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군대에서 겪은 일...

푸른랑 작성일 10.06.30 12:5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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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제가 근무하던곳이 수도방위사령부 수색대 였습니다.

 

수색이라고 해도 대기대대 였기 때문에 일과와는 별도로

 

심심치 않게 T.O 딸리는 타 부대 지원을 나가고는 했었는데

 

어느날인가 웬일로 보통 지원 나가던 곳하고는 다르게 멀~리

 

매복 지원 (공수부대 애들 머릿수 지원)을 나가게 되었습니다

 

 

군용 공항 근처의 넓은 능선이었는데 주변에 오래된 초소 같은게 보이고

 

그 근처에서 우리 중대가 땅을 파고 호를 구축해서 그 공항에서

 

중요 인사가 비행기로 뜨기전에 (나중에 알고보니 김XX 대통령 ㅋㅋ)

 

해당 지점을 확보하라고 (말이 확보지 그냥 죽치고 노는것)해서

 

오후에 도착하여 호 구축하고 죽치면서 밥이나 축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근무 형태 였는데 우리가 확보하고 있는 지점을 중심으로

 

반경 1~2km 정도를 동초(이동하면서 보초 서는것) 형식으로 2명씩 짝지어서

 

호로 복귀하면 다시 2명이 밀어내기로 출발... 이것을 반복하는 것이었는데

 

갔다 온 놈들이 뭔가 눈치가 안좋은(물론 나중에야 알아챘지만) 것같은 느낌이

 

들어 찜찜하던 차에 제 차례가 되어서 단독 군장 하고 고참과 함께 출발했습니다.

 

 

별로 무섭지도 않고 오히려 멀리 도시의 불빛이 보이는 그런 나무 많은

 

평범한 야산 이었는데 중간쯤 갔을까... 뭔가 계속 뒤통수가 근질거리는

 

그... 뭐랄까 굳이 표현하자면 끈끈~함이랄까? 왜 무대에 서면(서본적 없으면 유감)

 

느껴지는 군중이 주는 시선의 따가움이나 술렁거림 같은 그런 이상한 느낌이

 

들면서 점점 거북해지길래 긴가 민가 싶은 참에 마침 고참이 저를 돌아보는데

 

그 고참의 눈에도 알 수 없는 의아함과 불쾌함이 가득하더군요.

 

 

...............

 

 

둘다 뭔가 약속이라도 한듯 발걸음을 되도록 빨리 하고 애써 떠오르는 생각을

 

누른채 서둘러 그 자리를 도망치듯 걷다 보니까 어느것 중대가 보이더군요

 

근데 돌아와서 숨을 좀 돌리고 난후에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던지

 

저와 함께 동초를 돌았던 고참이 몇몇 고참병들과 삼삼오오 중대장에게

 

찾아가서 뭐라 뭐라 얘기를 하더군요. 그리고 난후 중대장은 개인호로 

 

무전병과 함께 들락날락 하더니 어디선가에서 꺼내온 실탄 박스를 내려놓더군요.

 

미리 얘기하자면 다행히 그 실탄은 지급이 안되고 상황 끝났지만...

 

 

나중엔 서로 참다 못해 모여서 이야기를 해보니 다들 어느 지점에 가면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정말 악몽같이 긴긴 밤이 지나고

 

귀하신 분(?)이 떠났다고 상황 종료라고 하면서 철수하라고 하더군요.

 

육공을 타고 복귀하는 길에 그 능선 반대편에 있는 길로 복귀하게 되었는데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그만 다들 아연질색하고 말았는데...

 

 

우리가 매복을 했던 그 지점 반대편은 경사가 가파라서 그랬는지 잘 안보였었는데

 

그 일대가 전부 묘지 더군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산(아니면 언덕) 자체가

 

다~ 묘지였습니다. 그 아래쪽에서는 무슨 커다란 건물 공사 같은것을 하고

 

있었는데 묘지와 건물, 그리고 어제 겪은 일등이 생각에 압도되어 

 

다들 복귀하면서 말도 별로 안하고 각자 생각에 빠져들었었습니다.

 

 

다들 약속이나 한듯이 그 얘기는 함구 되었고 (아마 뭐 귀신이다 뭐다 하면

 

불안했는지 아니면  ㅂ ㅅ 취급 받을것 같았는지 분위기가 그랬음)

 

나중에 제가 고참이 되서야 동기들하고 농담처럼 그냥 말하고 지나가곤 했는데

 

이렇게 글 쓰면서 다시 생각해 보니 참 희안한 일이 아닐수가 없군요.

 

 

시시한 이야기 끝까지 읽어주셔셔 감사합니다. 재미없으셨다면 ㅈㅅ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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