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석 집의 냉동실에는...

절대냉혈인간 작성일 09.08.10 01:3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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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

 

안녕하십니까... 4년전에는 네이트톡톡에서 베스트도 몇번 올라가고 했지만... ㅋ

 

그때는 정말 글쓰는거에 미쳐서 살았다 싶을 정도였지요...ㅋ

 

키보드에서 손 놓아버리고나니 그냥 혼빠진 사람처럼 사는게 일상이 되버리더라구요...

 

한참 글을 쓸때만큼의 섬세함은 솔직히 많이 떨어지겠지만...

 

짱공에서 다시한번 그때의 즐거움을 이어나가 보기 위해 다시 키보드를 잡습니다...

 

※글은 99.9% 실화를 적습니다...그러나 초자연적현상이나 과학적근거가 없는 내용들에 대해서는

 

너무 심각하게 받아 드리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실화인지라 약간은 딱딱한 내용들이 있을수도

 

있습니다... 너무 구박하진 말아주세요...상처받습니다...

 

 

 

이 이야기는 약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친구들중에 한녀석의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이세상에 없지만...친구들끼리 모이면 아직도 그 일을 꺼내는걸 꺼려할 정도로...

 

상당히 의아한 일이랍니다...

 

이녀석은... 성격이 참 특이했습니다...

 

소유욕이 강한 반면 실증을 엄청 빨리 느끼고...싫증을 느껴놓고 금방 그리워 하는...

 

상당히 종잡을 수가 없는 녀석이였습니다...

 

이녀석이랑 사귀던 여자들이 정말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정도로 꽤나 사람 피곤하게 했지요...

 

어느날 이녀석의 집에 가보니(아 참고로 이놈은 혼자 살았습니다)... 애완용 토끼 두마리가 있더군요...

 

"야 너 왠 토끼냐??"

 

"어... 그냥 길가다가 토끼가 보였는데 너무 귀엽길래 사왔어(분양받아왔다고 하는게 동물에 대한 예의입니다...)"

 

쓰다듬어도 주고... 먹이도 잘 먹여주고 뭐 잘 챙겨 주더군요...

 

솔직히 친구들 사이에서도... 농담반 진담반으로 저놈은 *이라고 하는지라...

 

정신건강을 위해 애완동물을 길러볼 생각을 했겠거니... 하고... 좋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약 한달쯤 지났나 그녀석 집에 갈일이 생겼습니다...

 

집에 들어가보니... 전에 봤던 토끼는 없고... 왠 강아지가 한마리 있더군요...

 

"야 너 저번에 그 토끼는 어쩌고 강아지를 키우냐??"

 

"어... 토끼?? 그렇게 됐어...그냥 강아지 키워 볼라고..."

 

"새끼 거좀 진득하게 좀 키워보지 그새를 또 못참고 강아지냐...으이그...토끼가 불쌍타 불쌍해..."

 

"어..."

 

"강아지라도 좀 진득하게 키워봐라"

 

"알았어..."

 

뭐 솔직히 토끼는 좀 사람한테 앵기는(?)맛이 강아지보다야 적기도 하고...

 

그래도 동물도 별로 안좋게 하는놈이 키워볼라고 아둥바둥거리는것도 어디냐 싶어서 그냥 놔뒀습니다...

 

그 이후로도 그녀석은... 애완동물이 몇번 바뀌었습니다...

 

페릿...고슴도치...열대어...거북이...좀 깨지만... 씨몽키도...(씨몽키 뭔지 모르시는분들은 검색활용하세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녀석이 키우던 애완동물은 고양이였습니다...

 

혈통이 있는종은 아니였고... 어디서 얻은건지 지가 잡은건지 까만 새끼 길고양이였습니다...

 

아무리 까만 고양이라도 길고양이들은 발끝부분이라든지 정수리 부분이나 가슴팍 꼬리끝부분중에...

 

한곳은 하얀털이 나는곳이 있던데... 그 고양이는 신기하게도 온통 까맣더군요...

