째이다. 무전역시 현재두절이고 남은 소대원14명 역시 반은 환자이거나 전장 공포로 패닉상태이다. 전쟁이 장기전으로 돌입하여 사상자가 늘수록 소대가 여러번 재편성되어져 갔다. 이번 소대장역시
새로이 부임했던 장교이다.

굉장히 심지가 굳은 사람인데 반해 부소대장은 자기성격을 주체못하는 사람이다. 둘은 처음부터 맞지 않아 소대 간부인 나는 늘 누구 편을 들어야 할 지 몰라 난감할때가 많았다.

베트남군은 지형을 이용한 지구전으로 늘 어딘가에 매복해있다. 우리를 급습하여 덥쳤다.
치고빠지는 전술에 농락당하는 꼴에 부소대장이 이제 못참겠다는 듯이 1분대원을 앞세워 탈추로을 뚫어 보겠다고 하자 소대장은 방어선을 지켜 지키는 것이 임무라며 또다시 싸우기 시작했다.

식수 조달마저 힘들어 여렷이 탈수 증상을 보였다.어제 아침으로 아무것도 못하여 모두 초췌한 모습이다.








1966.7.22 베트남 937고지 남쪽부근 13:21

소대 막내인 이우일 일병은 이제 전시상황에 익숙해지는 것 같다고 한다. 처음엔 총성에 고함에 비명소리에 제대로 눈도 못떠지만 이제는 그런건 두렵지않다고 한다. 옆에서 듣던 한주일 상병이 점점 적응되다보면 시체랑도 애기 할 수있다고 하며 겁을 주었다. 나는 괜한 소리 하지마라며 주의를 주었지만
계속 마음에 걸리는 것 같았다.

소대원이 남은 식량을 두고 싸움이 일어나 자칫 총격전으로 벌어질뻔 했다.
모두들 포위되어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운다는 압박과 군수물자부족으로 초조함에 쉽게 흥분하고 싸우는
계기가 늘어갔다.

여기저기서 담배가 없어서 종이와 잎사귀를 말려서 피웠다.
나는 선천적으로 폐가 약해서 담배가 독이 였다. 부소대장은 꼴초로써 병사들 담배를 빼어피곤했다.

야간에 또다시 소규모 전투가 벌어졌다. 적의 정찰부대가 우리를 확인해보고 갔다.
이제 탄도 다 떨어져가고 모두가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는 것 갔다.
지치다못해 3명의 병사가 베트남군으로 탈영을 하였다.
부소대장은 소대원에게 여기서 딴 생각 품는 놈은 다 죽여버리겠다며 으름장을 놓았다.

막내 이우일 일병이 어제부터 이상해지는 것을 느껴다 혼자서 말을하고 웃기 시작했다. 모두들 미쳤다며
같이 있기를 꺼려 했다. 소대장은 나에게 다른 병사들이 겁내서 사기가 저하될 수 있으니 나에게 잘 관리해달라고 하였다.






1966.7.22 베트남 937고지 남쪽부근 20:11

오늘 밤 이우일 일병과 야간 경계이다. 다른 병사들과 서게되면 사고가 생길수 있으니 나와 함께 서기로 하였다. 달이 무척이나 밝은 밤이다.

이우일 일병은 한참 말이 없다가 어제가 무슨 요일이냐며 물어보았다. 나는 일요일이라고 하자 오늘이 아버지제사라면서 일어나 앞으로 가기 시작했다. 나는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겁이 나서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교대가 되어 오자 부소대장은 나에게 미X놈 XX끼 라며 니가 그러고 소대간부나며서 욕을 해댔다.

소대장역시 짜증내며 질책하였다. 소대원들이 나에게 와서 이우일 일병이 최근 이상했다며 누군가가 자꾸만 자기 물건을 가져간다며 그랬다고 했다고 한다. 그때 소대선임들은 부소대장이 또 뭘 가져갔며 농담으로 넘겼다고 한다.





1966.7.23 베트남 937고지 남쪽부근 09:11

아침에 일어나니 밖이 시끄러웠다.
이우일 일병이 돌아 왔다. 밤새 어딜 돌아 다닌지 몰라도 새벽까지 돌아다녀 이슬에 젖어있었다.
부소대장은 이우일 일병을 발로 차고 때리며 욕하기 시작했다. 소대장역시 구경만 하다가 부소대장 화가 풀리자 나에게 함부로 못 돌아 다니게 나무에 묶어 놓으라고 했다.

