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야기는 웃기실 수 있으나 저한테는 오싹한 경험이라 한번적어봅니다.
물론 제 친구들은 웃었구요 ㅋ..
예... 올림픽 끝날 쯤이였네요. 한국이 7위였나 6위였나 별로 관심도 없었지만 올림픽 핑계로 또 친구들끼리
모여 술자리를 갖게 되었습니다. 8시에가서 나올때가 두시인가 한시였으니 꽤 많이 마신 편이였죠.
근데 왠지 그렇게 퍼 마셨는데도 가끔 눈앞이 어질어질 하기만 하고 정신은 말짱했습니다.
덕분에 술냄새 푹푹 핑기면서도 택시도 제대로 잡았고 집에도 제대로 가고있었죠.
그렇게 택시를 타고 집까지 가고 있었는데 택시기사분이 거울로 저를 보시면서 혀를차시더라구요.
'쯧쯧.. 집에가면 그냥 씻고 푹자. 괜히 밤늦게까지 싸돌아댕기지 말고....응? 푹자라고..'
택시기사분이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술에 취한모습이 안좋아 보이나 보다 하고 그냥 넘어갔습니다.
뭐 택시기사분한테 아 그래요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뭐 이런식으로 대충 대답하다 보니까
벌써 집 근처더군요.. 시간도 시간인지라 문을 열고 바로 침대에 뻗고 잠이 들었습니다.
근데 그때 자면서 이상한 꿈을 꿨는데요..제가 술집에서 나와서 친구들하고 헤어질때 쯤이였습니다.
택시를 잡고 집에 가야되는데 택시가 저를 무시하고 그냥 가더라구요.
에이 할수없다 싶어 거리도 생각안하고 그냥 걸어갔습니다.
걷다걷다 보니 벌써 집근처 골목길까지 와있더군요.
근데 골목길에 전등이 하나라서 그쪽 부근만 밝고 나머지는 어둡습니다.
어두운골목에 그 전등마저 깜빡깜빡하다 스윽 꺼지더군요.
어두워서 제 발밑밖에 안보이는 길을 또 걸었습니다.
그런데 골목을 꺾고 두블럭만 가면 저희 집인데 그 꺾는 골목 귀퉁이에 어떤 흰 소복입은 할아버지가 계시더라구요.
그런갑다... 하고 지나가는데 그분이 갑자기 저를 보고 눈썹을 역팔짜로 꺾으시더니
'어허! 니가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낯짝을 들이밀어?썩 꺼지지 못해!'
하시면서 곰방대로 제 머리를 사정없이 후리치시는겁니다.
억울한 마음이 들었지만 저는 그 할아버지한테서 도망치고 있었죠.
그래도 집에 가야 잠을 자는데 밤은 깊었고 길은 어둡고 해서 그 할아버지가 계시는 골목귀퉁이를 계속 어슬렁
어슬렁 거렸습니다..역시 그 할아버지는 저를 계속 노려보고 계셨구요.
'아.. 집에가야되는데 어떻하지 어떻하지.. ' 하고 있는데 갑자기
제 뒷덜미를 누가 확 잡아채더니 뒤로 확 낚아채는겁니다.
거기서 부터 꿈이 끝났는데요.
눈을떠보니 그 골목귀퉁이에서 제가 자고있었던겁니다.
대체 어디서부터 현실이고 어디서부터가 꿈인지 햇갈렸던 아침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