 

저도 지금 고양이를 키우고 있지만... 그 까만 새끼 고양이는 길고양이 이면서도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적었습니다...

 

그래도 그전에 키우던 애완동물들은 뭐 철장같은거 하나 사놓고 그안에 키우는게 고작이더니...

 

이번에는 뭐 이것저것 많이도 사다가 꾸며 놨더군요...

 

드디어 저놈이 마음의 정착을 했나보다...했지요...

 

석달정도가 지나고... 그녀석이 서울로 이사를 가게됩니다...

 

자취하는걸 부모님이 허락해 주셨지만 그래도 다른지역에서 혼자 사는게 계속 맘에 걸리셨는지

 

결국은 서울로 불러올리더군요...

 

자취하면서 느끼던 자유따위 다사라졌다며 투덜거리는 녀석한테 술 한잔 사주고 올려 보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그녀석이 살던집앞에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수근거리고 있고...

 

경찰이 와있더군요... 무슨일인가 싶어 빼꼼히 들여다 보니...

 

냉장고가 하나 밖에 나와있고... 냉동실이 열려 있는데 그 안에 반찬통 같은것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더군요...

 

경찰들이 가리고 있어서 자세한것까진 못보고 있었는데

 

그 앞을 막고 있던 경찰중에 한사람이 윗사람의 부름에 그곳으로 가면서

 

막혀있던 시야가 트였습니다...

 

그리고 제 눈앞에 펼쳐진 모습은... 정말 구역질이 날 정도로 섬짓했습니다...

 

냉동실의 각각의 반찬통들 안에는 이런것들이 들어있었습니다...

 

토끼...강아지...페릿...고슴도치...열대어 여러마리.. 거북이...역시나 좀 깨지만...씨몽키도...

 

그리고... 한껏 몸을 웅크리고 있는 까만 새끼 고양이까지...

 

무슨 이유였는지는 모르지만 그녀석은 지가 키우던 녀석들을 반찬통에 담아 냉동실에 넣었던 겁니다...

 

넋이 나가서 멍하게 그걸 보고 있는데...핸드폰이 울리더군요...

 

"네..여보세요.."

 

"어 나 대영(가명입니다)이 엄만데 대영이 아직 출발 안했니?"

 

"네?? 대영이 아직 도착안했나요?? 도착하고도 남을시간인데..."

 

"이녀석이 연락도 안되고 아직 오지도 않았어 이를 어쩌면 좋니"

 

"이상하네요... 그럴리가 없는데...저희들이 버스타는것까지 보고 집에 왔는데..."

 

"그럼 이놈이 어딜간거라니... 여튼 대영이한테 연락오면 꼭좀 전화좀 해주라..."

 

"예... 알겠습니다..."

 

몇시간후 냉동실사건으로 경찰에게 연락을 받으신 그녀석 어머니는 실신하셨다 일주일만에 깨어나셨다 들었습니다

 

그녀석은 3년간 연락도 없었고... 완전히 종적을 감춰버렸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친구녀석한테 전화가 옵니다...

 

"야야야야!! 대영이한테 방금 전화가 왔어!!"

 

"뭐?? 그자식 지금 어디래!!"

 

"몰라 이새끼 지 한말만 하고 끊어 버렸어"

 

"연락처 안찍혔냐???"

 

"발신자표시제한으로 해서 나도 몰라"

 

"전화해서 뭐라하든"

 

"어 맞다맞다!! 안그래도 그이야기 때문에 전화한건데 너 어디냐 지금 너 집이냐??"

 

"어 집이지 왜??"

 

"전화로 이야기하자만 좀 길어 내가 너희집으로 갈께"

 

"그래 얼른 와라"

 

저희집에서 걸어서 한 15분 거리에 사는 친구녀석이 얼마나 헐레벌떡 뛰어왔으면 5분만에 저희집에 오더군요...

 

"헉...헉...헉...야야 대영이가..."

 

"야야야 우선 됐고 좀 숨이나 돌리고 이야기 해라...그러다 니가 숨넘어 간다..."

 

"어.. 그래 후...하...후...하..."

