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기숙사에서 들었던 울음소리3 -후기-

다운_ 작성일 09.12.12 15: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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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쉬고 글을 적는다는게, 밀린 일들을 잠깐 해결하려다보니 어느새 점심이 훌쩍 지났네요.

 

잠을 안자고 밤을 샜더니 지금 몰려오는 졸음... 잠들면 안되는데... 쓰던글 마저 쓰겠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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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 알수없는 울음소리에 덜덜 떨다가 겨우 잠이 들었고 눈을 뜨니 이미 아침이였습니다.

 

저는 눈을 뜨자마자 지난 밤의 악몽이 떠올라 다짜고짜 제 바로 위에서 자던 (2층침대) 친구를 흔들어 깨웠습니다.

 

"야, 어제 밤에 자다가 무슨 울음 소리 못들었냐?"

 

그러자 친구 왈

 

"무슨 소리야, 나 좀더 잘래."

 

제 윗칸을 쓰는 친구는 못들었다길래 제 좌우 침대를 쓰는 친구들에게도 물었으나 모두 못들었다는 친구들...

(선배 한명이 같은 방을 쓰긴 했으나 3학년이라서 -1교시때문이 선배는 이미 등교한 상태였습니다.)

 

그렇다면 지난 밤 절 겁쟁이로 만들었던 울음소리는 꿈이였단 말인가... 하지만 꿈이 아님을 확신하는 건,

 

정말 꿈이 아닌 실질적 공포를 느꼈고, 더군다나 제가 휴대폰 폴더를 열어서 시간을 확인했던것 (새벽 2시 4분)

 

이 너무 선명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전 포기 못하고, 옆방에 갔죠.

 

(당시 1층에 3개의 방이 있었는데, 101호, 102호, 103호  세개가 나란히 있었습니다. 전 가운데방 102호를 사용)

 

103호에가서 애들 하나하나 붙잡고, 깨우면서 물어보는데, 이놈들도 아는게 없더군요...

 

진짜 미치고 팔짝 뛸것만 같은데, 갑자기 한 녀석이 뭔가 생각났다는 투로 이야기 했습니다.

 

"아, 저번에 101호에 호상이가 무슨 울음소리 들었다고 했는데, 그런데 걔 구라를 너무 잘치는 놈이잖아

 

그래서 애들이 뭔 헛소리냐고 엄청 쿠사리줬었어. 그래서 기억해."

 

전 그때 바로 이거다! 라고 속으로 외치고 바로 101호로 향했습니다. 101호 문을 열자마자 아직 자고있는

 

호상이라는 친구를 깨웠고, (매우 짜증내더군요...) 다짜고짜

 

"너 울음소리 들었지? 들었어 안들었어? 어땠어? 여자지?"

 

이렇게 허겁지겁 물었습니다. 그러자 잠이 덜깬 이놈도 눈이 반짝하더니

 

"엇, 너도 들었냐?"

 

이러면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호상이에게 언제 그 울음소리를 들었냐고 했더니,

 

자기는 2달 전에 들었다고 하는 것이였습니다.. 꽤 된거죠...

 

그녀석도 저처럼 자다가 잠깐 꺠서, 화장실에 다녀오고 다시 자려다가 울음소리를 들은 거였습니다.

 

그래서 전 또 물었죠.

 

"야, 안무섭디? 막 엄청 서럽게 울고 그러지 않았어?"

 

이랬더니 그녀석 대답이 더 가관이였습니다...

 

"야 진짜 졸라 무서웠어. 진짜 얼마나 서럽게 울었냐면 내가 그 울음소리 듣자마자

 

 애기엄마가 애기 죽어서 우는 건줄 알았다니깐."

 

..... 진짜 다시 소름이 확 돋았습니다.

 

서러운 소리도 같았고, 신기하게도 그 소리를 듣자마자 연상했던 울음소리의 주인도 같았습니다.

 

아무튼 그녀석은 총 세번 울음소리를 듣고 날밤을 샜다더군요. 그리고 다음날 친구들한테 이야기 했는데,

 

평소에도 구라와 뻥을 일삼는 놈이라 친구들에게 쿠사리만 먹었던 거죠...

 

 

그렇게 찜찜함과 처음 괴기현상을 접했다는 두근거림, 설레임, 공포감이 한데 섞인 감정을 지닌채로 수업을 들었고

 

밤에 기숙사로 돌아와서 공부좀 하다가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있을때였습니다.

 

그때 저희방 6명중 유일하게 선배인 3학년 선배가(나머지 5명은 전부 동급생. 1층 각 방마다 1명씩 선배가 있었음)

 

야자를 마치고 들어왔습니다. 선배한테 인사를 하고 멍하니 처다보다가 전 뭔가 퍼뜩 떠올라

 

선배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선배님, 혹시 궁금한게 있는데, 혹시 말입니다. 지난 3년간 기숙사 지내시면서 울음소리 같은거 들어본적 있습니까"?

(저희 학교는 선후배 군기가 너무 심하게 세서 90도 인사에 '요'를 쓸수 없었습니다. 걸리면 집합ㄱㄱㄱ)

 

그러자 선배는 정말 시큰둥하게..

 

"아, 울음소리 들었냐? 그 서러운 울음소리?  그거 애들 한번씩 듣더라 야. 난 들은적 없는데, 나 1학년때 니 옆자리 쓰는

 

내 친구가 들었어. 오줌쌀뻔했다던데, 난 들은적 없어서 모르겠네. 미칠듯이 서러운 울음소리라던데.

 

그때는 애들 좀 떠들썩 하고 다들 무섭다 그랬는데 2년 지나니까 기억도 안난다. 내가 직접 들은것도 아니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때 저는 1학년이라 학교가 아직은 좀 낯설었고. 제가 살던곳이 아닌 타지에 유학遊學 을 온거라 잘 알지도 못했습니다.

 

그저 학교가 작고 정말 외진곳에 있으니까 이상한 일도 많이 일어나나 보구나..하고 느꼈습니다.

 

그도 그럴게... 너무 외진 곳에 있고, 아침저녁 안개도 심하게 끼고 뭔가 분위기가 정말 을씨년 스러웠었거든요.

 

그래도 저한테 이런일이 또 일어나는 것은 바라지 않았습니다. 물론 제 이야기들들은 제 방 동기들도

 

두려움에 떨었었죠...

 

아무튼 그렇게 저는 그 이후 아무탈 없이 1학년을 마치고 겨울방학을 맞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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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기숙사에서 들었던 울음소리"는 여기서 마무리 짓겠습니다.

 

솔직히 따지고보면 울음소리 두어번 들은 것 뿐인데, 아직도 그 오싹함은 잊을수가 없네요... 정말...

 

그리고 그떄가 괴기스런 경험의 처음이라 더 기억에 남나 봅니다. 저는 그 이후 이상한 경험들을 많이 했는데요,

 

내일 새벽이나 조만간, 1학년 마치고 겨울방학때 같은 방을 쓰는 선배가 그 방에서 겪었던 이야기를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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