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주말에 겪은 이야기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직도 그때 생각만 하면 ㅎㄷㄷㄷ..
어느날이였어여... 날도 덥고 친구들도 못본지 꽤 된지라 종로쪽에서 일끝나고
술을 퍼질나게 마신적이 있습니다
술도 알딸딸 해질무렵 11시 반쯤 못됬나?
친구들과 오손도손 덕담을 서로 주고 받고 있는데....
그런데 그만!!!!!!!!!!!!!!!!
순간 오늘이 평일밤인줄 알고 지하철 막차 시간을 한시간 더 늦은줄 알고 있던거에여~
당황한 저는 허겁지겁 친구들에게 인사를 하고 지하철 막차를 간신히 탑승했지만
제가 탔던 칸의 지하철을 탄 사람은 저 뿐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수서행 지하철에는 묘한 서늘함만이 감돌 뿐이였어여
하필이면 저희칸은 전등이 이상한지 깜빡깜빡 거렸지만
술에 취할대로 취한 저는 도저히 옆으로 이동할 기력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서늘한 느낌을 뒤로하고 도곡에서 내려 분당선으로 갈아타기 위해 이동했습니다
여전히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몰라도 분당선으로 이동하는 동안에 사람들은 존재하지 않더군요
이상하리만치 찝찝한 기분을 뒤로하고 에스컬레이터에 올라 내리려고 할 찰나....
무언가 저의 발을 강하게 잡는 것이였습니다.
저는 너무 무서워서 차마 발 아래를 쳐다볼 용기도 못내고 덜덜덜 떨면서 발을 때내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어요. 술을 마신지라 이내 중심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습니다..
'아........ 이대로 에스컬레이터에 빨려들어가 죽는건가...'
'혼자 죽을 순없다. 나또한 귀신이 되어 사람들을 데려갈 것이다..'
'부모님 호강도 못시켜드렸는데... ㅜㅜ'
'죽기전에 해야할일 3.금발미녀와...'
'내 첫사랑 xx야 그때 좋아한다고 고백을 했어야 했는데..'
그동안 살아온 나날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더니 갑자기 신발이 벗겨졌습니다.
발 쪽을 바라보니 제 단화 끈이 에스컬레이터 사이로 빨려들어가 풀렸더군요.
다행히 이번엔 아직 저승사자님께서 저를 데려가시지 않았지만 이번일을 계기로
사람이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무엇에의해 왜 죽을지 아무도 모르기에 인생을 부모님 속 긁으며
잉여인간처럼 살지말고 좀더 보람차고 후회없이 살겠다고 참회하는 계기가 되게 해준 엘스컬레이터 귀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