 

"자 여기 물도 있다 마셔라"

 

잠시 숨을 고른 친구녀석이 입을 떼더군요...

 

"아... 이제 좀 살겠네... "

 

"그래 대영이가 전화해서 뭐라든??"

 

"몰라 그새끼 이상했어...나도 맨처음에는 대영이가 전화했다는 생각을 못하고...누가 장난전화하는건지 알고

 

엄청 욕했거든?? 근데 목소리가 딱 대영이더라고..."

 

"그러니까 뭐라더냐고"

 

"추워...미안해...으으으으...추워...미안해... 이소리밖에 안했어"

 

"그놈 완전 돌은거 아니냐?? 8월에 뭐가 춥다고 지랄이야!!"

 

"아 그러니까 나도 장난전화 하는건지 알았다니까!!"

 

"확실히 대영이 맞아??너 진짜 장난전화 받은거 아니냐??"

 

"야이 새끼야 내가 대영이 목소리도 못알아 보겠냐 그새끼랑은 5살때부터 친구인데"

 

"* 그럼 확실한데 도대체 추워 미안해 이게 뭔 개소리야!!"

 

저와 친구들은 다같이 모여 도대체 그녀석이 왜 그런 전화를 하고 끊었는지 또 다른 전화가 온건 없었는지...

 

이야기를 나눠 봤지만 더이상은 소득은 없었고...

 

그녀석 어머님께 전화를 드려봐야 더 심려만 끼쳐드릴거 같아서 저와 제 친구들은 그냥 입을 다물어버렸답니다...

 

그리고 또다시 1년반정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봄의 어느날 저는 그녀석의 어머님께 전화 한통을 받습니다...

 

"네...여보세요..."

 

"나 대영이 엄마다..."

 

"아...예...어머니 안녕하세요...건강은 좀 많이 나아지셨나요?? 한번 찾아가 뵙지도 못하고..."

 

"대영이 찾았다..."

 

"네?? 찾았어요?? 어디서요??"

 

"강가에서...흑흑흑흑흑..."

 

"어머니 왜 우세요 무슨일이세요!!"

 

"대영이가... 죽었다..."

 

그날 바로 저와 친구들은 서울로 올라갔습니다...

 

그동안 맘고생이 얼마나 심하셨는지 그녀석 어머님은 뼈만 앙상할 정도로 말라계셨고...

 

그녀석 아버님또한... 어머님과 크게 다를바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녀석의 아버님께... 이야기를 들을수 있었습니다

 

강가에서 발견됐다하면...익사했을거라 생각했지만...

 

그녀석이 발견왰을때는...시신이 얼어있었다고 합니다...

 

반정도는 얼어있고 반정도는 녹아가는 중이였다고 합니다...

 

시신의 옷은 이리저리 찢겨져 있었고...

 

이리저리 할퀴고 물린자국들이 있는데... 그 자국들은 사람이 아닌 짐승의 것이라 하더군요...

 

그러나 직접적인 사망 판명은 동사였습니다...

 

누가 그랬는지... 왜 그랬는지는... 아직까지도 모른답니다...

 

그냥 친구들끼리는 그때 그녀석이 지가 키우던 애완동물에게 했던 짓을...

 

그대로 돌려 받은거라 말하고 있습니다...

 

 

 

 

 

 

 

 

모든 생명들에게는 혼이 있다고들 합니다...

 

감정도 있고...우리와 언어가 통하지 않을뿐이지...의사소통도 한다고 하더군요...

 

그 표현이 소리가 될수도 몸짓이 될수도 있답니다

 

여러분께서 키우는 애완동물만이 소중한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인간으로 태어났다고 하여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들을 함부로 해도 된다는 특권은 없습니다...

 

그들은 인간이 생기기 전에도 인간이 생긴 후에도 이땅위에 존재하며

 

생각하고 숨쉬고 살아간답니다...

 

보잘것없고 갸날픈 생명이라 하여 무시하고 하찮게 생각하지 많고

 

그조차도 존중해줄수 있는 사람이 되야할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루하고 답답한글... 인내심으로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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