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 1편 추천해 주신 분이 계시네요.. 첫추천 감동감동 ㅠㅠㅠㅠ
감사드리구요~ ^^
2편도 재밌게 읽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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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소 안으로 들어가보니..
아니나다를까..
을씨년스럽게 널부러진 책상과 바람을 막으려고 창문에 붙여놓았던 비닐이 찢어져서 바람에 펄럭이고 있을뿐
아무도 없었습니다..
저는 이 운전병이 저한테 장난치느라고 그런줄 알고..
아 이 자식이 결국 헛걸음 시키네 투덜투덜하며 운전병한테 한소리 해줄 생각으로 창밖을 내다봤습니다..
그런데 이 운전병이 하는 소리가..
- 운전 - 오병장님.. 제가 거기 사람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싸인 하셨습니까??
- 오랑 - 아~~ 이 자식 장난 그만쳐.. 아무도 없는데 고참 헛걸음 시키고 있어.. 너 나 아니라 딴놈한테 이랬으면
아래 다 집합이야 임마 ㅋㅋㅋㅋㅋ
- 운전 - 예??
이놈이 이러면서 저를 쳐다보는데 눈의 촛점이 저를 보는게 아니라 제 왼쪽 뒤를 바라보고 있는 겁니다..
아무리 제가 겁이 없고 귀신같은거 안믿는다 해도 그 순간 등뒤가 오싹해지더군요..
- 오랑 - 이자식아 너 자꾸 그러면 나 정말 화낸다.. 그만해..
이렇게 큰소리를 치긴 했지만 정말 왼쪽 뒤가 오싹오싹한 기분이 들면서 정말 등골이 선다라는 느낌이 확 들었습니다..
고개를 돌려 확인할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 때 바로 옆 대공초소에서 밖에서 우리가 떠드니까 무슨일인가 하고 한 근무자가 밖을 내다보더군요..
저는 옆 대공초소에서.. 운전병은 차 옆에서.. 원래 근무를 서는 대공초소의 근무자를 바라보았는데
그 근무자가 저를 바라보더니.. 아니 또 정확히 말하면 제 옆을 바라보더니 엄청난 소리로 비명을 지르더니
저에게 총을 겨누는 겁니다..
첫발은 공포탄이라는걸 알고있으면서도 얼마나 식겁했던지..
저희 부대는 최초 3발은 공포탄, 그 이후는 실탄을 넣었거든요..
등뒤보다 이제 앞의 총에 놀라 쓰러질뻔 했습니다..
저도 공포탄이 화약이 터져 소리만 나는 걸로 알고 있지만..
군대에서 교육받을때 공포탄도 근거리에서 맞으면 충격이 꽤 있다고 들었고..
또 공포탄이든 실탄이든 탄약이 든 총이 자신을 향에 겨누어져 있을때의 공포는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은 모를겁니다..
그 근무자는 손은 부들부들 떨고 있고.. 못볼것을 본 것처럼 하얗게 질린 가운데..
총을 저에게 겨누고 암구호를 묻더군요..
처음 그 대공초소 순찰을 할 때 저는 암구호에 대답을 했고, 또 너무 당황한 나머지 암구호가 떠오르지 않아 대답을 못하는데
다시 암구호를 외치듯 물어보더라구요..
저는 당황해서.. 잠..잠깐만 이러면서 말까지 더듬고 있는데 이 근무자가 총을 철커덕 장전하는 겁니다..
저는 온몸이 얼어붙는 느낌이었죠..
순간 저는 '이자식이 쏜다' 라는 느낌을 받으며 대공초소 아래로 뛰어 내렸고..
제가 뛰는 순간 그 근무자는 제가 서있던 위치를 향에 공포탄을 발사하였습니다..
- 탕~~~~~~~~~~~~~~~~~~~~~~~~~!!!!!!!!!!!!!!!!!!!!!!!!!!!!!!! -
밤에 적막한 부대에서 듣는 총소리는 얼마나 크게 들리던지..
산에 사격할때 낮에 듣는 총소리도 크지만.. 조용한 밤에 부대에서 울리는 총소리는 정말
훈련소에서 수류탄 투척할때 수류탄이 터지며 산을 울리던 그 소리보다 체감상으로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뛰어내리며 바닥을 몇바퀴 굴렀고 엄청난 총소리와
아파트 2층 높이는 넘던 그 높이에서 아무런 준비없이 뛰어내린 충격에
눈앞은 하얘지고 순간 정신이 오락가락하던 중이었습니다..
- 운전 - 오병장님!!!!!!!!!!!! 괜찮으십니까??!!!!!!!!!!!!!!!!!
이놈의 외침에 저는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저에게 총을 쏜 근무자가 있는 대공초소를 보니..
함께 근무를 서던 다른 근무자가 그 근무자의 손을 잡고 힘으로 누르고 있었습니다..(초소 경계근무는 2인 1조로 섭니다.. ^^;)
저는 얼른 이 상황을 수습해야 한다는 생각에 근무자들이 있는 대공초소로 올라가 그 근무자들이 속해있는 대대로
초소의 딸ㄸ ㅏㄹ ㅣ(군대에서 쓰는 유선통신기기를 이렇게 불러요 ㅡ.ㅡ;; ㅋㅋㅋㅋ)를 이용해 유선통신을 날렸습니다..
