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골에 있는 대학에서 미팅에 참가한 사람의 이야기이다.
그 날 저녁부터 시작된 미팅은 술을 마시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늦은 시간이 되었다고 한다.
슬슬 돌아가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생각하고 같은 방향에 살고 마침 오토바이를 타고 온 친구에게 태워다 달라고 했다고 한다.
시골이니만큼 가로등도 없고, 대학에서 집까지는 산 하나를 넘어가야만 하는데다 가랑비까지 내렸다고 한다.
앞은 영 보이지 않는데다 앞의 친구를 꽉 잡지 않으면 흔들려 떨어질 것 같아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 때, 기차 선로에서 차단기가 내려와 오토바이가 멈췄다.
조금 쉴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구두 발자국 소리가 또박또박 들려왔다고 한다.
이런 때에 사람이 돌아다닌다니 이상하구나,라고 생각하며 친구를 붙잡은 자신의 겨드랑이 사이로 내려다보니 빨간 하이힐을 신은 여성이었다.
여자가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돌아다니다니, 부주의하구나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기차가 지나가고 곧 차단기가 올라 갔다고 한다.
그 순간 앞의 친구가 오토바이의 속력을 최대로 끌어올려 * 듯 달리기 시작했다.
[위험하잖아! 뭐하는거야!]라고 말해도 그는 듣지 않고 맹렬하게 달려 어느 집의 옆까지 와서 그제야 오토바이를 멈췄다.
[왜 갑자기 그렇게 달리는거야! 위험하잖아!]라고 한 마디 날렸다고 한다.
[너, 선로에서 여자 못 봤던거야?]
[아아, 이런 시간에 여자가 위험할 것 같던데.]
[그런 게 아냐. 나는 사이드 미러로 똑똑히 보고 있었어. 그 빨간 하이힐을 신은 여자, 하반신 밖에 없었다구...]
그리고는 두 사람은 말없이 한동안 굳어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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