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어릴때 이야기입니다. 그만큼 기억이 가물 가물 거리는 이야기입니다.
군재대 하시자마자 회사에 바로 입사한 막내외삼촌과 저의 이야기입니다.
저도 그렇지만 외삼촌도 나름 무서운 경험을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자 그이야기속으로 한번 들어가 볼까요.
전 왜 이런 일이 어릴때부터 계속 꼬였을까요.
참 철도 없고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이였는데 말이죠.
지금에서야 돌이켜 보면 그럴만도 했겠다 생각했지만..
그때는 말그대로 무서워서 오줌싸던 시절이였던터라...
[에피소드 12] 막내외삼촌의 첫드라이브
전 어릴적에 과수원집 아들래미였습니다. 사과과수원이죠.
저에게 외삼촌은 두분계셨습니다. 특히 전 막내 외삼촌을 무척 잘 따랐는데..
저의 개구쟁이짖을 많이 이해해주셨던 분이시죠.
막내외삼촌은 ROTC출신입니다. 군재대 하고 바로 입사를 하셨는데
종묘회사였습니다. 00종묘라고 알고 있습니다.
외가는 시골이였기에 회사에 다니기위해서는 대도시로 나오셔야 했지요.
저희 과수원이 바로 도시인접지역이고 저희집에서 회사까지 30분 정도 거리여서
저희집에서 일단 머무시게 되었답니다.
저야 신났지요. 하하.. 그렇게 입사후 얼마지나지 않아 회사에서 차를 한 대
주셨습니다. 그때 그 차가 바로 엑셀이였죠. 제가 국민학교(지금은 초등학교지만)시절
집에 자가용이 있다는것 자체가 한반에 거의 한두명이었던 시절이였습니다.
부모님이랑 저희들(2남1녀입니다.)은 나와서 차 구경한다고 야단이였죠.
물론 시승식도 가졌죠. 우와 정말 창문열고 바깥공기 마시면서 달리는데..
죽입니다. 그때 차를 타봤자. 버스고 택시는 지나가는거만 보던 시절입니다.
이렇게 승용차를 내차 처럼 타볼 기회가 없었거든요.
막내외삼촌의 출퇴근이 이렇게 시작되었는데...
차를 가지고 온 그주 토요일 우리가족이랑 드라이브를 떠나기로 했죠.
내일은 일요일이고 해서.. 일단 입사 기념으로 짜장면을 내시기로..
그때는 정말 짜장면은 특별한 날 아니고는 구경도 못할때죠...
그날은 정말 신나게 달려 외가에 가서 외할머니도 만나 뵙고...
그렇게 다시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일단 부모님은 내리시고 외삼촌이
저에게 선물 사주신다고 그때 정말 제가 갖고 싶은 1순위가 건담 프라모델
이였습니다. 아카데미에서 나오는 그 프라모델말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가
보물섬인가 어깨동무인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여하튼 어린이 만화잡지였죠.
부모님은 당연히 야단 하시겠지만.. 울 외삼촌이 일부러 부모님 먼저 내려 드리고
저희들이랑 시내에 프라모델이랑 보물섬사러 나온거였습니다.
저야 당근 입이 귀에 걸렸죠. 오우 차를 타고 프라모델 사러 가는 그 기분...
정말 상큼 발랄 짱나게 기분좋은 타임이죠..
드뎌 시내 프라모델 가계에서 꿈속에서만 보던 프라모델을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서점에 들러서 보물섬도 사구요..
시내 구경하고 놀다가 저녁 한참 늦게 집으로 출발했습니다.
덤으로 울 여동생이랑 막내를 위해서 아이스크림도 사먹고..
우리들은 정말 신나서 기대 만땅인 맘으로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시내에서 저희 집까지 차로 흠... 거진 30~40분 정도 걸리는데요..
그래도 도시 외곽지역이고 아직 대부분 논과 밭이였죠.
도로도 2차선 도로입니다. 도로위라 해봐야 경운기나 버스나 화물차정도뿐이라서
지금같이 버스 끊긴 시간쯤 되면 차가 거의 없어 아우토반입니다.
그때는 가로등도 없고 도로위에 불빛이 아예 없습니다. 오직 자동차 헤드라이트뿐
입니다. 도로위에 차가 없어서 우리 외삼촌께서 조금 밟으셨나봅니다.
씽씽거리면서 달리는데 기분도 무지 좋았구요..
곧 집에가서 프라모델 조립먼저할까 보물섬 먼저 볼까... 정말 고민했었죠.
내일은 일요일이라 시간이 많을거니까. 오늘은 밤새도록 즐겨 보자였죠.
그런 즐거운 상념에 빠져 있을때였습니다.
