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신의 존재를 증명할 방법은 현재로서는 없는 것으로 압니다.
기독교의 성경이나 이슬람의 코란 등의 문서가 증거가 될 수는 없죠.
환단고기나 일본서기와 같은 종류일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소위 '기적'이라는 현상이 증거가 된다고 하시는 분도 계시던데,
기적이 발생한다는 건 그렇다쳐도 그 기적을 신이 내린다는 증거가 없네요.
물론 A가 있다는 증거가 없다고 해서 A가 잘못된 것이라고 말 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의문이 드는 건 어쩔수가 없군요.;;
세상 만물 중 가장 의심이 많은 종이 아마 인간일텐데
이성적으로 생각했을 때 마땅한 증거가 없는 종교에 한 치의 의심도 없이 평생을 바치는 사람이 있다는 건 말입니다.
성경의 '욥기'에서 보면 욥은 하느님에게서 행복은 커녕 온갖 시련만을 내려받는데도 믿음을 지킵니다.
좋게 말하면 의지와 믿음이 엄청나게 강한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무대포죠.
어떻게 이런 사람들이 나오는 것일까요?
한 때 신앙을 가졌던 사람으로서 자신에게 물어봤었습니다.
저에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기댈 곳'인 것 같습니다.
종교는 논리적인 근거가 없습니다(현재로서는). 그런데 강한 믿음을 요구하죠.
이것이 바로 종교의 신성성과 절대성을 만드는 것 같습니다.
자기가 믿는 것에 근거가 있다면 단기적으로는 훨씬 굳건한 믿음을 유지할 수 있겠죠.
그렇지만 패러다임의 변화가 만약에 단 한 번이라도 일어나서 그 근거가 헛소리가 되어버린다면,
그 믿음은 너무나도 쉽게 깨질겁니다. 대표적으로 천동설이 그랬죠.
그리고 한 번 깨진 믿음은 주워담을 수 없습니다.
또다른 근거를 만들어내더라도 이미 건물의 기둥은 무너졌으니까요.
반면에 근거가 없는 믿음을 가졌을 때는 오히려 믿음이 잘 깨어지지 않습니다.
믿음이라는 굳건한 건물이 무너지게 하기 위해 흔들려야 할 지반, 즉 근거가 아예 없으니까요.
소위 말하는 골수 신자들이 그 어떤 논리적인 근거를 들이대도
'하느님은 존재한다. 하느님 믿고 천국가자.'라고 하는 건 이런 이유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생각했을 때 종교는 결국 근거가 없기 때문에 절대적인 것이 되어버립니다.
인간이란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에 자신이 감당하기 힘들만큼의 슬픔과 고통을 겪게 되면
자신보다 훨씬 확실하고 절대적인, 어떤 의지할 곳을 찾습니다.
그리고 종교는 절대적이죠.
종교는 그 절대성을 통해 약한 인간에게 기댈 곳을 제공함으로써,
'인문학과 종교의 위기'라는 현대에도 아직 살아남고 있으며 그 세력도 변함없이 강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이건 저 혼자만의 생각입니다.
신앙을 가지신 분들의 이야기도 듣고 싶네요.
되도록 흥분하지 마시고 미숙한 초딩에게 설명한다 생각하시고 차근차근 자신의 생각을 일러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