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듯 비도 억수같이 내리고 물난리와 관련된 일화가 있어 제가 겪은 일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직접 두 눈으로 본것은 아니고 소리로 그 존재를 경험한 케이스인데요, 그 당시에는 정말로 무서웠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저는 그런 경험이 있었지만 당시 100% 귀신이다라는 확증을 저 스스로 찾을수 없다고 생각하기에 귀신의 존재는 그다지 믿지 않는 사람중 한 사람이고, 왠만해서는 쉬이 공포를 느끼지 않는 스타일입니다.
여하튼 사실 내용 자체는 별거 없습니다. 매우 짧게 끝낼수도 있지만 그냥 그 전후의 일들을 양념삼아 한번 이야기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때는 2008년 8월 중순을 넘어서 저는 거의 한달을 준비해온 자전거 여행을 떠나게 됐습니다. 물론 혼자요. 저는 혼자 여행다니는 걸 좋아합니다. 요즘도 가끔씩 혼자 텐트가지고 아무도 오지 않는 깊숙한 장소에서 캠핑하는것을 즐기는데 물론 가끔씩 공포감을 느끼지만 어느정도 요령으로 컨트롤이 되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지금 소개하는 이야기 외에는 귀신과 관계된 에피소드는 없습니다. 조금 아쉽기도 하네요.
여하튼 저는 강원도에 살아서 초반부터 엄청난 언덕에 거의 하루 하루가 고통의 연속이었지요. 무리하지말고 강원도 한바퀴만 돌고 오자 라고 계획 했었는데 참 어리석었던것 같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4일만에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너무 힘들었거든요. 짐은 자전거 제외하고 거의 20키로정도 였고, 무게도 무게지만 언덕이 너무 많아서 도저히 이건 아니다 싶었습니다. 강원도.. 역시 강원도입니다.ㅋ
여하튼 여차저차해서 이틀째되는날 인제에 도착했습니다. 이 날 너무 힘든 나머지 나머지 일정은 모두 취소하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마음먹고 31번 국도를 타고 내려오면서 44번국도를 만나 서울방향으로 남쪽으로 이동해서 홍천쪽으로 들어갈 계획을 세웠습니다. 하지만 이날 따라 타이어 튜브에 펑크가 여러번 나서 계획이 많이 늦춰지고 있었습니다. 하루동안 5번이나 펑크가 났는데 마지막 펑크는 거의 찢어지다 싶이 해서 통째로 튜브를 갈 정도였습니다. 시간은 흘러 몇시간 뒤면 어두워 질텐데 국도를 따라 내려가고 있었기때문에 야영장소를 급히 찾아야 했습니다. 저는 무조건 이번 여행에서 철칙으로 세운게 무조건 제대로된 장소에서 자연을 느낄수있는 야영을 하자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냥 편하게 휴게소같은 데서 야영할수도 있었지만 일부러 외딴곳을 찾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때마침 얼마 내려가지않아 왼편으로 '덕산리'라는 이정표가 보였고 왠지 지명부터 마음이 들어서 한번 들어가보기로 했습니다. 그때는 그냥 작은 마을이라고 생각했고 국도를 따라 강이 흐르고 마을쪽으로 높아지는 산이 보였기때문에 물좋고 경치좋은 장소가 있을꺼라고 판단했지요.
참고삼아 네이버에서 위치를 캡쳐해봤습니다.( 제가 야영했던 장소는 현장에 직접 가보지 않는 이상 아무리 지도를 봐도 어딘지 모르겠네요 )
마을 들어가는 입구에는 헌병 초소가 있었고 다리를 하나 건너는데 입구부터 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도로를 새로 까나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겨 무시하고 계속 들어갔습니다. 코너를 돌아 조금 올라가니 군부대가 하나 있고, 마을이 굉장히 한적했던것 같습니다. 드문드문 집이 있는데 최근 지어진 건물들이 많았고 한참을 가니 이젠 집은 거의 없고 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나즈막한 언덕을 계속 올라가야 했는데 이때까지 한시간정도 올라간 상태였기에 다시 돌아 나오기엔 아깝다는 생각도 들고 계속 오른편으로는 강이 흘렀기 때문에 조금만 더 가면 좋은곳이 나오리라 생각이 되서 계속 올라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제방 공사와 도로공사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었는데 이때 충분히 눈치를 챌수있었는데도 그당시에는 멍청하게 계속 올라가게 되더군요. 한참을 올라가도 계속 공사중이길래 인부로 보이는 아저씨 한분에게 인사를 건내고 이 공사가 어디까지 이어지냐고 물으니 한참을 가도 공사중일거라는 소리를 듣고 그제서야 물난리때문에 복구공사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방향을 물어보니 이 길을 따라가면 한계령 넘는 고개와 만난다고 하더군요. 그때서야 씨x 잘못들어왔구나 생각이들었고, 이미 거의 세시간정도를 떰 뻘뻘 흘리며 올라온 길이기 때문에 그냥 내려가기는 죽어도 싫었고 온통 인공제방이었기 때문에 야영장소도 마땅치 않고 날은 어두워지고 슬슬 짜증이 밀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들어가기전에 물어봤어야했는데 그냥 물흐르듯 하는 여행스탈이라 확실하게 확인을 하지 않은 타격이 컸습니다.
