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기사입력 2008-01-26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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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최지영] 미 과학자들이 박테리아의 지놈(dna로 구성된 유전정보 전체)을 합성으로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미국 j 크레이그 벤터 연구소 연구팀은 58만2900여 개의 박테리아 dna를 조각조각 이어 붙여 이를 인공적으로 합성한 결과를 24일 발표된 과학저널 ‘사이언스’ 최신호에 공개했다.
연구진은 자신들의 연구가 인공 생명체 창조를 향한 3단계 중 두 번째 단계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마지막 단계는 이 인공 지놈을 살아 있는 세포에 주입해 활동하게 하는 것이다. 이들의 연구는 격렬한 윤리 논쟁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팀은 성병을 일으키는 박테리아인 미코플라스마 제니탈리움(mycoplasma genitalium)의 dna를 조각 내 이를 효모 세포를 이용해 복제했다. 그 뒤 실험실에서 이를 이어 붙여 인공 dna 합성에 성공했다. 새 박테리아엔 실험실에서 만들어졌다는 의미로 ‘미코플라스마(mycoplasma) 라보라토리움(laboratorium)’이란 이름을 붙였다. 합성한 박테리아는 한 개의 유전자를 바꿔 애초의 성병 박테리아와 달리 감염성을 없앴다.
바이러스의 지놈을 합성한 적은 있었지만 훨씬 더 복잡한 박테리아의 지놈 합성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 합성한 지놈 중 가장 복잡한 바이러스는 3만2000개의 dna로 이뤄진 것이었다.
연구팀은 인공 지놈을 만드는 기술을 이용해 바이오 연료를 만들거나 독성 폐기물을 청소하는 기능을 지닌 맞춤형 박테리아를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과학자는 인공 박테리아가 새로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한다. 뉴욕 타임스는 “잘못하면 의도와 달리 * 듯이 날뛰는 엉뚱한 생명체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