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팅만 하다가 문득 저도 생각나는 일이 있어서 글을 씁니다.
별 대단한 얘기는 아니지만 나름 실화라서요...ㅋ
3,4년쯤 전의 일이었던것 같습니다.
제가 일하던 곳은 서울 한복판이었고 집은 경기도입니다.
일이 항상 저녁 늦게 끝났기 때문에 까딱 잘못하면 집까지 가는 전철을 놓치기가 일쑤였구요.
보통 막차 바로 전 열차를 타는데 내리는 역이 거의 종점에 가까운데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제가 내릴때쯤 되면 차안에는
사람이 거의 없는게 보통입니다.
그날도 텅빈 전철안에서 창밖만 멍하니 쳐다보며 집에 가고있었습니다.
내리기 2~3 정거장쯤 전이었는데 그 역이 가운데가 대기공간이고 양끝으로 선로가 깔린 구조였습니다.
(보통 다른역은 선로가 가운데에 있죠)
의자에 편하게 기대서 반대쪽 창문을 보고 있었는데, 반대쪽 선로에 왠 꼬마아이가 빠르게 걸어가는게 보였습니다.
경험 있으신분들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선로에 실수로 중요한 물건같은거 떨어트리면 차가 금방 들어오지 않는이상
그냥 내려가서 갖고오게 되죠. 저도 그런 일이 몇번 있었기에 ' 아 그냥 꼬마가 뭔가 떨어트려서 줏으러 가나보다'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놈 참 겁도없네' 라고 웃으면서 말이죠.
남자아이었는데 머리는 숯이 적은편이고 딱봐도 단정하고 평범한 초등학생으로 보였습니다. 자기도 선로에 있다는게
무서운지 걸음이 좀 빠른듯 했습니다. 빨리 선로 끝으로 가야 차가 들어오기 전에 비상용 계단으로 다시 올라올수 있으니까
요.
제가 가까이서 본게 아니고 반대쪽 열차안에 앉아서 본거라 꼬마아이의 전신은 볼 수 없었고 다만 어깨위로 머리통만
보게되서 처음볼땐 솔직히 섬찟 했었습니다. 곧 꼬마아이란걸 알게되고나서 그냥 그런가보다 했었지만요.
꼬마를 보고 그냥 멍하니 있던 사이 다시 열차는 출발을 했고 몇분후 저는 전차에서 내렸습니다.
내리고나서 출구쪽으로 가면서 그냥 무심코 선로쪽을 보고 걷다가 뭔가 하나를 깨닫고는 등골이 오싹해지더군요.
눈치빠른분은 읽으시다가 아셨겠지만.......
초등학생... 혹은 정말 성장이 빠른 중학생이 아닌이상...
아니 왠만한 표준 키의 성인이 아닌이상은..
선로에 내려갔을때 반대쪽 열차에 앉아서 절대 얼굴은 커녕 머리통 끝부분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그 꼬마가 누구일까... 그 늦은시간에 선로에서 무슨일이 있었을까 하고 생각하다보면
지금도 살짝 소름이 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