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에서 생긴 일

cry4you 작성일 09.04.22 04: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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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해도 음...

 

머리가 쭈빗 쭈빗 쓰는 이야기 입니다.

 

 

때는 2003년 새해를 막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저는 사회에서 만난 친구들과 강원도에 있는

 

콘도에서 4박 5일간 회도 먹고 게임도 하면서

 

하루 하루를 보냈습니다.

 

4박 5일간의 여행을 끝내면서 저와 친구 둘은

 

오대산에 한번 올라 가보고 서울로 가자라고 해서

 

저희는 차를 타고 오대산을 향했습니다.

 

오대산으로 가는 도로에서 한 스님이

 

저희에게 손을 내저으며 오대산까지

 

같이 태워 달라는 것 이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오대산 가는 길이고 하니

 

태워 주겠다고 하였습니다.

 

그 스님께서는 저희를 보고 하시는 말이

 

산에 올라가지 않는게 좋겠다고 하셨는데

 

저희는 듣는 둥 마는 둥 하였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오대산 입구에 내려서

 

산에 올라갈 채비는 하고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이때가 오후 2시였습니다.

 

3명 중 제가 제일 산에 대한 경험도 별로 없고,

 

체력도 별로 좋지 않아

 

30분 정도 오르고 나니 친구 두명과

 

약 50미터 정도 차이를 두게 되었습니다.

 

정면에서 50미터는 그리 먼거리가 아니지만

 

등산 길에서의 50미터는 사람이 보이질 않습니다.

 

30분을 오르니 산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은

 

점차 늘어갔고...

 

이때가 2시 30분경.

 

그때는 알지 못했습니다.

 

겨울산은 금방 어두워진다는 것을...

 

약 40분 정도는 오르니

 

두가지  갈래길이 보이기 시작하였습니다.

 

왼쪽은 절입구, 오른쪽은 다시 비로봉을 향하는 길이었습니다.

 

저는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친구들이 연락이 되지 않아

 

당연히 산을 타러 올라간 줄 알았습니다.

 

물론 그 때도 많은 사람들은

 

산에서 내려오고 있어서

 

저를 이상하게 쳐다보는 것이었습니다.

 

좀 더 올라가자 약간 초조한 마음과 불안한 마음이 생겼지만

 

친구들이 없으면 어떻하지?

 

겨울산을 혼자 오르는 두려움...

 

친구들이 같이 산에 오르고 있고

 

만약 제가 올라가지 않으면

 

그 친구들이 절 기다릴거라는 생각에

 

저는 겨울산을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한 겨울이라 3시만 좀 넘어도 사방은 어두워져갔고

 

비로봉의 2/3 정도까지 오르자 다시 고민에 빠졌습니다.

 

다시 내려가야 하나?

 

올라가야 하나?

 

찬바람과 동물소리 등을 이기면서 저는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그 때 무슨 확신으로 그랬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오후 5시가 넘자 사방은 어두워졌고

 

비로봉에 친구들이 없으면 어떻하지라는

 

두려운 마음이 저를 누르고 있었고

 

이상한 기운과 누군가 나를 쳐다 보고 있다

 

라는 느낌을 받았지만...

 

저는 아주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두려움과 싸우면서 산에 올랐습니다.

 

아무런 장비 없이 기어 가듯이 산을 올랐지만

 

두려움은 더욱 커졌습니다.

 

드디어 비로봉이 보이고...

 

친구들이 있다라는 마음에 올라왔지만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저는 오르자 마자

 

"야이 개객기들아~"

 

하고 울부 짖으며...

 

무릎을 끓고 절망하면서 살기 위한 모색을 하였습니다.

 

두가지 결론이 나왔습니다.

 

1.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겨울 산이기 때문에 내려가다 죽을 수도 있다.

  휴대폰을 이용하여 119에 요청하여 헬기를 타고 지상으로 간다.

  아니면 휴대폰이 안될 경우 날이 밝을 때까지 여기서 기다린다.

 

2.걍 내려간다.

 

이 두가지 중 하나를 선택 하려고 하는 그 때...

 

제 휴대폰으로 당시에 사귀고 있던 여자친구에게서

 

전화가 오는 것이었습니다.

 

"난 살았다~!!"

 

하고 쾌재를 불렀는데

 

제가 전화를 받자 마자 휴대폰이 자동으로

 

꺼져 버리는 것이였습니다.

 

분명 휴대폰 밧데리가 1초 전만 해도 4칸이였는데

 

밧데리가 없다라는 표시가 되면서

 

자동으로 꺼져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계속 휴대폰을 켜봤지만 켜지지 않았고

 

여기 있다간 어떻게 되겠라는 생각이 들어

 

어떻게 되던 일단 내려가자라는 결론을

 

내리고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내려갈때 양손을 벌리면서

 

눈썰매를 타듯이 내려가기 시작했고

 

돌이나 나무에 살갖이 까이고 찢기면서

 

내려올수 밖에 없었습니다.

 

눈이 너무 쌓여 어디가 길이고 어디가 낭떠러지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죠.

 

그런식으로 내려오길 30분...

 

저는 온몸에 상처와 피가 넘쳐났고

 

옷은 완전 걸레가 되었습니다.

 

3시간이 넘는 코스를 30분만에 내려온거죠...

 

30분을 내려오자 그 절이 보였습니다.

 

그 절의 갈래길에서 쓰러지듯 누워서 쉬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은 저를 이상하게 쳐다 보았지만.

 

저는 그것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살았다는 안도감이 오자

 

바로 공포감이 저를 뒤덮었습니다.

 

내가 방금 겪은 것들이 믿어지지 않는다는...

 

그 공포감은 오대산 입구로 내려올때까지 이어졌으며...

 

친구들과 함께 타고온 차가 보이자

 

저는 거기에 있는 친구들을 보았습니다.

 

그 친구들은 저를 처음 보더니

 

대체 어디갔었냐구 화를 내는 것이였습니다.

 

제가 산에 올라갔다고 하자 그 친구들은 깜짝 놀라며

 

자기들은 그 절에서 비빔밥을 먹으면서 저를 기다렸다는 거였지요.

 

겨울 밤산이라 당연히 제가 오르지 않았을 꺼라면서...

 

차에 시동을 켜자

 

제 주머니에 있던 휴대폰은 자동으로 켜지며

 

밧데리는 다시 4칸으로 변해있던 것이었습니다.

 

저는 화들짝 놀랬지만...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 생각났습니다.

 

당시에 사귀고 있던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너가 나한테 전화했어냐구 묻자...

 

자기는 전화를 하지 않았다는 거였습니다.

 

순간 저의 모든 머리카락이 쭈빗 쭈빗 쓰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나는 오늘 무슨 일을 겪은거지 하며...

 

서울로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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