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에펠탑에 흘러내린 눈물

란의하늘 작성일 08.02.23 23: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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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창 밖의 여인으로 처음 짱공에 글 올렸던 란의하늘 입니다.


먼저 제 글을 읽고 추천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저의 글은 젊은 시절 잠시 머물렀던 파리에서의 에피소드를 기억해가며

쓴 실화임을 말씀 드립니다.


그럼, 두 번째 에피소드를 써 나가겠습니다.


 "프랑스!" 그리고 "파리!"

예술과 낭만, 사랑이 넘치는 환상적인 문화의 도시!

유학 초기 만해도 모든 것이 꿈이요, 기적이며 하루하루가 천국의 나날이었다.


하지만 그리 길지 않았던 유학생활에서 경험한 이상한 일들은

점점 내 마음을 흔들어 놓는 데....


여름의 문턱, 하지만 날은 아직 그렇게 덥지 않았다.

오전 수업을 마치자 특별한 일이 없던 나는

무작정 메트로에 몸을 실었다.


오늘의 목적진 에펠탑!

광장 벤치에 앉아 한 동안 읽지 않던 책도 읽고,

사람구경도 할 겸  탑 근처 전망 좋은 곳에 자리를 잡았다.

책 한 줄 읽고, 사람 한 번 쳐다보며 시간을 때우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펑~하고 타이어 터지는 굉음과 함께

들리는 여자들의 비명소리.

직감적으로 누군가 떨어 졌구나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고,

연이어 광장에 있던 사람들이 순간 한 방향으로 내닫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흐느끼고, 웅성거리고, 뿌연 먼지가 하늘로 치솟았다.

엉켜 넘어지고, 밀고 당기고, 다시 일어나 뛰어가고...

한 차례 폭풍과도 같은 혼란이 몰아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거짓말 같은 정적이 흘렀다.

이제 좀 진정이 됐나? 라고 생각 될 쯤

떨어져 죽은 자를 어느 정도의 간격을 두고 에워싸는 사람들.

그리고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무어라 중얼거리며, 안타까워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 사이에 있는 나!


중년정도로 보이는 뚱뚱한 아랍계의 남자.

더워 보일 정도로 두터운 외투를 입고 있었다.

그의 사지는 뒤틀릴 대로 뒤틀려 제각각 따로 분리되고,

머리는 함몰되어 반 쯤 터져 쪼게 지고 상당한 양의 무엇인가 밖으로 나와

자신의 몸을 적시며 흘러내리고 있었다.

죽은 것이 분명해!

하지만 살아 있는 사람처럼 눈을 뜨고, 내가 있는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애써 외면해 보려 했지만, 끝내

그의 눈동자와 마주쳤고 그대로 시선이 고정되고 말았다.

나의 몸은 경직됐고 그의 눈을 피하고 싶었지만 피할 수 없었다.

마치,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는 듯,

너무나 간절한 눈빛이었다.

순간, 나도 모르게 마음 한구석이 복 받쳐 오르더니,

눈물 한줄기가 뺨을 따라 흘러 내렸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경찰차와 엠블런스가 도착했고,

그의 주검은 여러 명의 사람들에 의해 수습되어 어디론가 사라졌다.

이제 그 곳엔 그가 남긴 흔적만 남아 있을 뿐...


그 일이 있고 , 난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고

그렇게 또 며칠 이 지날 때 쯤,

유학 초기, 내게 많은 도움을 주시던 선배형에게서 연락이 왔다.

 "기분도 전환 할 겸 드라이브나 할까?"

내가 겪은 일을 알고 있는 선배의 속 깊은 배려인 것이다.


신나게 창문을 다 열어 제치고 이리저리 미친 듯 돌아다녔다.

그렇게 달리길 한참, 우리 차 오른쪽으로 에펠탑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였다. 순간 움찔하며 좋지 않은 기억이 뇌리를 스쳤다.

이내 선배가 핸들을 돌려 낯선 골목길로 접어 들고,

난 속으로 선배가 길을 잃지나 않을까 걱정이 됐다.


이리 저리 골목을 누비던 우리 앞으로 커다란 건물이 나타났다.

우회전을 하려는 지 선배는 우측 깜박이를 켰다.

사람이 없어서일까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그래도 이런 골목길에선 조심 하는 게 상책인데....

선배에게 뭐라 할 수도 없고 그냥 속으로만 생각하고 있던 그 때

정면에 놓인 도로 반사경 안으로 갑자기 검은 외투를

입고 있는 건장한 체격의 남자 모습이 보였다.

난 무의식적으로 선배에게

 "사~ , "사람~"  "사람~ " 하며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나의 비명에 놀란 선배는 움찔 하며 우회전을 하자마자 브레이크를 밟았다.

"왜 그래! " "사람이라니?" "어디에 사람이 있다고 그래?"하며

어이없다는 듯이 나를 바라 봤다.


차 앞에 누군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아무도 있지 않았다. 텅 빈 골목만 이어질 뿐.....

반사경으로 목격한 사람은 대체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재빨리 차에서 내려 그가 사라질 만한 곳을 찾기 시작했다.

심지어 바닥에 무릎까지 꿇어 가며 차체 아래까지 뒤져 보았지만

도저히 찾을 수 가 없었다.

나의 그런 행동을 묵묵히 지켜 만 보던 선배는 자신은 아무 것도 못봤다며

내가 잘 못 봤을 거라며 위로의 말을 건 냈다.

그래, 어쩌면 선배 말대로 내가 잘못 봤을지도 몰라.

내가 예민해져서 헛것을 본 것일 수 있지.


하지만, 어쩌면 에펠탑에서 죽은 그 남자의 영혼이 내게 못 다한 이야기를

하기위해 그곳에서 날 기다리고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


-그럼 이상으로 저의 두 번째 에피소드를 마칩니다.

댓글 중에 소설필이니, 퍼왔니하는 말씀은 제 글에 대한 과찬의 평가로 여기고

그냥 무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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