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어렸을때 일인데 아직도 가끔씩 생각날때면 등골이 오싹해집니다..
국민학교 댕길때 우리동네에는 조그만한 오락실이 하나 있었습니다.
기껏해야 20대 남짓한 오락기가 전부인...
그때는 지금처럼 피씨방이란건 아예 없었고, 오락실도 많이 없던 때라
학교를 마치면 친구들과 제일먼저 뛰어가는 곳이 오락실이었습니다.
근데 그 오락실 주인이 쫌 괴팍했죠... 나이쫌 든 영감인데.. 오락기 버튼을 쫌만 쌔게 누른다 싶으면 욕을하고
걸레를 집어 던지질 않나,,;; 그때는 오락기 한대 가격도 만만치 않고 어린애들 상대라서 막대했습니다.
오락실 주인의 오락기에 대한 애정도 각별했죠.. 맨날 쓸고 걸레로 딱고..
우리는 그 주인을 뒤에서 엄청 씹어댔죠.. 별명까지 지어 부르면서.. 주인이 대머리 영감이었거든요..ㅎㅎ
그러던 어느날부터 주인이 안보이고 주인 아들이란 사람이 환전해주는 곳에 있는겁니다..
들리는 소문에 주인이 병에 걸려서 죽었다고 하더군요..
안됬다는 생각을 하면서 한편으로는 이제 주인 눈치 볼일 없다는 생각에..
근데 어느날 비가오는날이었는데 해가 질때쯤이었을 겁니다..
친구랑 오락실에 갔습니다. 마침 오락실에는 사람이 몇명 없더군요..
우리는 냉큼 그당시 최고의 인기였던 스트리트 파이터2란 게임을 할려고 오락기를 켯습니다.
그 게임을 해보신분은 아시겠지만 첨에 키면 로고 나오기전에 남자 두명이 주먹다짐을 하고 있고
뒤에는 구경하는 사람들이 쭉 있습니다. 그러면서 화면이 위로 올라가고 게임 로고가 나오죠..
친구랑 돈을 넣을려고 화면을 보는데 화면에 이상한 시커먼 물체가 보이더군요..
지금 글쓰면서도 그때 장면이 생각 나서 소름이 돋네요..;;;;
구경하는 사람들 머리 위로 저승사자 옷 비슷한 시커먼 옷을 입은 대머리 사람이 둥둥 떠 있는겁니다..
눈은 오락기 앞에 앉은 우리를 쳐다보며... 원래는 그런게 없거든요...;
자세히 보니까 오락실주인이랑 아주 많이 닮아 있었습니다.. 친구랑 멍하니 로고가 나올때까지 쳐다보다가
기겁을하고 뛰쳐나왔습니다..
"너도 봤나 오락실 주인?" "어 시커먼 옷입은거 둥둥 떠있는거.."
그때 그게 단순히 게임상에 오류로 잘못 나온 화면일지도 모르지만,, 어린마음에 그때 악몽도 꾸고 어두운곳을 갈때
쑥 나타날것 같고 꽤나 충격적이었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