이 딸ㄸ ㅏㄹ ㅣ라는게 또 한회선밖에 연결이 안되서 어쩔수 없이 저희 본부근무대가 아닌 그쪽 대대로 연락을 했죠..
- 오랑 - 충성!!!!!!!! 본부근무대 일직하사 병장 오랑입니다..
- 대대 일직사관 - 방금 뭐야!!!!!!!!!!!!!!!!!!! 누가 발포한거야??!!!!!!!!!!!!!!!!!
- 오랑 - 초소 근무자가 공포탄 한발 발포했습니다.. 사상자는 없고 자세한 경황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직접 오셔야 할 것 같습니다.. 사령부 상황실과 본부근무대에 연락을 해주시고 이리 와주시기 바랍니다.. 충성~!!!!!!!!!!
급한 상황을 정리하자 이제 주변 상황이 좀 눈에 들어오더군요..
공포탄을 발포했던 근무자는 그때까지도 하얗게 질려 횡설수설하고 있었고..
다른 근무자는 그 근무자보다 후임인지 어쩔줄을 몰라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와 함께 돌던 운전병은 아직도 옆 대공초소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제서야 옆 대공초소를 쳐다보았고..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긴장이 탁 풀리며 무릎과 허리에 엄청난 통증을 느꼈고 저는 바닥에 주저앉았습니다..
- 오랑 - 야!!!!!! 운전.. 나 너 데리고 순찰 돈거 간부한테 걸리면 엿되니까 너 먼저 복귀하고.. 나중에 얘기하자.. 빨리 복귀해~
- 운전 - 예?? 예..예!! 알겠습니다.. 충성!!
이놈은 자리를 떠나면서 까지 한번 더 옆 대공초소를 쳐다보았고..
저는 그 근무자의 대대 일직사관과 본부근무대 일직사관..사령부 일직사령..
다음날 아침 사령부 상황보고시 사령관에게까지 제가 겪은 일을 최대한 객관적이고 현실적으로 반복해서 이야기해야 했고..
밤새 한숨도 못잔 저는 내무실에서 근무오침을 하던 중 극심한 요통으로 국군원주병원으로 후송되었습니다..
대공초소에서 뛰어내릴때의 충격으로 허리를 심하게 삐끗하였고.. 무릎에 역시 무리가 갔지만..
다행히 통증에 비해 큰 부상은 없어 이주간의 입원치료후 자대로 복귀하였습니다..
부대에 복귀하자마자 저는 그때 순찰을 같이 돌았던 운전병을 찾았습니다..
- 오랑 - 야~~ 나 저승에서 돌아왔다..ㅋㅋㅋㅋ
- 운전 - 충성!!!!!! 오병장님 몸은 괜찮으십니까?? 고생하셨습니다.. 복귀 축하드립니다..!!
- 오랑 - 축하는 무슨 병원이 천국이더라.. ㅋㅋㅋ 근데 너 그때 뭘 본거냐??
운전병 얼굴이 순간 어두워졌지만 곧 쾌활하게 얘기하더군요..
- 운전 - 말도 마십시요.. 저 그때 이후로 다시는 일직하사 순찰도 안돌아주고 그 근처 얼씬도 안합니다..
분명히 근무자 복장이었는데.. 군복이 조금 다른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습니다.. ㅋㅋㅋㅋ
- 오랑 - 이자식아.. 아직도 그 타령이냐?? 내가 확인했을때는 분명히 아무도 없었다고.. 그럼 얼굴은 봤어??
- 운전 - 오병장님 뒤쪽에 누가 있긴 했는데.. 아래서 얼굴은 안보였습니다..
아마 옆 대공 초소 근무자는 얼굴까지 볼 수 있었을 겁니다.. 한번 가서 물어보십시요..
- 오랑 - 아서라.. 나한테 총쏜놈 얼굴 보면 한대 갈기고 시작할걸..ㅋㅋㅋㅋ 누구땜에 거기서 뛰어내려 이고생을 했는데 -_-+
결국 전 그 당시 근무자를 찾아가지는 않았고..
대체 그날 거기에 뭐가 있었는지.. 옆 대공초소 근무자는 무엇을 봤길래 하얗게 질려 공포감에 총까지 발포했는지..
많이 궁금하긴 했지만.. 저한테 총까지 쏜 놈 얼굴을 맨정신으로 다시 보고 싶지는 않더라구요..
부대에 복귀했을 당시 전 한달 좀 넘으면 전역하는 말년이었고.. 또 부상을 핑계로 한동안 매일같이 내무실에서
빈둥댈 수 있었습니다..
평소처럼 내무실에서 빈둥대던 어느날 행정보급관이 절 찾더라구요..
