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보니 나도 그런생각을 했는데 ... 야심한밤에 인적없는 거리를 걷다 갑자기 만난 한 사람에게서 왠지 모르게 느껴지는 묘한 이질감.. 같은공간에 있지만 전혀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꽤 기분이 좋지만은 않은 느낌이었어.
암튼 우린 우리끼리 쑥덕거리며 그래도 우린 셋이고 저쪽은 하난데 쫄것없다며 히히덕 거리고 있었지 그때까지도 그여자는 팔짱을 풀지않고 바로 서있는 상태에서 무심히 앞만 보고있었지..
이윽고 신호등이 빨간불에서 파란불로 바뀌고
우린 반대편으로 한걸음씩 옮기기 시작했어..그여자도 마찬가지로 길을 건너고 있었지..
한걸음..한걸음...또각또각..또각또각...
분명 똑바로 걷고 있는데도 팔짱을 풀지 않아서 일까..상체와 하체의 움직임이 약간 부자연스럽기도 하고..또 그여자가 가까워질수록 점점 드러나는 무심한 그표정.. 어딘가 모르게 화가 난거 같기도 하고..슬픈것같기도 하고...유난히 길어 보이는 머리카락이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까지도 왠지모르게 오싹해졌지...
점점 우리와 그여자의 사이는 좁혀져갔고 우리셋은 갑자기 싸해진 기분에 숨죽이며 아무말도 못하고 앞만 보고 걸어갔어..되도록 빨리 건너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어.. 그렇지않으면 건너고 나서 뒤를 돌아봤을때 이여자가 칼들고 쫒아오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별별생각을 다하면서 길을 걷다가 중간쯤에 우리와 그여자가 서로 스쳐 지나갈때.. 우리셋은 누가먼저랄것도 없이 곁눈질로 그여자를 쳐다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