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가위에 눌려본 적이 평생동안 단 1번뿐입니다.
그런데 그 단 1번의 경험이 너무도 충격적이라 여기에 적어볼까 합니다.
중학교 때...
2박 3일로 무슨 수련회인가를 다녀왔었고
집엔 저말곤 아무도 없었습니다.
수련회 갔다오면 무지 피곤한 거 아시죠? 집에 오자마자 뻗었습니다.
제가 침대에 누운게 오후 4시쯤이었고
잠자던 중 문득 정신이 들어 깬 것이 7시 쯤이었습니다.
문득 잠에서 깬 저는 목이 말라 물이라도 마시려고 일어나려는데
몸이 안 움직이더라고요.
그때 알았죠 "아 이거 가위눌린 거구나"
그런데
가위 경험이 없던 저는
그 순간 눈을 뜬 것을 후회하고 말았습니다...
전 침대에 누워있었는데
제 머리 위에 조그마한 여자아이 한명이
그네를 타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소복차림은 아니었고 현대식 복장을 하고 있는 4~5살 정도 되보이던 여자아이였습니다.
그네는 놀이터 그네가 아니라, 춘향전에 나오는 그런 옛날 그네였죠.
한가지 매우 다행스러운 것은 밑을 쳐다보지는 않더군요....휴.
제가 초등 학교 때 이우혁님의 "퇴마록"이란 소설이 무지 유행하고 있었습니다.
전 퇴마록에서 가위에 눌렸을 때 깨어나는 방법을 본 적이 있었죠.
"손가락 끝 부분부터 조금씩 움직여서 팔을 움직이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걸 떠올리며 저는 오른쪽 손가락에 조금씩 힘을 주었고
다행히 1~2분 만에 가위를 풀수 있었습니다.
전 가위를 풀자마자 일어나지도 않고 누운채로
바로 손을 뻗어 침대 옆의 벽에 있는 스위치를 눌러 방에 불을 켰습니다.
방에 형광등이 탁 하고 들어오자
그네타는 아이는 사라졌습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일어나 냉수 한잔 마시고 의자에 앉았습니다.
집에는 역시 아무도 돌아오지 않아 저 혼자였습니다.
이상하게 별로 무섭지는 않더군요.
그런데 그 순간...
저는 온몸의 털이 곤두서고 말았습니다.
왜냐하면...
제 방의 스위치는 침대 옆에 있지 않았습니다.
스위치는 방문 바로 옆에 있었죠.
침대에서 방문까지 거리는 4~5미터, 즉 6걸음 정도 되는 먼거리였습니다.
대체 전...
어떻게 침대에서 누운채로 손을 뻗어
무슨 스위치를 눌러 방에 불을 켰던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