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4년전. 제가 군대에서 병장이 되었을 때의 일입니다. 병장이 되서 여유롭게 지내던 어느날, 이상한 꿈을 꾸었습니다.
꿈에서 저는 얼룩무늬 야상에 오렌지색 츄리닝을 입고 아무도 없는 내무반에서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그때 저의 내무반은 복도쪽 출입문이 한개, 그리고 외부로 나가는 출입문 한개가 마주보고 있는 구조로 되어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복도쪽 내무반 출입물이 마치 저절로 열리는 것 처럼 활짝 열리더니, 약간 작달만한 키에 새카만 긴머리에 새까만 원피스, 새까만 스타킹을 입은 얼굴이 새하얀 아가씨가 쓰윽 들어왔습니다.
원래 군인들은 여자들이라면 정신을 못차리리지만 꿈이 워낙 생생하여서 그때 든 생각은 '민간인이 어떻게 내무반에 들어왔지? 당직사관한테 들키면 장난아니게 깨질텐데' 하는 두려움에 그 아가씨를 내보낼려고, 그 아가씨게 다가갔습니다.
"어떻게 오셨죠?" 하며 제가 물으니 그 아가씨는 "김** 상병 만나러 왔어요" 하고 대답을 하더군요. 그런데 그 상병은 저희 소대사람이 아닌 옆의 소대 소속 사람이었습니다. 저의 사무실에 와서 가끔 일도 했었던 김**이라 어느정도 얼굴을 알고 있었죠. 그런데 왠지 그 아가씨가 무섭고, 김**과 만나게 해서는 안될 기분이 팍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 그분 면회갔는데 만날수 없어요 다음에 다시오세요" 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 여자는 제말은 못 들은듯 그 상병을 찾아 아무도 없는 내무반을 계속 돌아다니며 찾아다니는 것이었습니다.
"김** 찾아야 돼..."
이렇게 중얼거리면서요... 그러자 저는 당직사관한테 들키면 이거 박살나겠구나 하는 두려움에 그여자를 잡고 끌어내자는 생각을 하게됐습니다. 그래서 내무반에서 빙빙 도는 여자의 팔을 잡고 끌고나갈려고 하는 순간... 그 여자가 저를 쳐다보며 씨익 웃는 것이었습니다.
그순간 저는 형용할수 없는 두통을 느끼며 쓰러지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때, 갑자기 "최병장님 일어나십쇼" 하는 소리와 함께 제 눈이 번쩍 뜨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벌써 쫄다구들은 이불을 다 개어놓고 있었고 제가 깨질 않아서 억지로 깨웠답니다. 두통은 그 여운과 함께 가시고 있었죠.
아침점호가 끝나고도 너무 생생한 꿈속에서 저는 그 상병을 사무실로 불러내 그 애기를 하니, 무척 놀라며 집에 전화를 하러나갔습니다. 그리고 저는 사무실 책상에 앉아 서류작성을 하는 순간, 오른쪽 손목이 가려운 것을 느끼고 손목을 긁었습니다만, 안에서 무슨 실같은게 간질거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실을 잡아 당겼습니다만, 저는 입을 한참이나 벌리고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제 손목에서 나온건 실이 아니라, 길이가 60cm는 될것 같은 여자 머리카락이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