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올렸던 글인데요 ^^;;; 다시 한번 올려봅니다
저는 살면서 한번도 실제로 사람의 시체를 본적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한번 쯤 시체를 보고 싶은 호기심???은 가지고 있었죠...
그러던 중 군대에서 처음으로 시체를 목격하게 됩니다...
2005년 저는 포병 관측병으로 군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관측병의 특성상...저는 육군이었음에도 3개월간 강화도에 있는 해병대 2사단으로 파견을 가게 되었습니다.
거기서 저의 임무는 OP(관측소)에서 20배율 망원경으로 북한을 감시하는 것이었습니다.
북한도 그때 처음 봤습니다....엄청 신기하던데요....
OP앞에 큰 강이 하나 흐르고 있는데 그 강만 건너면 바로 북한입니다...
밀물 썰물 때 물살이 너무 쎄서 사람이 직접 헤엄쳐 건너오기는 절대 불가능하다고 하더군요...
망원경으로 살펴보면 북한은 평화로운 시골마을로만 보입니다...
농사짓는 주민들...뛰어노는 아이들....추수철 논에는 커다란 인공기(북한국기)가 펄럭입니다...
신기한건 선전용 위장아파트와....김일성비석...높은 선전용 탑...선전간판....좀 규모가 큰 시청??으로 추정되는 건물들...
도 볼 수 있습니다...
산등성이에는 초소가 설치 되어있는데... 북한군들이 총 들고 경계근무를 서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북한군인들 재밌는게 군기가 빡세 보였습니다 ㅎㅎ 제가 겨울에도 파견 간적이 있었는데요
한 겨울 그 추운 날씨에 북한군 두명이 근무를 서는 모습을 관측했는데...갑자기 한명이 옷을 벗기 시작하는겁니다
군복을 다 벗고 흰런닝과 팬티 빼고 다 벗더군요...나머지 한명은 몽둥이 같은걸로 위협하고...
제 생각에는 고참이 후임한테 얼차려 주는 것 같더군요 ㅋㅋㅋ
북한군 애덜 작업 많이 합니다...벌목작업 하는데 산에 나무가 남아나질 않더군요...
벌목 작업하다가 더우면 강에서 수영하고 고기잡고... 벌목한 나무는 강물을 이용해서 떠내려 보냅니다...
아주 아주 드문 확률로 군사훈련 모습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강가에다 자주포 집결시키고 그런다는군요...
이런 거 발견하면 포상휴가 나오는데...저는 그런 장면은 한번도 보질 못했습니다 ㅠ.ㅠ
어익후 이야기가 딴데로 샜군요....본 주제로 돌아가서....
OP에서 근무도중... 인근에 있는 옆 OP에서 무전이 왔습니다...그 내용은
"야 너희들 쪽으로 시체 한 구 떠내려가니까 잘 감시하고 있어!!!발견하면 즉시 보고 해"
무전을 받고 저는 정신이 바짝 들더군요....
솔직히 근무시간 때 망원경 오래보면 눈 아프고 어지러워서 잘 안봅니다...하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제 근무시간 2시간 내내 저는 망원경에서 눈을 떼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시체는 떠내려 오질 않더군요... 그러던 차에 제 근무시간이 끝나고 뒷조 애덜과 근무교대를 했습니다...
전 아쉬워서 뒷조 애들한테 "야 시체발견하면 나한테 꼭 알려줘" 라고 당부한 후 점심을 먹으러 내려갔습니다..
밥을 먹고 있는데 시체가 발견되었다고 그러더군요...전 냅다 OP로 뛰어 올라갔습니다.
그리곤 망원경으로 강을 샅샅이 훑어봤죠....그러나 시체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간간히 떠내려 오는 나뭇가지들만 보일뿐...
후임병에게 물어봤죠..."야 시체가 어딨다는거야????" 그러자 후임병은 강가에 검은 물체가 있을 거라고 잘 보라더군요...
다시 한번 찾아보니 정말 검은 물체 하나가 떠내려 오는 게 보이더군요...
공기가 잔뜩 들어간 커다란 검은 비닐봉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그러나 사람으로 보이진 않았었는데....
물살에 따라 360도로 천천히 회전하는 그 모습을 계속 보고 있던 순간....저는 흠칫 놀랐습니다...
검은 물체 약간 뒤쪽으로 신발 신은 두발이 물 밖으로 삐져나와있더군요....그 모습을 정리해보면
머리는 물에 완전히 잠겨 있었고 검은 옷을 입은 등짝...이 물 밖으로 나와 있었습니다(검은 비닐봉지처럼 보였던...)
그 뒤로 두 다리가 물 밖으로 나와 있었죠...
딱 보기에도 물에 팅팅 불어 있다는 것이 느껴졌죠...덩치가 제법 커서 남자로 추정 되었습니다
다만 물살에 따라 빙글빙글 돌면서 떠내려 오고 있음에도 자세만은 딱딱하게 굳은 듯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시체는 떠내려 오고 있었고 강변에서는 우리 측 레토나 차량 한대만이 그 시체를 뒤 쫒고 있었습니다...
저는 옆에 있던 해병대 장교한테 물어봤습니다...."아니 시체를 왜 안 건지고 쫒아만 다니는 겁니까???"
장교의 대답은 이랬습니다...
저 강은 북한과 중립지역이라서 함부로 들어갈 수는 없고 시체가 우리 쪽 땅에 닿아야지만 건질 수 있다는 것!!!
그날 결국 시체를 건지지 못했습니다...
새벽 1시쯤 전 OP에서 야간근무를 섰는데...평소 때라면 졸았을 테지만 그날은...
제 앞에서 밀물썰물에 왔다 갔다 하고 있을 시체생각을 하니 무서워서 도저히 잠이 안 오더군요...
야간에는 북한도 완전 깜깜하고 저희도 OP위치를 숨기기 위해 불을 키지 못합니다...
근무시간동안 과연 그 시체는 북한사람의 시체일까??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파견기간이 끝나고 저는 궁금증을 풀지 못하고 저희 부대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6개월 후 다시 한번 OP로 파견을 가게 되었고....
그때 그 시체에 대해 물어보았습니다...
그 시체는 해병대 엠뷸런스 운전병이 건져내었다고 합니다...
물에 퉁퉁 불은 시체는 손으로 잡으면 시체의 살이 뭉개진다고 합니다;;;하도 불어서...
(해병대선임의 말에 의하면....여자 익사체를 본적이 있는데 불어서 스타킹 망사이로 살이 삐져나올 정도라 하네요)
그래서 시체의 옷가지를 잡고서 건져낸다고 합니다...
그 몰골이 너무 끔찍한지라....시체를 건진 병사는 포상휴가를 준다고 하네요...(정신적 충격에 대한 보상으로...)
암튼 경찰 조사에 의해 진실이 밝혀졌는데...
그 시체는 북한사람이 아니고 우리나라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여자였고....남편에 의해 살해 당했다고 하더군요....
그 남편은 시체가 북한 쪽으로 떠내려가길 바라면서 강에다가 버린듯 합니다...ㄷㄷㄷ
북한으로 떠내려갔으면 완전범죄였을려나????
아무튼 해병대 파견생활 동안 많은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잼난거 생각나면 또 글 쓸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