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는 신병교육대에서 조교로 군복무 했습니다. 처음 배치 받고 며칠 동안 선임에게 훈련소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었는데, 훈련소에 가끔 신기가 있는 사람, 즉 박수무당이 신병으로 오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어느날...
선임이 신병으로 온 박수무당에게 "우리 부대에 이상한 기운이라도 느껴지느냐?" 라고 물었는데 박수무당은 연병장 주위를 둘러보더니, 구석에 있는 나무를 보곤 "저 나무 아래에 아이가 서 있습니다." 하더랍니다.
"흰 옷을 입고 있는데 상의가 피투성이입니다. 한쪽 눈은 아예 없고, 머리는 차마 말할 수 없습니다. 아무래도 저 나무 근처로는 가까이 가지 않는 게 좋습니다."
후배는 선임이 자신과 동기들을 겁주기 위한 이야기로 생각했답니다. 군복무 하면서 나무 근처에 가면 왠지 한기가 느껴지고 누군가 지켜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선임의 이야기 때문일 거라 생각하며 크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1년 뒤, 후배가 있는 훈련소에 박수무당인 신병이 들어 왔답니다. 문득 1년 전에 선임이 해준 이야기가 생각나서 그 신병에게 똑같은 질문을 했는데, 역시 연병장을 한 바퀴 둘러보더니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저 나무 아래에 왠 아이가 서 있습니다. 눈이 하나 없고…… 흰 상의가 피투성이입니다. 머리는……"
1년 전 선임에게 들은 이야기와 똑 같은 이야기를 하는 신병의 말에 순간 섬찟함을 느꼈는데, 그 신병이 한마디 더 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