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유일한 미스테리 - 가위눌린이야기

『음훼훼훼』 작성일 09.10.07 22:5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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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기본적으로 수면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수면장애중에서도 수면마비 증상을 자주 겪습니다.

흔히 말하는 가위랑 상당히 비슷한 질병이지요.

이 수면마비상태는 흔히말하는 가위상태와 매우 비슷합니다.

정신은 깨어있는데 몸이 마비되어있는것입니다.

저는 거의 이걸 매일 겪는 편이라

처음에는 너무 무섭게 생각했다가 이제는 그려려니 합니다.

그리고 가끔은 여러가지 실험을 해보기도 하지요.

확실히 가수면 상태는 맞는 것 같아서 일부러 꿈을 유도해보기도하고,

흔히 말하는 자각몽을 꾸게되서

혹시 꿈속에서 내맘대로 야릇한 것을 해볼수 있지 않을까하고

다양한 시도를 해보기도 했습니다. 뭐 결국엔 실패했지만요 ㅋㅋ

 

 

 

그리고 지금 개인적으로 수면마비에 대해 확신하는 몇가지는

첫째로 일정량 이상의 수면을 취한뒤에 자려고 하면 거의 100프로 걸린다는것.

특히 낮잠같은것을 잔경우에 밤에 잠을 들기가 매우 힘듭니다.

 

두번째로 수면마비에 걸린 상태에서는 매우 느낌이 불쾌합니다.

뭐 귀신이 느껴진다거나 하는건 아니고(어렸을땐 정말 무서웠습니다)

내 몸이 따로논다는 느낌과 왠지모를 압박감같은게 전신에 느껴집니다.

 

셋째로 수면마비 상태에서 정신은 각성되어있다고 말씀드렸는데

저는 처음 수면마비를 겼을때만 해도 이때 '내 정신은 확실히 깨어있는 상태다'

라고 생각했었습니다만 많은 시도를 해본결과,

깨어있다고 느끼는 생각자체가 꿈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요새 듭니다.

뭐랄까 말로 설명하기가 상당히 힘드네요.

 

넷째로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매우 불면증을 심하게 겼으셨는데

조심스럽게 이것이 가족력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다섯째로 이 수면마비는 한번왔다가 얼마안가서 의도적으로 생각을

하고 몸을 움직이고자 하면 풀립니다. 그런데 풀렸다고 안도하고

바로 그자세로 다시 잠을자면 100프로 또 똑같이 마비가 옵니다.

정말 너무 귀찮지만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하는것이 좋습니다.

저는 요새 일어나는게 귀찮아서 하늘자전거를 하는데 이걸 하고나면

몸에 근육의 긴장이 다시 돌아오는지 또 마비가 오지 않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이 수면마비 상태에서 무서운생각을하게되면

생각이 생각을 불러 정말 무섭게 된다는것입니다.

저는 보통사람들이 겪는 가위라는게 이상태와 비슷하지 않나 추측을 해봅니다.

 

참고로 이 모든것은 제가 근 8년가까이 겪으면서 느낀것이니 과학적근거 전무합니다

어릴때는 정말 큰병인가? 귀신인가? 했지만 이제는 뭐 그냥 일상생활축에도 못낍니다

 

 

제 개인적인 질병에 대해서 이야기가 너무나 길었네요 ㅋㅋ

그래서 사실 이러한 이우로 기본적으로 가위를 믿지 않았습니다.

제가 비과학적인 미스테리등을 너무 좋아하지만 실제로 믿지는 않는것처럼말이죠.

 

그런데 지금할 이야기는 이런 제가 몇년이 지난 지금에도 과연 뭐가 진실일까 고민되게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이게 본래하고싶은 이야기였는데 잡설이 너무나 길었네요 죄송합니다~

 

 

그때는 바야흐로 중학교 2학년때였습니다.

학교에서 예천야영장이라는 곳으로 야영을 갔지요.

야영장에 도착하여 짐을 풀자마자 운동장에 전교생이 모두 모였습니다.

요새도 하는지 모르겠지만 항상 학교에서 단체 야영을 가면 피티체조를 하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군대식생활같은것을 정말 싫어했습니다.

괜히 저혼자 잘난줄 알았고 그런식으로 단체로 무엇을 시키는걸 너무나 싫어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어려서 귀찮고 힘든것을 싫어했던것 같기도 합니다만 ㅋㅋ)

 

어쨌든 그래서 평생을 갈고 닦은 꾀병스킬에 헐리우드 주연급 연기로

당시 우리학교에서 가장 무섭다고 소문이 났던 우리 담임선생님 까지 속이며

전교생중에 유일하게 혼자 피티체조를 째고 짐을 푼 막사로 돌아가 잠을 청했습니다.

 

그때 예천야영장이라는 곳은 정말 시설이 열악한 야영장이였습니다.

막사라는 곳은 정말 천막 정도 였습니다. 요즘 군대의 구막사보다도 훨씬 시설이 나빴지요.

그때가 막 늦여름이였을때라 오후 2시쯤이면 너무나 더웠을때였는데

이상하게도 막사안은 상당히 한기가 돌았습니다.

당시 저는 세멘으로 침상을 만들어서 그런가보다 하고 그냥 누워서 잠을청했지요.

그리고 꼴에 거기까지 간것도 어린나이에 피곤했는지 바로 딥슬립에 빠졌습니다.

