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1편)

cry4you 작성일 09.04.13 05:5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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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 머리야..."

 

정신을 차렸을땐 알수 없는 건물 안에 카펫위에 쓰려져 있었다.

 

불빛이라고는 천장에서 띄엄띄엄 거리를 두고 있는 형광등이 전부,

 

그조차도 오래되었는지 가끔 깜빡이는 형광등도 보인다.

 

위치가 어디인지보다 일단 어찌하여 이곳에 오게 되었는지를 먼저 생각해보았다.

 

마지막으로 기억이 나는것은... 분명히 회식때...

 

딱 술한잔 마신다음 본격적으로 놀아보려고 할때 온 한통의 전화.

 

누구인지도 모르지만 상대방쪽에서 전하는 말은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이봐, 현수씨 당신의 아내가 지금 병원에서 사경을 헤메고 있어!"

 

그순간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났다.

 

모두의 시선이 고정되었지만 나에게 지금 그런것 따윈 중요하지 않다.

 

"죄송합니다만 지금 아내가 병원에 입원했대요 정말 죄송합니다 재밌게 노세요!"

 

그뒤로 밖으로 나왔는데 그뒤로 기억이 없다. 머리가 아픈거로 봐서는

 

누군가 머리를 강타한거 같은데... 정신이 하나도 없다.

 

이순간에도 병원에 있다는 아내는 사경을 헤메고 있을것 아닌가!

 

"그나저나 여기는 대체 어디지?"

 

앞뒤로 길이 나있다. 길은 오직 한갈래뿐, 다른길은 아무것도 없다.

 

일단 무작정 앞으로 가보기로 했다.

 

"무슨 길이 이따위야... 출구는 어디있는거지?"

 

바닥에 깔린 카페트가 발소리마저 없애준다. 너무나 조용한 실내, 그길을 걷고 있는 나.

 

그때 눈앞에 쓰러져 있는 여자를 발견했다.

 

"이봐요. 일어나보세요. 정신좀 차려요!"

 

"으...음...헉! 꺄ㅇ..."

 

"쿵!"

 

아... 머리위로 별이 돌아다닌다. 여자가 소리지르며 일어나다가 서로의 머리를 박았다.

 

그렇지 않아도 머리가 아팠는데 이번엔 정말 기절할뻔했다.

 

"아오... 도와드린걸 헤딩으로 보답하시다니 성격한번 화끈하시네요."

 

"돕다니요? 당신은 누구시고 여긴 또 어디예요? 날 납치한 이유가 뭐죠? 저희집에 돈도 없어요!"

 

"저기요 쓰러져 계신거 꺠워드렸는데 당신의 눈엔 제가 납치범으로 보이셨나요?"

 

원망하는 투로 툴툴거리며 말하자 그 여자도 조금은 긴장을 풀은 듯 말이 부드러워졌다.

 

"아 정말 죄송합니다. 근데 여기는 어디죠? 당신은 누구시구요?"

 

"아 저는 이현수라고 합니다. 괜찮으시면 여기로 오기전 마지막을 기억할수 있으시겠어요?"

 

"아... 전 박지수라고 해요. 마지막 기억이라면.... 야근을 하고 늦게 퇴근해서 버스에서 자버린게 마지막으로 기억이 나요."

 

버스에서 자는데 납치를 당했다고? 승객도 있었을테고 버스기사도 있었을텐데

 

어떻게 버스에서 내려서 여기까지 데리고 온거지...

 

"근데 여기는 대체 어디죠? 이런데 기분나빠요 얼른 나가고 싶어요"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근데 출구가 안보이네요.. 일단 제가 가던길로 같이 가시죠"

 

조용하다. 둘다 말이 없다. 하긴 처음본 사이에 더 할말이 뭐있다고...

 

30분정도를 걸었는데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무슨놈의 건물이 이렇게 크단말인가...

 

"저기요 죄송한데 좀 쉬었다가 가면 안될까요 다리가 너무 아픈데..."

 

"높은 굽을 신고 걸으시니까 힘드시죠... 어차피 바닥에 카펫도 깔려 있으니

 

맨발로 걸으시는게 발에 조금이라도 더 편하실 거예요. 그럼 여기서 조금 쉬다가 계속 가죠."

 

그녀도 벽에 기대어 앉고 나도 바닥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서로 마주보며 쉬기는 뻘쭘해서 뭐 없나 이것저것 둘러보면서 애써 시선을 외면했다.