이우일 일병은 혼이 빠져 나간 사람처럼 생기가 없고 말도 없었다. 그렇게 맞고도 아무런 저항도 없었다.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걸까?






1966.7.23 베트남 937고지 남쪽부근 09:11

하나둘씩 이상해져가는 것같다. 모두 어딘가에 홀린 것처럼 움직이고 더이상 배고프다는 말도 없었다.






1966.7.24 베트남 937고지 남쪽부근 00:23

야간에 부소대장이 나를 깨워서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놀라지마라며 나에게 소대장이 죽었다고 했다.
무슨말이냐며 묻자 자기도 모르겠다며 밖에 소변보러 나가려니깐 소대장이 대검을 쥐고 자기목을 찔렀다고 했다. 자살이냐고 묻자 그런건 같다고 했다.

나와 부소대장은 소대장 시체를 보이지 않는 곳에 묻고 돌아왔다. 돌아온 나는 이런저런 생각에 잠을 못이뤘다. 부소대장이 죽인 걸까? 아니면 자살일까?.....






1966.7.24 베트남 937고지 남쪽부근 10:56

이우일 일병이 죽은 전우들을 이름을 부르기 시작했다. 광기에 이른 부소대장이 총으로 쏴 죽였다.
그런데도 누구도 뭐라고 하는 사람들이 없었다. 아니 모두 전부 멍한 눈으로 쳐다보기만 했다.

부소대장은 그저 담배만 피워대며 욕을 했다.







1966.7.25 베트남 937고지 남쪽부근 12:56

소대원들이 모여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었다.
자꾸 귀신같은게 보인다고 한다. 죽은 김일병이 귀신이 되어서 돌아왔다는 말도 있고,
베트남군이 마실물에 독을 타고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모두 뭔가가 하나 씩 없어진다고 한다.






1966.7.25베트남 937고지 남쪽부근 12:23

베트남군은 보이지 않는다 정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가 하나씩 미쳐가는 걸 보고 있는 걸까?








1966.7.25베트남 937고지 남쪽부근 14:22

부소대장에게 가서 말을 했다 여기있다가는 다 미치던가 죽는다고 그러니깐 포위망을 돌파해서 탈출하자고 했다. 부소대장은 아무말없이 말린 담배만 피면서 멍하니 하늘만 보고 있었다.
나는 울컥 화가 나 돌아 서자 부소대장이 나에게 물었다.
혹시 자기물건 손 댄적 있냐면서 뭐가 자꾸만 없어진다면서.............








1966.7.26베트남 937고지 남쪽부근 09:23

두려움이 떠나지 않는다. 모두 미쳤다. 병사들이 담배를 두고 싸우다가 총을 쏘며 죽이고 말리던 병사도
다쳤다. 저주가 씌인것 같다. 부소대장은 소대장이 자기물건을 가져갔다며 찾으면 죽이다고 화를 내었다.
소대장은 죽었다고 하자 무슨 소리나며서 나에게 욕을 했다.













다음 일기부터는 읽을 수가 없다고 종이가 심하게 훼손되어 읽을수가 없었다고 한다.
베트남군에 포위되있던 14명의 소대원 모두가 사망한것으로 조사되었고 상부에 보고는 교전중에 전사라고
보고 되었다.




조사했던 군위관과 감찰관및 관계자들이 의문인 것은




포위당한 뒤 다음날 바로 베트남군은
미군의 급습으로 후퇴하여 포위는 풀어져 있는 상태였고
무전상태 상황고려로 상부는 소대가 전멸했다고 판단하여 더이상의 지원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14명의 소대원이 처음 발견됐을 당시 왜 한명이 나무에 매달려 있고
모두 대검으로 자기목을 찔렀는지 알 수없었다고 한다.
일기에 따라 소대장을 시체를 찾아보았지만 이미 누군가가 파헤쳐 없어진 상태였다고 한다.






일기를 작성한 하사관만이 유일하게 권총을 사용한 자살로 판명 나머지 소대원은 서로 총으로 쏴죽이거나 대검을 이용한 자살이였다.






왜 소대원들은 자기 물건이 없어진다고 했을까?

왜 하사관의 물건은 없어지지 않을까?













여기에 의문을 품은 군 관계자들이 나중에 알아낸 사실은



















단지 병사들이 담배로 피웠던 잎사귀에 대마성분이 함유되어 있었다고 한다.

환각속에서 병사들이 자기 물건을 버린걸까?


왜 물건이 없어진지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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