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이야기 (펌)

Toelle 작성일 08.08.21 22: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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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오래된 일이라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소름 끼치고 황당했던 일이에요.

 

 

어느날 대낮에 한 꼬마아이가 제가 살던 아파트 8층에서 떨어져 즉사하는일이 생겼어요.

 

그때 마침 저희 엄마가 장을 보러 가셨다가 아파트로 올라오는 길에 그 꼬마아이를 봤구요.

 

그때 그 애 모습은 흰 셔츠를 입고 파란색 바지를 입고 구조대에 의해 실려가는 상황이었는데, 뇌가 안으로 터진건지 피 한방울 흘리지 않았더랍니다. 얼굴만 새파랗게 질려있었구요

 

엄마는 그때 죽은 사람의 모습을 처음 본거라 무지 섬뜩하더랍니다.

 

그리고 한가지 이상했던 점은, 나중에 수사로 밝혀진거였지만, 꼬마아이가 뛰어내리기전에 신발을 먼저 밑으로 떨어뜨린후에 그 애가 떨어졌다는 겁니다.

 

사고당시 그 애의 엄마는 잠깐 볼일을 보러 나간 상태였고 그때 아이는 낮잠을 자고 있었답니다.

 

아이 엄마가 볼일을 보러 나간 시간이 채 삼십분도 되지 않았는데, 그 잠깐 사이에 아이가 낮잠자다 귀신에 홀린건지 어쩐건지 그런 사건이 터진거지요. 물론 집안으로 누군가가 침입한 흔적도 없었구요. 말 그대로 애가 스스로 떨어진거죠.

 

아이 엄마가 얼마나 당황했겠어요. 잘자던 아이가 돌아와보니 싸늘한 시체로 실려가는데.

 

사고가 발생한 후 애 엄마는 며칠간을 정신나간사람처럼 밤에 아파트 외부를 혼자 돌아다니면서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아무튼 한동안 아파트가 좀 소란스러웠어요

 

그때 제 나이가 중 3이라 늦게까지 공부를 하고 집에 들어가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우리 아파트 엘리베이터에는 옆쪽에 창고가 하나 있거든요. 자전거나 청소도구 같은 잡다한 것 넣어두는 용도로 만든 창고라는데 항상 문이 반쯤 열려있거든요.

 

그날도 아무 생각없이 창고 쪽으로 몸을 틀어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데 갑자기 창고에서 노래소리가 나는거에요. 그것도 꼬마아이의 어눌한 노래소리 (아시죠...부정확한 발음에 어눌한 음정).


 

"일출봉에.... 해뜨거든.... 날 불러주오~ 월출봉에..... 달 뜨거든..... 날 불러주오~기다려도 기다려도........ 님......... 오지 않고...."

 

이 노래 아시죠?  저 노래가 나긋나긋 하면서도 어눌한 발음의 아이목소리로 울리듯 퍼지는데 너무 소름이 끼치더라구요.

 

그렇다고 제가 창고문을 열고 확인할 정도로 간이 큰 사람도 아니거니와 막상 그런 상황에 닥치니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서있게만 되더라구요. 그냥 아무 생각도 안나고 머리속이 새하얘져요.

 

도망갈 용기, 소리지를 용기...이런것도 없어요. 그냥 일시정지 된것 같아요 상황이.

 

티비에서 보던 공포영화처럼 "거기 누구 있어요?" 뭐 이런거?

절대 못합니다. 그냥 멍해져요 정말......

 

그때 시각은 밤 열한시 넘은 시간이었고 시골에 있는 아파트라 밤아홉시만 되도 아파트 주위에사람이 별로 없었어요. 

빨리 엘리베이터가 내려오기만을 기다리는데 그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지더라구요.

 

후다닥 엘리베이터에 타고 (그때까지 노래는 계속 들림) 10층을 누르는데 문 닫히기전에 저 기절할뻔 했어요.

 

갑자기 그 창고에 문이 확 열리면서 한 아이가 후다닥닥 계단으로 뛰어 올라가는겁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데 그 다다닥 뛰는 소리가 너무 생생하게 들렸어요.

 

정말 한겨울에 식은땀이 나고 현기증까지 났어요. 정말 너무너무 무서웠어요.

 

더 무서웠던건 한겨울이었는데 잠깐 본 그 아이의 뒷모습이 반팔티에 파란색 반바지였다는거.

 

10층에 내리면 그 애가 서있을거 같다는 생각이 계속 들어서, 비상 버튼을 누를까 소리를 지를까 정말 별별 생각이 다 들었어요.

 

한층 한층 올라갈때마다 그 쿵쿵 거리며 따라오는 발소리 정말 .......

 

그러고 10층에 겨우 내리고 무조건 문을 두드렸어요. 엄마가 왜그러냐고 막 놀래시는데 저 주저앉아 한참을 멍하니 있었네요 ...그런데 정말 10층에서 내리고 발소리가 딱 끊겼어요.

 

그런일이 생기고 당분간은 무서워서 엘리베이터를 못탔어요 항상 엄마보고 데리러 오라고 하고.

 

한 몇달간을 그렇게 지낸것 같네요. 제가 공부 스트레스 때문에 그런 압박감에 환각을 본걸수도 있지만 정말 그 노래소리랑 다다다닥 뛰는 소리는 정말 아직도 기억에 생생해요.

 

그 아이가 실제 떨어져 죽은 그 아이였는진 모르겠어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아파트에 살았던 그 나이대의 꼬마애라고는 그 죽은애 밖에 없었다는거랑 엄마가 말해준 죽은애가 입었던 옷 색깔이랑 너무 맞아떨어졌거든요.

 

전 아직도 귀신을 믿지는 않지만 그때의 일은 지금 생각해도 너무 이상하고 이해가 안되요.

 

그리고 저 노래... 요즘도 가끔 한번씩 들릴때마다 너무 소름끼치고 무섭고 고등학교 음악시간에 배울때도 정말 악몽이라 생각될정도로 듣기 싫었어요. 계속 그 애가 부르던 소리랑 오버랩 되는것 같아서..

 

너무 생생했어요 그 노래소리는.

 

일출봉에 해뜨거든..

날 불러주오..

월출봉에 해뜨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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