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연재] 군대에서 3

새터데이 작성일 10.06.11 22:5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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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대의 최악의 근무지는 바로 탄약고였다.





탄약고는 부대 내무반으로부터 100미터 정도 떨어져 있으며, 주변의 참나무와 아카시 나무 때문에



시야가 잘 확보가 되지 않는다.



탄약고 초소 앞에는 작은 계곡이 있고 그 계곡을 건널 수 있도록 만든 작은 나무다리가 있다.



초소 뒷편으로는 작은 언덕이 있는데, 겁나는 것은 그 언덕 뒤가 거대한 공동묘지가 있다는 것이다.




버려진 묘지들이 아닌 공원묘지로 깔끔하게 꾸며져 있었지만 밤 근무자에겐 여간 신경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우리 부대는 지원부대다.



1년 중 2~3개월은 부대원의 반 이상이 훈련지원 파견을 나가기 때문에 근무 인력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위병소를 제외하고는 모두 단초로 근무를 선다.



탄약고에 배정받은 근무자는 그야말로 최악 중의 최악을 만난 것이다.




산 속의 공동묘지를 끼고 있는 초소에서 한 시간동안 혼자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탄약고 근무는 보통 상병들이 나간다.






박ㅇㅇ상병은 우리 부대에서 강한 군인의 상징이다.




강심장인지는 모르지만 몸짱에 항상 남자다운 성격으로 간부들이나 고참들로부터 신임을 독차지하는 사람이다.




그 날은 새벽 2시 근무였다.





"야! 이 강아지야! 정신차려!!!!!!"





인터폰으로 통화하던 당직하사의 큰 호통 소리에 당직사관인 소대장이 벌떡 깨어났다.





"야...뭐야?"




"박ㅇㅇ, 이 미 친 새끼가 헛 소리를 하지 않습니까?"




"뭔 소리?"





"초소에 누가 자기와 같이 있답니다."




"뭐?"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허공을 가르는 총소리가 들렸다.







"탕!!!!!!!!!!!!!"









소대장과 당직하사는 서로의 얼굴을 한 번 확인한 후 * 듯이 탄약고를 향해 뛰어 갔다.





잠에서 깬 2~3 명의 말년 고참들도 따라서 뛰쳐 나갔다.






100 여 미터를 달려 황급히 도착한 탄약고.




나무 다리를 건너 누군가가 웅크리고 앉아 탄약고 쪽을 총으로 겨누고 있었다.




장마철이었지만 간간히 구름 사이로 비치는 달빛 때문에 누구인지는 금방 알아볼 수 있었다.





후 레쉬를 박상병 등에 비추던 소대장이 물었다.





"박ㅇㅇ. 니가 쐈어?"




아무 말 없이 몇 초간을 계속 탄약고를 주시하던 박상병이 서서히 그리고 조금씩 고개를 돌렸다.




후 레쉬 불빛 속에서 확인된 그의 얼굴은 공포에 질려 있었다.




당시 목격했던 고참들 얘기로는 박상병의 튀어나올 듯 크게 부릅 뜬 눈이 너무나도 무서웠다고 한다.





소대장은 신속히 박상병의 총기를 회수하고 탄약고 근무를 2시간씩 복초근무로 돌렸다.






행정반에 돌아와서도 반 넋이 나간 사람처럼 흐느적 거리는 박상병의 목덜미를 당직하사가 움켜 쥐었다.





"야 * 놈아. 정신차려!!!"




의자에 털썩 주저앉은 박상병에게 소대장은 물었다.






"무슨 일이야?"




고개를 떨구고 눈물인지 콧물인지 모르는 분비물을 떨구며 박상병은 입을 열었다.





"소대장님. 귀신을 봤습니다."





이 한마디에 행정반에 있는 사람들은 몇 초동안 아무말도 못하고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고 있었다.














탄약고 초소 새벽 2시 근무자인 박상병은 이전 근무자와 교대를 하였다.




이전 근무자로부터 특별한 이상 징후를 보고 받지 않았기 때문에 박상병은 늘 그렇게 자연스럽게



근무에 임했다.



탄약고 초소는 조금 특이하게 만들어져 있다.




블럭벽돌로 가슴 높이까지 쌓아올린 구조에 천장은 슬레이트로 덮어져 있다.




벽돌과 천장 사이에는 네 개의 나무 기둥이 받치고 있고 정면의 공간은 유리, 그리고 측면과 후면은



비닐로 둘러싸여 있다.




20여분이 지났을까? 박상병은 바람소리 사이로 들리는 작은 여자의 목소리를 들었다.



누군가를 부르는 소리.....박상병은 스스로 강건해지려고 했지만 정체모를 그 소리 때문에



초소밖으로 일단 뛰쳐 나왔다. 그리고 초소 뒤쪽 공동묘지가 있는 언덕을 향해 총을 겨눴다.





"아...신발 뭐야?"





욕이 저절로 튀어나오면서도 박상병은 계속 자신을 안심시키려 노력했다.






그런데 그 여자의 소리는 조금씩 더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나야..........하하하......'





박상병은 자신도 모르게 총알 한발을 장전하였다.




전에 있었던 귀신소동이 사실이 아니길 바랬지만 눈 앞에 벌어지는 상황은 그것이 아니었다.





"야이 신발년아 나와!!!!!!!"





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수 미터 언덕 위에 나타난 희멀건 형상.




극도로 흥분한 상태임에도 박상병은 천천히 초소안으로 들어가 조용히 인터폰을 집어들었다.





"탄약고 초..초소에 누가 있습니다...지금.."





인터폰으로 통화를 하는 와중에 박상병은 부시럭거리는 소리를 듣는다.




그리고 바로 코 앞의 유리창 정면에 나타난 희멀건 형상.




박상병의 온몸은 굳어버렸지만 오른쪽 엄지손가락은 조용히 소총의 안전핀을 풀고 있었다.





그리고 조금씩 고개를 돌렸다.




유리창에 나타난 그 희멀건 형상이 자신의 뒤에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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