 

한참 딥슬립에 빠져있던 저는 갑작스런 한기에 갑자기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처음 막사에 들어왔을때 냉기와는 비교할수없는 정말 한겨울 추위같은 한기였습니다.

깜짝 놀라서 일어나려고 했는데 그때 몸이 움직이지 않는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분명히 바로 막사밖에서는 이백명의 아이들이 피티체조를 하고 있기에

고함소리나 번호를 외치는 소리가 들려와야했음에도 정말 고요한 정적이 흘렀습니다.

제가 이맘때 막 수면마비를 겪고 했던 때라 '아이거 또걸렸어 어떡하지'라고 생각하던와중이였습니다.

그런데 그때 평소와는 다르게 갑자기 가슴에 엄청난 무게감과 목에 굉장한 통증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뭐야 뭐야 당황하면서 눈을 떴을때 그 느낌을 도저히 잊을수가 없습니다.

당황하던 제눈에 보였던것은 흰색의 한복을 입고 비취색? 같은 두루마기를 걸친

정말 너무나 무표정했던 제인생에서 가장 차가웠던 표정을 한 할아버지가

제 가슴팍위에 올라 서있고 오래된 나무지팡이로 제 목을 짚고 누르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너무 큰 고통에 소리를 치려고했는데 당연히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고,

 

숨이 너무나 막혀서 이러다 죽는거 아닌가 하는 와중에

피티가 막 끝난 친구들이 막사로 들어와서 식은땀을 삐질삐질흘리며 괴로워하고 있는 저를 깨워주었습니다.

정말 그 이후로 몇시간은 가만히 멍때리고 있었던것 같습니다.

 

사실 이렇게 끝났다면 저도 아마 그때는 무서웠지만 귀신존재같은것을 믿지않는

지금에는 '아 그냥 그때 내 상상이 만들어낸것이구나'하고 넘어갔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정말 제가 놀라게 된것은 그 다음에 일어났습니다.

그렇게 하루를 공포반 놀람반으로 지나고 이박삼일 일정에 둘째날 밤이왔습니다.

이날 밤은 선생님들도 애들이 저녁늦게까지 놀수있도록 배려아닌 배려를 해주었습니다.

(제 기억에 이때 선생님들은 선생님 막사에서 자기들끼리 맥주마시며 즐겼던것으로 기억납니다 ㅋㅋ)

어제 눌린 가위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저도 친구들과 신나게 놀기 시작했지요.

얼음물망치부터 시작해서 진돌이라고 하는 저희동네에서 유명했던 게임까지 각종게임을했습니다.

그리고 해가 지자 대망의 숨박꼭질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저는 솔직히 너무 무서워서 남자친구들과 밤중 숨박꼭질을 하기보다는

여자친구들 막사에 몰래 가서 가위눌린 이야기를 마치 무용담인양 해주고 있었습니다.

그때 학교 뒤편에서 정말큰 남자의 비명소리가 들렸습니다.

이 예천야영장은 옛날 분교를 야영장으로 만든것이었는데

학교앞 운동장쪽에 막사가 있었고 학교 뒷편에는 산이 있었습니다.

숨박꼭질을 하러 학교 뒤편까지 갔던 당시 친했던 제 친구 하나가 비명을 지른것이었습니다.

 

놀란 학생들과 선생님이 그 소리를 듣고 뒤로 뛰어갔고 제 친구는 거의 다리가 풀린 상태로 주저앉아 있었습니다.

놀란 친구를 진정시키고 자초지종을 물어본 결과 학교 뒷편 구석에 숨어있던 친구는

누군가가 자신을 강하게 바라 보고 있는 느낌에 아 걸렸나 하고 느낌이 든 방향으로 바라보았는데,

학교 뒤쪽에 있던 나무판으로 막아놓은 우물위에 어떤 할아버지가 자기를 노려보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이 할아버지 표정이 너무나 무서웠는데 중요한것은 이 할아버지가 우물위 판자위로 30cm가량 떠있었다는것입니다.

그리고 비명을 지르고 실신에 가깝게 쓰러진것이지요.

 

선생님은 그 친구를 달랬고 그렇게 상황은 대충 정리되었습니다.

하지만 막사로 돌아온 저와 그친구는 잠을 잘수가 없었습니다.

 

저와 그 친구가 이야기를 나누어 본 결과 그 할아버지의 생김새와 흰색한복 비취색두루마기 지팡이가

정확이 일치했기 때문입니다. 분명히 제가 그전에 친구에게 할아버지 모습을 이야기 한적이 없는데 말이지요.

정말 그 다음날 야영장을 떠나기 전까지 친구와 전 뜬눈으로 밤을 지샜습니다.

 

 

 

그 이후로는 흔히말하는 흉가체험도하고 수면마비도 엄청 걸렸으나 한번도 이런 경험을 해본적은 없습니다.

그리고 스물을 넘긴지도 꽤 되는 이시점에서도 여전히 그때 내가 본것이 귀신이 아니였다고 확신하지 못하겠습니다.

저는 머리로 여전히 귀신을 믿지 않지만 그때 당시의 한기와 죽을것같던 공포감은 온몸에 여전히 서늘하니까요.

별로 무섭지도 않은이야기 너무나 길게 쓴게 아닌가 싶네요.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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