“끼이익” “쿵”
제가 조수석에 타고 있었고 동생둘은 뒷자석에 있었죠.
제가 거의 날라가다 시피해서 앞 유리창에 처박았는데요..
제동 충격으로 말이죠. 차가 춤을 추듯이 빙글 돌았다고 느꼈거든요..
그리 심하게 부딪치지는 않았는데.. 등쪽에서 우리하게 고통을 받았습니다.
조금의 정적이 우리를 감쌌는데.. 외삼촌이 갑자기 후다닥 거리며
내리시더군요. 저는 조수석에서 도대체 무신일이지 하고 어리둥절하고 있었구요.
자동차 헤드라이트 불빛으로 보니 외삼촌이 무엇가를 찾는지
이리저리 뛰어 다니시더군요. 그리고 얼마후 들어오시더니 괜찮냐고 물어 보십니다.
뭐 그리 강하게 부딛친것이 아니라서 괜찮다고 했고 동생 두녀석도 아무일
없어 보입니다. 일단 외삼촌은 차를 바로잡아 다시 갓길에 주차시켜 놓고
굉장히 놀란 얼굴로 또다시 한참을 이리 저리 두리번 거리시며
뛰어 다니시더군요. 그리고 얼마후 우리는 아무말 없이 집에 돌아 왔습니다.
일단 동생과 저는 안방에 들어가고 외삼촌이랑 부모님이랑 한창
이야기하는 것을 볼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부모님이랑 손전등을 준비하시더니
다시 차를 몰고 나가시더군요. 나는 보물섬을 보면서 동생들이랑 한창
웃고 있었는데 자동차 경적음이 울려서 나가보니 외삼촌이랑 부모님이
돌아 오셨더군요. 그리고 그날은 이상하게 조용하게 지나갔습니다.
일요일 오전 제가 부시럭 거리는 소리에 일찍 잠이 깨어 났습니다.
부모님이랑 외삼촌이 차 앞에서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고 계시더군요.
저도 부스스 일어나서 곁에 있어보니 대충...이런 이야기 더군요.
그렇게 큰게 부딛쳤다면 분명 차에 손상이 가야 하는데.. 기스 하나 없이
깨끗하다. 아무일 없던 거다. 차가 이렇게 멀쩡한데 도대체 뭘 치였다는거고?
외삼촌 말로는 분명 어렴풋이 봤는데 사람이 맞는것 같다고
더욱이 여자 였던것 같다고 자꾸 이야기 합니다.
갑자기 확 나타나서 급하게 핸들을 꺽었고 제동을 했는데...
더욱이 그 여자가 밝은옷을 입고 있어서 확실히 보였다고 했습니다.
혹 사고라도 나지 않았나 걱정 했었거든요 하지만 차량에는 어떤 사고
흔적도 없고 그날 저녁 주위를 샅샅이 살펴 보았는데 아무런 흔적도 없
었다는군요. 전날 외삼촌과 부모님이 손전등을 가지고 나가신 이유가 그거였군요.
그리고 다시 부모님과 삼촌이 차를 몰고 나가셨습니다.
그리고 몇시간뒤에 다시 돌아 오셨습니다만.. 표정들은 다 밝아진듯
합니다. 아마 외삼촌은 혹 사고라도 내지않았나 했는데..
다행히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것 같습니다.
그날은 어제 조립못한 건담프라모델을 외삼촌과 즐거운 마음으로 조립했습니다.
저녁때 어머니가 차려주신 저녁을 맛있게 먹고..
그날 저녁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저는 외삼촌과 한방을 쓰고 있었는데..
그날 저녁 늦게 깜짝놀라 잠이 깨었는데 옆에서 자고 계신 외삼촌이
악몽을 꾸신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그주가 지나고 새로운 주일 우리들은
아무일 없다는듯이 다시 시간이 갔고 외삼촌도 회사 잘 다니시구요..
그렇게 1주일쯤 지났을쯤 정확한 요일은 생각나지 않는데..
외삼촌이 퇴근후에 급히 아버지를 찾으셨습니다.
뭐라고 자꾸 이야기 하시는걸 그때 당시에는 알수 없었지만...
지금에야 말하라면 아마 그때 사고낼뻔했던 그 여성이 또 그 자리에서
사고 날뻔 했다는 거였습니다. 물론 나중에 알게된 사실입니다만..
그렇게 몇 번인가 그 비슷한 시간대에 마주치니까..외삼촌이 작정하고
한번 만나 보리라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퇴근할 때 특히 그 여자가 목격된 장소에 오면 일부러 서행을 해서.
조심 스럽게 다녔다고 하더군요..
그날 무슨요일인지 전혀 기억이 없는 날입니다. 제가 학교에 갔다 왔으니
일요일은 아닌듯 합니다만...