복귀 후 행보관은 항상 저에게 나이롱 환자라면 잔소리를 해댔었지만.. 그래도 말년대우를 해준다고 잔소리에서 그칠 뿐
실제로 갈구거나 일을 시키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저도 그걸 알기에 행보관이 심심해서 말상대나 하자고 부르는 줄 알고 활동복 차림으로 슬슬 찾아갔습니다..
- 오랑 - 충성!!! 병장 오오랑 왔습니다.. 왜 또 부르십니까.. 저 허리 아픕니다.. 아오.. 죽겠네 ㅋㅋㅋㅋㅋㅋ
- 행보관 - 이자식이 빠져가지고 행보관이 부르면 정복으로 뛰어와야지!!! 활동복에.. 너 머리는 언제 감았어?? 떡진거 봐라..
- 오랑 - 저 허리 아파서 씻을 힘도 없습니다.. 또 행보관님 심심하니까 놀아달라고 부르신거 다 압니다.. ㅋㅋㅋㅋ
- 행보관 - 아주 말년이라고 친구 먹어라 이자식아~!! 거기 앉아봐.. 그날 사고 당한날 별 일은 없었냐??
- 오랑 - 별일 많았죠.. 허리 다치고 무릎 다치고.. 난생 처음 투스타 앞에서 상황보고도 해보고.. ㅡ.,ㅡ
- 행보관 - 짜식.. 별일 없었나보구나.. 거기 너 사고당한데.. 대공초소 2개가 붙어있잖아??
너정도 짬밥이면 그거 이상하다고 생각한적 있지 않아??
행보관은 거기 왜 대공초소가 2개가 붙어있는지 저에게 자세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원래 거기에는 지금은 쓰지 않는 대공초소 1개만 있었다고 합니다..
언젠가 그 대공초소에서 사고가 일어 났는데..
병장과 일병이 함께 경계근무를 서던 중 일병이 병장 입에 공포탄 3과 실탄 1발을 발사, 이후 자신의 머리에 실탄 1발을
발사하여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고 합니다..
사실 그 둘은 부대에서 알아주던 친하고 돈독한 선후임 관계였는데
그날 그 초소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런 사고가 발생했다고 합니다..
사고 이후 한동안 그 초소는 사용되지 않았는데.. 사실 부대에 있는 초소들은 전략적으로 각각 필요한 위치에
세워지게 되 있어서 그 초소를 계속 비워둘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 사건을 직접 부대에서 경험한 모든 병사들이 전역한 2년 이후부터 다시 그 초소에서 경계근무를 서게 했는데..
이후 몇몇 병사들이 그곳에서 근무를 서다가 무언가를 보고 겁에 질려 근무를 거부하는 병사들이 생겼다고 합니다..
또 어떤 병사들은 저처럼 -_-++++++ 뛰어내려 부상을 입는 경우도 있었구요..
그래서 부대에서 안되겠다 싶어 그 초소 바로 옆에 새로운 초소를 세워 그 초소를 대신하게 하였다고 합니다..
그럼 제가 다친 그 날.. 옆 대공초소에서 근무를 서던 근무자는 무엇을 본 것일까요..
머리에 총을 맞은 사람의 모습을 본걸까요..
그렇다면 그건 죽임을 당한 병장일까요 자살한 일병일까요..
병장과 일병이 죽은 그날.. 그 초소에서는 대체 무슨일이 있었길래 사이가 좋던 그들이 그런 참극에 휘말리게 되었을까요..
제가 경험한 당사자이지만..
사실 제 두눈으로 똑똑히 본건 하나도 없기에 아직도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뚜렷하게 결론을 내릴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 사건을 겪은 그 날.. 저와 운전병, 근무자 2명 총 4명 중..
2명은 무언가를 보았고 2명은 보지 못했습니다..
어느 쪽이 그 당시 상황을 똑바로 바라본 것인지는 50:50 이네요..
그 때 부상의 후유증으로 아직도 허리가 욱신거릴때가 있는데..
그럴때면 아직도..
그 부대 안에서는 그것을 보는 사람들이 또 있을지.. 궁금해질때가 있습니다..
궁금하긴 하지만 다시 부대를 찾아볼 것도 아니고..
뭐.. 남자는 전역하면 부대 쪽을 향해서는 오줌도 안 싼다고 하잖아요..ㅋㅋㅋ
평범했던 군생활의 평범하지 않았던 하나의 추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오랜만에 끄집어내 본 기억의 단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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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다보니 생각보다 길어졌네요..
처음 글을 쓰다 보니 어떻게 스토리를 끌어가야 하는지도 몰라서 루즈해진것도 같고..
다시 찬찬히 읽어봐도 역시 별로네요.. ㅠㅠ ㅋㅋ
글재주 있으신 분들 부러워요 ㅠㅠㅠㅠ 경험한 일들중에 좋은 소재는 많이 있는데 소재를 살리지 못하는 허섭함 ㅠㅠ ㅋㅋㅋ
그래도 뭐.. 재밌게 보신 분들도 계실거라고 생각합니다..
글도 앞으로 쓰다보면 조금씩은 늘 수 있겠죠?? ㅋㅋㅋ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구요~
주말인데.. 다들 즐거운일 가득하시길 바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