여하튼 날은 이제 곧 어두워질 것 같았고 어떻게든 야영장소를 찾아야 했습니다. 30분정도를 더 올라가니 오른편으로 가파른 언덕이 있고 산 골짜기로 들어갈수 있는 길이 있었습니다. 물론 주위에는 온통 공사현장이고 골짜기에 흐르는 물 양쪽에도 역시 인공제방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도로로부터 200m정도 엄청나게 가파른 언덕을 올라가야했고 자전거도 거의 들어올리다싶이 올라갔던것 같네요.
제가 텐트를 친 장소는 인공적으로 낸 길이 끊어지고 조금 더 들어간 자갈밭이었고 왼편으로는 골짜기 물이 흘렀고 그 위로는 더이상 진행할 수 없을정도로 가파른 골짜기였습니다. 아래쪽 오른편으로는 공사차량의 임시 주차공간인지 건설현장인지 꽤 넓은 구역으로 산 가장자리를 따라 시야에는 보이지않는 코너 안쪽까지 평탄하게 깍여있었습니다. 올라가면서는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 개 서너마리가 묶여있었는데 주변에 집이라고는 없는데 왜 개들이 그곳에 있었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날은 벌써 어둑어둑해지고 재빨리 텐트를 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개들이 짖기 시작하면서 여자가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이 흐느끼는 소리가 참 표현하기 아잉한데 왜 진짜 슬퍼서 흐느낀다는 느낌이 아니고 상 당했을때 하는 곡소리 비슷했는데 좀 더 음산한 느낌이 강하게 드는 흐느낌이었습니다. 그때 텐트는 반정도 친 상태고 갑자기 공포가 엄습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 소리가 진짜 누구라도 들어보면 등골이 오싹해지는 소린데 말로는 표현하기가 아잉하네요. 이미 체력은 바닥났고 그 소리를 듣는 순간 발은 살짝 풀려 뭐 도망갈수도 없는 상태였습니다. 흐느낌은 지속적으로 계속 됐고 이거 안되겠다 싶어 무서워 죽겠는데도 불구하고 확인을 해봐야겠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날은 이미 어두워지고 무서워 뒈지든 정신을 잃든 그곳에서 야영할수 밖에 없는 상태였기에 에라 모르겠다 한번 확인이나 해보고 뒈지자 이런 절박한 상황이었지요. 사실 소리만으로 이렇게 공포스러워 질수 있다는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그 흐느낌 소리란...ㅋㅋ 아마 죽었다 깨나도 여러분들은 그 느낌을 모르실 것입니다.
여하튼 소리가나는 쪽은 제 예상에 텐트 위치로부터 아래쪽 산 가장자리 코너 안쪽(위에서 설명했던 평탄한 지역) 이라는게 확실했고 그쪽 방향으로 덤덤하게( 거의 포기상태라 이때부터는 무서운느낌은 거의 안들더군요 ) 내려가고있는데 얼마 가지 않아 소리가 뚝 끊기는게 아니겠습니까. 여전히 개들은 짖고 있고... 그래도 한번은 확인을 해야겠기에 멀리서 고개를 빼꼼내밀어 코너쪽을 바라보니 개 몇마리가 허공에 대고 *듯이 짖고 있는게 보였고 귀신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재빨리 텐트쪽으로 뛰어 올라가기 시작했고 올라가는 중 다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이 소리는 앞으로도 꾸준히 들렸고 규칙적이지 않게 끊어졌다 다시 흐느끼다 반복했습니다. 이미 저는 공포를 넘어 이상하게 덤덤했고 한밤중이 되자 물 흐르는 소리가 크게 느껴져 흐느낌소리는 은은하게 들리는 정도라 참을만 했던것같습니다. 지금생각해보면 엄청 무서운 상황인데 그때는 배도고팠기에 밥도하고 라면도끓여 배부르게 먹고 마침 가져갔던 mp3볼륨을 높여 잠을 청했던 기억이 있네요.
진짜 별거없져..ㅋ
이상하게 그다음날 아침에는 그 흐느낌소리에대해 무서웠던 기억보다 그냥 그랬구나 덤덤해져서 왠만해서는 주위 인부들이나 띄엄띄엄있는 집에 그 소리에대해 물어봤음직 했는데 그당시는 그냥 또 하루의 시작이구나 하는 생각이 더 강했기에 물어보지못한게 참 아쉬움으로 남네요. 이 비가 그치면 한번 날잡아서 차를 타고 한번 가보려고 합니다.
여행을 마치고 주위에 이 이야기를 해주니 역시 믿는사람은 한사람도 없고 그거 바람소리 아니냐고 하더군요. 당시 바람한점 없었던거는 확실했고 저도 눈으로 확인한게 아니기 때문에 그냥 누가 장난친건가보다 하고 이야기를 맺음짖곤 했습니다.
확실한것은 100% 귀신이라고 물론 말할수도 없지만 그 흐느낌소리를 만약 누구라도 들어본다면 그자리에서 얼어붙을수 밖에 없는 묘한 느낌의 흐느낌이었습니다.
끼가 많은 동네 처자 혹은 아줌마의 장난이었을까요? 그 주위에는 온통 공사현장이라 집이라고는 한참을 내려가야 한 두채 띄엄띄엄 있는데 말이죠..
이상 허접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