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있었던 이야기.

mingary 작성일 08.04.12 09:5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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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짱공유 들어와서 이런저런 글 읽어보니 재미있군요. 제가 원래 무서운 이야기는 잘 안 읽습니다.

 

어쩌다 여기 와서  보니까 군대이야기가 좀 많군요. 씨리즈 형식으로 쓰는 글도 있고, 무서운 이야기를 연재식으로

 

재미있게 잘 쓰시네요. 그러다 언듯 군대 이야기가 생각나서 한번 적어볼려고 합니다.

 

저의 이등병때, 그러니까 자대배치하고 얼마 안되서 이야기입니다

.

저는 경남 의령 독립중대에서 생활했는데 후방이라 소대인원이 10명정도밖에 안됩니다.

 

완편이 아닌 간편이죠. 제가 배치된 소대는 화기소대였는데 큰내무실에 1소대와 같이 생활하고 있더군요.

 

와서 2주일을 대기상태로 보내는데 이상하게 일주일에 한두번은 1소대분대장이 가위에 심하게 눌리는 겁니다.

 

전 대기상태이고 아무것도 하는 것 없이 앉아서 보냈기때문에 밤에 잠도 잘 안왔죠. 그래서 반대편침상의 1소대

 

분대장이 괴로워하는것이 똑똑히 보이더군요. 그 다음날 그 분대장이 분대원들에게 또 가위눌렸다고 얘기하는데

 

분대원들도 또입니까 하는 식으로 그다지 놀라지도 않더군요. 가위눌리는 것은 1소대 분대장의 전통이라고까지

 

얘기하더군요. 가위눌리는 거니까 저도 별거 아니겠지 생각했는데...그렇게 2개월가까이 지나고 가위에는 변함없이 계속 눌리

 

더군요. 원체 약한사람인가 하고 생각했죠.

 

한번 눌리고 나면 다음날 멍한상태가 되곤해서, 좀 이상하긴 했습니다. 그러다 유격을 뛰는  6월달이 왔죠.

 

그힘든 유격장에서의 훈련이 다 끝나고 야영을 위해 인근산으로 옮겼습니다. 야간 훈련뛰기 전에 좀 깜깜했는데

 

전 소대 다 모이고 잠깐 쉬는 쉬간이 왔죠. 거기서 1소대 분대장의 가위눌리는 이야기가 또 나왔습니다.

 

검은형체의 눈 코 입도 안보이는 귀신같은 것이 발목서부터 지끈지끈 밟고 올라와 마지막에 목을 조른다는

 

이야기였죠. 그 이야기가 갑자기 끝나자 갑자기 앞에 서있던 중대장이 얼핏 들었는지 1소대분대장한테 와서

 

다시 한번 얘기해 보라는 겁니다. 그리고 다시 가위 눌리는 이야기를 하니까 중대장이 잠깐 침묵에 잠기더니

 

자기도 똑같이 1주일에 한두번씩 눌린다는 겁니다. 그것도 부대에서 당직 근무 설때마다. 거기까지 말하고

 

자세한 것은 훈련끝나고 보자고 하더군요. 그리고  유격 다 끝나고 며칠있다 중대장이 분대장을 불러 자세한

 

이야기를 서로 했습니다. 이야기 다 끝나고 1소대분대장에 내무실로 올라와 중대장과의 이야기를 자세히 해주더

 

군요. 결론은 중대장이 당직근무설때 그날 1소대분대장도 서로 같이 가위에 눌린다는 것이었습니다.

 

둘이 같이 근무설때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서로 떨어져서 중대장이 당직근무설때 중대장은 행정실에서

 

1소대 분대장은 내무실에서 비슷한 시간대에 가위에 눌리는 것이었습니다. 똑같은 방식으로.

 

중대장도 제가 자대 오기 몇개월 전에 온 사람이라 부대의 자세한 사정을 몰라 대대까지 가서 원사에게 물어본 모양입니다.

 

그리고 부대에 오더니 느닷없이 우리 화기소대 1소대 내무실을 뜯어고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4.5년 전에 1소대 내무실에서 신병이 와서 죽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1소대 신병이 와서 얼마 안되 혹한기훈련을 뛰는데

 

신병이 열이 너무 심하게 나서 도저히 훈련을 못 뛰겠다고 했답니다. 그런데도 그때 1소대 분대장과 중대장이 별로 신경도

 

안쓰고 무리하게 혹한기를 뛰게 했는데 훈련까지는 어떻게 잘 넘겼는데 부대에 와서 죽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 중대장은

 

다른데로 짤리고 했던 큰 사건이 있었다고 합니다.

 

중대장이 당직근무를 서고 1소대분대장이 신병상태 신경도 안쓰고 편하게 내무실에서 자고 있던 때에 그 신병이

 

죽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혹시 원한을 참지 못해 이렇게 똑같이 그 후의 중대장들이 당직근무 설때만  중대장과

 

1소대 분대장을 가위눌리게 해서라도 괴롭히는 것이 아니냐 하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그 다음날로 내무실에서 크게 제사 지내주고 바로 침상을 다 뜯는 공사에 들어갔습니다.

 

그렇게 다 뜯고 보니까 우리 화기소대쪽 침상은 괜찮았는데 1소대쪽은  침상 밑에 물이 흐르는 것이었습니다.

 

잘때 밑에 수맥이 있으면 안좋다고 하는 것이 무슨얘기인가 했는데 그때 절실히 느꼈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분대장쪽은 거의 고여있다 시피 했구요. 물이 나왔을때는 그땐 우리 소대나 그쪽 소대나 정말

 

섬뜩했습니다. 그렇게 내무실을 깨끗하게 뜯어고치고 다시한번 그 죽은 신병에게 빈 다음 자는데 그 이후론

 

중대장한테나 1소대분대장한테나 심하게 가위눌리는 것은 없었습니다.

 

여기까지가 저의 이등병때의 무서운 이야기 입니다.  그 이후로 제가 분대장이 됐을때는 신병이 들어올때마다

 

들려주는 전설로 변했죠. 아직도 밤마다 억울하게 죽은 분을 이기지 못해 신병만 노리면서 부대을 배회하고 다

 

닌다는 등, 이렇게 저렇게 각색해서 신병을 쫄게 만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별로 섬뜩한 이야기도 아니고 재미없을수도 있는데 왠지 이 이야기를 꼭 남기고 싶단 생각이 들더군요.

 

여기까지 힘들게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오늘 하루 잘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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