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소혼술vs천하무적 관운장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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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아무것도 없잖아..."
첫날 새벽에 추위에 벌벌 떨며 친구와 방장형 그리고 나는 첫번째 소혼의식을
해보았다. 순서고 뭐고 이것저것 되는대로 - 부적 붙이고 깨끗한 물에 피 섞어서
벽에 뿌리고 향 피우고 절 하고 무슨 주문이라고 최 선배가 준 거 대강 따라서
읽어보고.. 하지만 그거 끝냈다고 해서 뭐 달라진건 하나도 없었다..
"야...이거 한번 했다고 귀신 나오면 x벌..우리 고스터바스터 해도 되겠다."
"어이 춥다.. 내려가자..."
"앞으로 딱 5일만 더해보자.. 그놈 말로는 일주일은 해야 된다고 했으니.."
난 그말에 피식 웃었다.. 그리고는 그 다음날도 그들을 따라 한번 더
새벽에 옥상으로 따라갔지만 괜히 새벽에 *짓 하는 것 같아서
그것도 그만 두었다.
며칠 후에 최 선배를 우연히 만나게 되어 친구와 방장형이 여전히 그짓 하고
있다고 말려달라고 부탁을 했다...
"걱정 마세요... 그거 그렇게 대강해서 영혼을 불러낼 수 있으면
아무나 다 무당하죠... 하다가 곧 지칠거예요.. 호기심이 워낙 많은 녀석이라"
"그거 부적하고 주문은 정확한 거예요?"
"부적하고 주문은 정확해도 쓰는 사람들이 저 모양들이라.. 걱정말아요"라며
최 선배는 아무런 일이 없을거라 말했다.
뭐..그래서 나도 어느 순간에 귀찮아서 그만 두겠지 했다....
그런데..
정확히 10일째 되는 날...(중간 중간 빼먹었다고 했다.. 너무 추워서...)
이 친구녀석이 수업을 빠지기 시작했다... 한동안 보지 못한터라...
그 녀석 방을 찾아가 보았다.. 한 낮인데도 방안은 굉장히 컴컴했고 친구놈은
침대위에 멍하니 누워있었다.
"얌마.. 뭐야.. 수업은 왜 안들어와?"
"......"
"어이... 사람이 왔으면 대답을 해야지...."
"어.... 왔냐..."
"너.. 왜그래...아파 보인다.. "
"감기 걸렸나보다..."
하지만.. 이 녀석은 무언가 멍해 보이는게 정신이 나간것 같았다..
"그러게.. 왜 새벽에 그 지랄은 지랄이냐고..."
"......"
"약은 먹었냐?"
"야...."
친구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왜?.. 이 자식이 무섭게..정신좀 차려...."
"나... 이상하다.. 뭔가 이상해..."
"뭐가? 왜?"
"나.. 귀신 부른다는거... 처음엔 장난반 호기심 반으로 시작한건데...
며칠만 하다 그냥 두려고 했는데...근데..."
"근데..."
친구녀석 말로는 5일짼가 그 의식을 치르고 - 아.. 그때부터 닭피 구하기 힘들어서
손가락에 피를 내가지고 했다고 했다...정말 * 것들이다...- 일상생활에서의
느낌은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6일째부터 꿈이 이상하더라는 것이다..
친구녀석 방에 창문이 하나 있는데 창 밖으로는 기숙사 뒤의 조그만한 뒷산과
그리고 몇년전에 짓다만 기숙사 건물이 한동 보인다..
그런데 그 소혼술을 시작하고 난 뒤, 창문 밖 짓다만 기숙사 건물로 부터
어떤 물체가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하더란다.. 그러더니 친구를 향해 조금씩
다가오는것 같았다고 했다.
그 다음날은 조금더 가까이 다가오는 듯한 모습이었고..사람인지 동물인지는
구별이 안가 그냥 개꿈이려니 생각했단다.
그리고는 닭피가 아닌 친구와 방장형의 피 (몇방울 정도라고 했었다..)를
쓰기 시작한 이후로는 하루하루가 다르게 빠르게 창문 쪽으로 다가오는데..
이틀전에 그 물체가 웬 남자라는 걸 알았다고 했다...
그리고....
어제 새벽, 꿈속에서 점점 다가오는 그 남자의 얼굴이 뚜렷해지는 순간...
너무 무서워서 잠에서 깼다고 했다.. 그런데...옆자리에서.. 씩씩거리며...
방장형이 머리를 감싸 쥐고 있더란다..
"뭐냐? 그 새끼...귀신이야 뭐야? 도대체 몇일째 나타나는 거야?"
"형..."
"...."
"남자 맞지?"
"*.. 몰라..너도 같은 꿈이냐? 그냥 개꿈이려니 했는데...."
"우리 그거 그만하자....조금 겁나는데.."
"......."
그렇게 어제 하루는 그 의식을 하지 않았지만...
친구녀석은 몇시간전 새벽 꿈속에서도 그 남자가 자기를 보고
희미하게 웃는 것을 보았다고 했다..
"와... 진짜.. 소름끼치더라.. 꿈속이었는데도 그 웃는 얼굴이..
꼭 나를 가지고 놀다 죽여버리겠다는 그런거 같았어.... 어쩌냐?
나 이제 잠 못잘것 같아.. 아 x발....뭐냐 도대체 이거...."
"야.. 이제 하지마.. 그거.. 여하튼 말안듣더니.."
"그래야지.....안그래도 방장형도 그 재료 다 갖다 버렸다.. 벌써.....
우리 둘다 정말 쫄았다.. "
친구놈은 그렇게 뒤늦은 후회를 하며 다시는 안하겠다고 다짐을 했다.
하지만...
친구와 방장형은 소혼술을 그만두기엔 이미 늦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나중에 최 선배의 말로는 이미 그것이 거기에서 나와
부른 사람을 찾아가는 중이라는 말을 했었다...
그때부터 친구와 방장형은 새벽마다 그 이상한 것에 시달려야만 했다.
- 마지막편에 계속 -
출처 : 웃대로 기억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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