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몇자 적어 볼꼐요....
전 포병입니다. 분과는 관측이고요...
아시는 분은 아시지만 관측분과는 3개월 주기로 GP와 교대를 한답니다...
이번 일은 제가 포대에 있을때의 일입니다.
포병을 나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야간 근무를 설때 사수들 (즉, 포에 대한 지식이 풍부하고 하루종일 포를정비하고 닦고..
암튼 이 사수들은 밥이 없을때도 파워가 조금 있습니다..) 은 제원 장입이라고 해서 야간 중간 중간에도 포에 각을 맞추러
갑니다. 2인 1조로... 그날은 제가 사수 말년 고참과 제원 장입을 하러 나갔던 날입니다.
2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저는 준비를 마치고 행정반에 고참을 기달렸습니다.
내무실에서 고참이 눈비비며 나왔고 저희는 자고있는 당직사관 머리뒤로 가운데 손가락을 날리며 막사를 나와 포상으로
들어갔습니다.
얼핏 보면 포상은 큰 6개의 능이 모여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고참과 저는 하나포 둘포 이렇게 둘이 제원을 장입하고 삼포로 넘어가는 도중에 고참이 말을 걸었습니다.
"담배 하나 피까?"
포상에서 담배를 피운다는 것은 금기 수칙중에도 으뜸! 작은 불씨가 몇백개의 포탄을을 날려버릴수도 있기 때문이죠..
고참말은 곧 법이라 전 당연히 "예"라고 대답했고 불빛이 노출될 수 있으므로 삼포안에 들어가서 담배를 피우기로 했습니다.
포상에 들어가면 우선 포가 다리를 벌리고 포구는 전방을 향하고 있고 그 양옆으로는 탄과 부수물자를 적재할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우리는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불을 붙였고 고참이 저에게 붙을 붙여주려 라이터를 당겼습니다. 라이터에 불이 켜졌고 주변은 라이터 불빛으로 조금 환해졌죠.. 그리고 저랑 고참은 소름이 쫙~ 돋았습니다.
탄을 적재하는 곳 그 기둥 옆으로 살짝 흰색 고무신을 신은 다리 한쪽이 비춰지는 거였습니다.
상체는 기둥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지만 분명히 맨발에 흰색 고무신이었습니다. 275미리..
우리는 "으악~!" 하고 놀라 불붙은 담배를 떨군채 다른 포상으로 미친듯이 달렸습니다. 우리는 방벽 뒤에서 겁에 질려 식은땀만 흘리다 떨군 담배 생각에 정신을 차렸습니다. 만약 불이 포상에 붙는다면 역사에 길이길이 남을 만한 사건이니까요....
결국 밥이 모자란 제가 앞장을 서서 다시 삼포로 갔습니다. 가는 도중에 우리를 찾고있는 후임을 만났습니다.
후임은 불침번을 서는데 두명이 하도 안들어와서 일직병이 가보라고 했답니다.
마침 잘 됐다 싶어 후임을 앞장세워 삼포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더욱 소름이 끼쳐 움직일수가 없었죠.. 우리가 떨군 그 담배가 바닥에 비벼져 꺼져 있는 것입니다.
후임이 아무이상 없다는 소리를 듣고 우리도 가서 확인 해봤죠..
발자국 흔적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우리는 민통선이라 사람이 절대 들어올수 없는 구역이죠..
또 귀신이라 치자니 비벼꺼진 담배가 의문이고... 군복에 군화도 아니고 면바지에 흰색 고무신을 봤을땐 정말... 피가 거꾸로
솟는줄 알았습니다...
과연 뭐였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