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기숙사에서 들었던 울음소리2

다운_ 작성일 09.12.12 06: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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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울음소리 하나에 그렇게 쫄아붙었냐 하시는 분들이 있을까봐 덪붙이자면.. 저는 무서움을 전혀 안타는 편은 아니지만

 

어지간한 공포영화는 혼자서 즐겨보고, 짱공유 게시글을 좋아하는 만큼 무서운 이야기하는것을 미치도록 좋아합니다.

 

그리고 친구들도 항상 저의 담력을 어느정도 인정했었죠. 그래서 전 공포영화같은데서

 

귀신을 보고 얼어서 꼼짝못하는 장면을 볼떄마다 정말... 왜 저럴까.. 그냥 도망가거나 하면 될텐데... 하면서

 

이해를 못했습니다.  하. 지. 만,

 

그 섬뜨한 울음소리를 조용한 새벽에 듣자마자 온몸이 굳고 머리카락 하나하나가 쭈뼛쭈뼛 섰으며

 

볼까지 저리더군요.... 혹시 고양이가 아니냐.. 라는 오해를 살까봐 말씀드리자면 저는 정말 시골에서 자라서

 

고양이의 교미철에 나는 애기울음소리를 10년넘게 듣고 컸습니다. 그 산을 쩌렁쩌렁 울려대던 고양이의 애기울음소리...

 

허나 그 울음소리는 절대 고양이가 낼 수 없는 절대 사람의 소리였습니다.


아무튼 그 울음소리가 왜그렇게 섬뜩했느냐....

 

소리를 듣고 소름이 끼쳤던 그 순간 아무리 생각을 해도 이해가 안되는 부분들이 있었기때문입니다.

 

새벽두시..인근 농가에서 학교 기숙사 바로 뒷마당깢 찾아와 우는 여자는 없을 뿐더러, 제가 들었던 그 울음소리는

 

제 느낌에 분명히 젊은 여자의 울음소리였습니다. 정말 젊고 한이 맺힌 울음소리..

 

(앞서 말했다시피 아기엄마가 아기가 죽어서 너무 슬퍼하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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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두번째는 제가 바라보고있는대략 20센티 정도 되는 벽 너머에는

 

이제는 너무 오래되서 쓰지 않는 책상, 의자들과 폐건축자재들이 창문 높이까지 쌓여있어서

 

 사람이 그곳에서 울고있기에는 불가능한 장소였습니다.

 

하지만... 그 살짝 열려있는 창문을 타고 바로 넘어오는 울음소리는...마치 20센티정도의 얇은 벽을

 

사이에 두고 누군가가 벽 바로 앞에 붙어서 내는 소리였습니다./ 정말 벽 바로 앞에서,

 

침대에 앉아있는 저와는 대충 1m 정도의 거리. 그러니까 바로 앞에서 내는 소리였습니다

 

그림으로 표현하자면 마치 이렇게,

.

126056422589385.jpg

 

그림으로 표현하자면 딱 이정도로...

 

정말 벽 너머 보이지 않는 바로앞에 젊은 여자 하나가 앉아있다...

 

폐자재가 쌓여있어서 절대 불가능한 지점에... 

 

제 이성은 이렇게 판단했습니다. 정말 저는 가위에 눌리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런 괴기스런 울음소리를

 

생생하게 듣고, 그 소리를 내는 존재가 바로앞에 앉아있다는 것에 극심한 공포를 느껴

 

앉아서 이불을 더듬던 체로 굳어버렸습니다.

 

아마도 한 5분정도 꼼짝도 못하고 있었던것 같습니다. 무언가의 소리를 듣거나 본적이 전혀 없었던 저는

 

그 울음소리가 정말 충격적이였거든요(가위도 한번 눌린적이 없었습니다)

 

그 5분동안 눈도 뜨지 못하고 정말 많은 생각을 했으나. 90%는 

 

'나는 지금 잠결에 헛소리를 들은거다. 그러니까 쫄 필요없고 어서 이불이나 찾아서 자던잠이나 마저 자자..'

 

이러한 생각이자, 자기 최면이였습니다.

 

어쨌거나 5분정도가 지나자 잠도 꺠버리고 무섭기도 무서운데다 이상태로 앉아있는게 더 무서워서

 

죽이되든 밥이되든 움직여서 이불을 덮고 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앉은 채로 등 뒤가 무방비가 되는게 너무 무서웠거든요)

 

그래서 이불을 찾기 위해, 살아온 이래 가장 큰 용기를 내어 손가락을 슬며시 움직였습니다.

 

그리고 슬슬슬 손을 움직여 이불을 찾았고, 이불을 덮으며 누우려고 폼을 잡던 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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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이상하게 그림이 3장까지 불러지는군요..ㅡㅡ;;;아까는 왜그랬지)

 

살짝 열린 창문을 타고 한번더 들려오는 그 너무너무 선명하고 서러움에 사무친 그 울음소리!!

 

아... 정말 그때의 그 암담한 심정이란... 겨우겨우 헛소리를 들은거라 마음을 잡고 잠을자려던 저를

 

확인사살하는 울음소리였습니다.

 

지금 글을 쓰는 이 순간도 그 서러움에 사무친 울음소리가 생생하게 떠오르네요...평생에 그렇게 서러운 울음소리는

 

들은적이 없었습니다.

 

아무튼 전 이불을 한손으로 잡은체 또다시 굳었고, 이번엔 좀 심각하게 생각을 했습니다.

 

'이거 이대로 잠들지 않으면 진짜 어찌 될지도 모르겠다. 저 울음소리는 날이 밝을때까지 들릴게 분명하다.'

 

'혹시 벽 너머에서 우는 여자가 일어서서 창문으로 날 내려보면 어떡하지...?

 

'혹시 창문 열고 넘어오는거 아냐..?'

 

이런 다양한 생각들이 머릿속에 떠오르자, 지금 공포로 모을 움직이지 못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당장에 이불을 덮고 누워서 웅크려야겠다. 오직 이 생각뿐.

 

그래서 전 100m터가 넘는 높이에서 번지점프를 했던 것보다 더 대단한 용기내어

 

몸을 움직여 이불을 확 덮으며 번개처럼 누웠습니다. 이불을 머리 끝까지 덮고 그날 새벽 늦게까지 오들오들 떨다가

 

겨우 잠이 들어서 아침에 눈을 떠 보니 날이 밝아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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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글을 적으니 눈이 아프네요 커피한잔마시고  하던 작업 마저하다가 다시 후기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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