 

보면 볼수록 이상한 건물이다. 앞으로만 30분을 넘게 갔는데도 출구는 보이지도 않고 똑같은 길이 나올 뿐이다.

 

이것저것을 둘러보다 무심코 카펫에까지 시선이 닿았다.

 

"어?"

 

카펫에 발자국이 남아있다. 그것도 유일하게 남아있는 하이힐자국.

 

"설마 그런 바보같은!"

 

벌떡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녀도 놀랬는지 따라 일어났다.

 

"무슨일이죠?"

 

차마 대답을 할 수 없었다. 그저 일자로만 쭉 펴져 있을것이라 생각했던 길이 아니었다.

 

앞을보니 오른쪽으로 살짝 길이 휘어있다.

 

"설마... 설마......"

 

뒤를 돌아보았다. 역시나였다. 뒷쪽의 길은 왼쪽으로 살짝 휘어있다.

 

"저기 지수씨라고 하셨죠? 제가 부탁하나만 합시다"

 

"어려운게 아니라면 기꺼이요 뭐죠?"

 

"지수씨는 이제부터 앞으로 쭉 걸어나가세요. 전 왔던길로 좀 돌아갈테니까"

 

"왔던길로요? 출구는 어디에도 없었어요! 가도 이득이 없을거예요"

 

"아니요 저에게는 엄청난 이득이 생길거 같거든요? 일단 앞으로 가세요"

 

일단은 그녀와 헤어지고 서로 다른 방향으로 걸어갔다.

 

그렇게 10분여가 흐른뒤, 역시 우리둘은 만날수 있었다.

 

"아? 이게 어떻게 된거죠? 언제 절 앞질러 가신거예요?"

 

"앞지른게 아니예요... 역시... 이길은 일자가 아니예요 원형으로 되어있는거지..."

 

"원형으로요? 그럼 그동안 헛고생 한건가요?"

 

"지금이라도 깨달았으니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애꿏은 체력만 소비할뻔했어요."

 

그러나 말이 되질 않는다. 천장은 막혀있고 몇번씩을 돌면서 벽을 확인했지만

 

출구같은것은 보이지 않았다. 물론 그럴수는 없다 나갈수 있는길이 없다면

 

여기에 어떻게 들어왔겠는가? 분명 어딘가에는 출구가 있을 것이다.

 

위도 아니고 벽도 아니라면 남은 답은 하나뿐이다. 그것은 바로 바닥.

 

"크크 바닥에 카펫을 깔아놓은데는 다 이유가 있었구만 이거!"

 

"그렇군요! 우리가 들어왔으므로 당연히 문은 존재해야되요 근데 그게 천장도 없고

 

벽도 없다면 남은건 바닥뿐이군요!"

 

그렇게 바닥의 카펫을 헤치면서 나가기 시작했다.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문으로 보이는 바닥이 보였다.

 

"역시 여기로 우리가 들어온 거였군. 얼른 나가야 해요 아내가 병원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다그랬는데..."

 

힘껏 문을 들어올리려고 했다. 그러나 문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몇번을 더 시도했으나

 

역시 문은 열리지 않았고 문에서 손을 떼었을 때 종이 한장이 손잡이에서 빠져나왔다.

 

"이건 또 뭐야..."

 

종이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이 종이를 발견하신 두분 축하드립니다. 이 종이를 발견하셨다면 역시나 문도 발견하셨겠지요.

 

하지만 그렇다는 말은 한가지는 못찾으셨다는 말입니다. 그 종이는 당신들의 주머니에 있습니다.

 

그것을 하지 않으면 당신들은 여기서 나갈 수 없습니다."

 

"주머니?"

 

그녀와 내가 주머니를 확인하자 또다시 종이가 한장씩 나왔다.

 

"이게 뭐죠? 뭐라고 써있는거 같은데"

 

종이에 써있는 글을 읽은 우리둘은 굳어버렸다.

 

나의 종이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있었다

 

"혹시 당신이 이 길을 다니다가 여자를 발견한다면 주저하지말고 도망치세요.

그렇게되면 아침에 나가실수 있을 겁니다. 이정도 써있다면 아실겁니다. 이곳엔 둘중 한분만 나갈수 있다는걸..."

 

......여자를 발견하면 도망을 가라고? 이게 무슨소리......

 

"헉! 이봐요 뭐하는 짓이예요!!"

 

나는 그녀를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출처 : 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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