그날 외삼촌이 평소보다 일찍 퇴근 하셨습니다. 왜냐하면 날이 훤하게
밝을때였거든요. 외삼촌과 저는 캐치볼을 하면서 놀고 있었는데
어머니의 저녁먹으라는 소리에 씻고 맛있게 저녁을 먹었습니다.
날이 완전히 어두워졌는데 외삼촌이 나더러 입이 심심하다고
깐돌이(이거 아이스크림 이름입니다. 우와 저때 50원 했었는데
무진장 많이 먹었거든요. 한번 사올때 수십개씩 사와서 그 자리에서
3~5개정도 먹었거든요.)사러 슈퍼에 가자고 했습니다.
외삼촌이 차를 몰고 전 옆자리 조수석에 앉아 갔습니다.
울 동네에 슈퍼가 1개 있습니다. 저희 집에서 얼마 멀지 않는곳에
있지요. 헌데 외삼촌이 굳이 가까운 슈퍼를 놔두고 다른 동네
슈퍼까지 가는 거였습니다. 저야 차타고 드라이브 하니 기분 좋아서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구요. 두 번째 슈퍼는 다른동네이기 때문에
조금 달려야 합니다. 슈퍼에 들러 아이스크림을 사고 돌아 오는 길이였습니다.
전 창문을 열어 놓고 맞바람을 맞고 있었습니다.
주위는 온통 깜깜하고 불빛이라곤 외삼촌의 헤드라이트뿐이였습니다.
그때 외삼촌이 매우 서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전 천천히 주위 풍경
(많이 어두웠지만 어릴때는 창문밖으로 구경하지 재미가 신났거든요)
그때 보았습니다.
저멀리 어두운곳이 자동차 헤드라이트로 서서히 밝아지자..
먼가 사람이 도로갓길에 서있는폼이 분명 보였습니다.
“끼이익” 후다닥..
외삼촌이 차를 세우자 마자 문을 열고 뛰어 나가시더군요.
자동차 헤드라이트 불빛에 뛰어가는 외삼촌의 뒷모습이 분명 보였는데요..
한참 동안 뛰어 가시더군요. 거의 어둠에 묻혀 갈때까지 말입니다.
어렴풋이 보니 먼가를 찾으시는것 처럼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곧 돌아와서는 차를 타고 서서히 움직이시는거였습니다.
“00아 너도 보았지? 저 앞에 어떤 여자 서있는거 말이지”
“응! 삼촌 여자 확실해”
저도 분명히 보았거든요. 의렴풋이 생각나는게 몸빼바지(아줌마들이 즐겨있던)를
걸친 사람같기도 했거든요.
외삼촌은 아주 서서히 움직이며 헤드라이트 불빛을 밝혔습니다.
“삼촌 여기.. 이 자리...”
제가 딱 그 여자가 서있던 자리를 가르켰습니다.
그 위치를 쉽게 파악했던것이 고기 가로수가 다른 가로수보다 유달리 큰놈이였거든요.
외삼촌도 제말을 듣고 고개를 끄떡이셨는데..
위치가 슈퍼에서 집으로 가는 도로에서 오른쪽에 큰 가로수가 있었습니다.
이 가로수만이 다른 가로수보다 거의 2배 이상 굵고 큰 놈입니다.
맞은편 왼쪽으로 즉 도로 왼쪽에 작은길 있는데 바로 직물공장(당시 동네에서
가장큰 양말공장이였습니다.)으로 들어가는 길입니다.
외삼촌이 “분명히 여기 서있었지 그지?”라고 다시 한번 물었고
저는 아무생각없이 그렇다라고 했습니다. 당시 외삼촌은 군제대하고 1년도 안된상태라
군인정신이 칼같이 살아 있었습니다. ROTC장교 출신이라 그런지..
상황판단 능력도 대단했었죠. 먼가 이상하다고 생각이 드신모양입니다.
그 여자는 외삼촌이 뛰어가는 순간 쥐도새도 모르게 사라져 버렸다는군요.
전 그때까지만해도 귀신이니 모니 생각조차 할수 없었던때였습니다.
외삼촌은 어둠속에 서 있는 공장을 보시더니 공장직원인가 하고 고개를 갸웃
거리셨는데요. 지나가는 말로
“이상하네..꼭 이시간대면 그 아가씨가 멀리서 보이다가..가까이 가기만 하면
어디로 갔는지 사라져 버려서. 누군지 한번 말걸어 볼라 했는데...“
그날 집으로 돌아와서 동생들과 깐돌이 먹으면서 신나게 저녁을
보냈습니다.
이제 그 자리에서 먼가 무서운 사건이 벌어지기 시작하는 전초전임을
전 그때는 전혀 알수 없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