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P 두번째 이야기....경험담

섭이만세 작성일 10.06.30 00:5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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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드린 gop에 근무하면서 신기한 일을 적어보겠습니다.

 

제가 직접 본 것은 아닙니다만, 누구 봐도 이상하게 생각할만한 증거물이 있습니다.

 

 

전날 제가 상황병 근무 설 때 일입니다. 다른 소대원들은 각자의 초소에서 로테이션 경계근무를 서게 됩니다.

 

때는 겨울에서 봄으로 서서히 접어드는 시기입니다. 낮은 좀 따뜻하지만 밤에는 살을 에이는 듯한 바람이 불고 무지무지 춥습

 

니다. 초소라는 것이 산 7~8부 능선에 있기 때문에 더 합니다. 저는 소초(소대 내무실)안에서 근무하니깐 덜 하지만 애들은 어

 

떻겠습니까.

 

불쌍한 마음에 저도 잠 안자고 송신버튼 눌러 놓고 최신가요 틀어줍니다. 그러면 초소안에서 음악이 흘러나오게 되지요. 순

 

찰 도는 중대장님이나 대대장님 오면 수신 신호 오게 해놔서 바로 음악 끄고 바로 대처 할 수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저는 참 착한 선임이었나 봅니다. 애들을 좀 많이 때리긴 했지만..;;;;

 

 

 

암튼 그런식으로 그날도 별일 없는 일상이 지나고 있었습니다.

 

오른쪽 끝 쪽 초소에서 누군가 왔다는 신호가 난타를 합니다. 그쪽은 중대장님이 순찰 오시는 방향이라서 재빨리 음악 끄고

 

안 빠진 척 대응하고 있었습니다.

 

 

“상병님 저 무서워 죽겠습니다. 누군가 좀 빨리 보내주십시요!”

 

“뭔데 누가 왔어?”

 

“아니 그게 아니고 좀 이상해서 말입니다. 그게 뭔가를 본거 같은데...어쩌구 저쩌구 횡성수설..”

 

내 아들입니다. 어려서부터 씨름을 해서 덩치가 산이고 힘이 장사인데 머리가 좀..;; 그리고 생긴거 답지않게 겁이 엄청 많습

 

니다.

 

“뭔소리야 알았어. 긴장하지 말고 일단 소대장님 보낼게”

 

원래는 통신병과 순찰을 돌고 있어야 할 소대장을 깨워서 초소에 한번 가 보시라고 부탁하고, 나름 긴장상태로 소초를 지키

 

고 있었습니다.

 

 

한참 후에 소대장이 다시 들어오면서 고개를 갸우뚱 합니다.

 

“무슨일이 있었습니까?”

 

“아니 그게 좀 이상하네...내일 아침에 자세히 확인 좀 해봐라”

 

“네?”

 

무슨일이 생기긴 한 모양입니다.

 

 

 

날이 밝고 원래라면 잠을 자야할 시간이지만, 그 당시 근무자였던 사수부사수를 데리고 초소에 가봤습니다.

 

“엥? 이게 뭐냐? 눈이 휘동그래 졌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그 당시 근무자 두 명도 마찬가지 상황!

 

 

 

잠시 철책에 대해 설명하자면...

 

gop에는 내 철책과 외 철책 두 개의 철책이 존재 합니다 그 철책 사이는 불모지라고 하여서 풀 한포기 없는 고운 흙으로 되어

 

있고요. 각 철책의 높이는 2미터 40정도에 위에는 원형 철조망 3개가 나란히 있기 때문에 높이는 거의 3미터를 육박합니다.

 

그리고 그 철책의 구멍 사이에는 돌들이 박혀있어서 누군가 건드리거나 하면 떨어지면서 소리를 내게 되어있는 구조입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철책을 절단하지 않고는 절대 들어 갈수도 없고, 유일하게 진입할 수 있는 통문이라는 곳이 있긴 하지만,

 

대대장 입회하에 들어 갈수만 있기 때문에 누구도 들어 갈수 없는 금단의 지역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근데 그 철책의 정확히 중간지점에 80kg 짜리 포데에 쌀이 아닌 자갈과 흙이 들어가있는 포데가 떡 하니 떨어져 있는 것입니

 

다.

 

그 포대는 초소 옆에 사대 대신 쌓아놓은 것과 같은 것이고, 딱 그 포대 만큼의 자리만 초소 사대가 비어 있었으며, 누가 봐도

 

초소 사대가 철책사이로 들어가 있는 상황입니다.

 

 

본인들도 최초 목격자 이긴 하지만, 밤이라 잘 안보였고, 낮에 보니 자신들도 벙찐 상황입니다.

 

“머..머야 이건? 저게 왜 저기 들어가 있냐? ....야 아들 초소옆에 같은 사대 들어봐 너 힘쌔잖아”

 

‘끄이힝..;;;’ 절대 들릴리 없지만 다시 해봐도 혼자서는 너무 무거운 무게...;;

 

“야! 뭔일이 있었던거야. 자세히 말해봐.”

 

아들이 말을 먼저 꺼냅니다.

 

“사실 사수님이 먼저 자고 있었구 말입니다. 저는 옆에서 자지는 않고 졸았는데 말입니다.”

 

“둘 다 잤구만 씨방새들 죽을래?”

 

“아...아닙니다. 저는 졸고있었는 데 말입니다. 꿈인지 생시인지 느낌이 이상해서 눈을 떴는데 말입니다. 뭔가 햐얀것이 혼자

 

공중에 뜨더니 서서히 철책쪽으로 가고 있었지 말입니다.”

 

“야이 me친nom아 뭔 개솔이야!”

 

“아닙니다. 그런데 그게 멍한상태에서 보고 있던터라 내가 꿈을 꾸는 건지 진짠지 헷갈렸습니다. 그러다 앗! 하고 정신차리고

 

움직이려는데 몸이 안움직였습니다. 그대로 가위눌렸는데 말입니다. 서서히 눈에 보이는게 어떤 소복을 입은 여자가 뭔가를

 

번쩍 들고 철책을 넘어가고 있었지 말입니다.”

 

“.................;;;;;;”

 

“그래서 반사적으로 손들어 움직이면 쏜다! 라고 하면서 움직일 수 있었고, 여자가 없어지면서, 뭔가 무거운 것이 철푸덕 하

 

고 떨어지는 소리까지 분명히 들었습니다. 그래서 무서워서 연락드린 겁니다.”

 

“이 자식 미쳤냐? 사수야 이놈 왜 이래?”

 

“저놈이 가끔 졸거나 하면 혼잣말 자주 합니다.”

 

"me친..”

 

 

 

그 자리서 조인트 한방씩 날려주고 올라가긴 했지만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일입니다.

 

힘이 천하 장사인 놈이 높이 던져서 넘겼다고 칩시다.....그럼 그 고운 흙에 살짝이라도 밀린 흔적이 있어야 하는데 전혀 없습

 

니다. 말 그대로 위에서 직각으로 자유낙하입니다.

 

 

소대장님이 보시고, 중대장님이 보시고, 대대장님이 차례로 봤지만 “이게 왜 여기 와있지?”라는 소리만 되풀이 하다가 통문

 

개방해서 치웠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눈에 보이지 않자, 그냥 그렇게 잊혀져 갔구요.

 

이게 군에서 경험한 마지막 신비한 경험입니다.

 

 

중간 대화부분은 약간 각색했습니다. 이해해 주시길 바라며, 이 경우도 제 경험 10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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